“오랜 무직생활과 이혼으로 생활고…” 30대가 제일 많이 빌린 ‘급전대출’ 뭐길래?[머니뭐니]

2024. 6. 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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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저소득자에 빌려주는 소액생계비
30대가 가장 많이 빌린 ‘소생비 대출’
정부, 소액생계비 제도 개선
소액생계비(긴급생계비) 대출 상담 및 신청이 시작된 지난해 3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대출 상담 안내문이 놓여있다.[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 E씨는 오랜 무직생활과 이혼의 영향으로 생활고를 겪다 6개월 전 50만원의 ‘소액생계비대출’을 이용했다. 그러던 중 생활비가 떨어져 다시 생계비 마련 목적으로 추가대출을 받기 위해 의정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방문했다. E씨는 당초 이용했던 소액생계비 대출의 이자를 최초 월 6416원부터 성실히 납부해 무사히 50만원의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경력 단절로 번번이 취업에 실패했던 E씨는 상담직원이 국민취업지원제도와 내일배움카드제도도 연계해줬다.

당일 최대 100만원까지 빌려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의 주 이용자는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신용·저소득자를 대상으로 급전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액생계비에 젊은 층이 몰려드는 걸 두고 성장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자금이 필요한 고령층이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출시한 소액생계비대출을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는 22.4%를 차지한 30대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20대가 21.2%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그 다음 이용자는 40대가 20.8%, 50대 17.7%, 60대 13.3%, 70대 이상 4.7% 순이었다.

[출처 금융위원회]

지난해 3월 27일 출시된 소액생계비대출은 당일 최대 100만원까지 빌려준다. 연소득 3500만원 이하에 신용점수 하위 20%가 지원 대상이다. 1차 대출 한도는 50만원이지만, 전기세나 수도세 등 생계비가 쓰일 용도를 추가로 입증하면 100만원 한도내에서 대출이 더 가능하다. 금리는 15.9%로, 50만원을 대출할 시 월 이자는 6416원에 해당한다.

이 상품이 출시되자, 한 달간 2만3000여명이 신청을 하는 등 금융당국도 놀랄만한 흥행이 터졌다.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을 못 받는 서민이나, 월세 30만원이 없어 찜질방을 전전하는 가족들이 대출을 받기 위해 몰려 신청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서민금융진흥원을 방문한 모습.[금융위원회 제공]

소액생계비대출은 금융위원회 소비자국 서민금융과 과장과 사무관의 아이디어로 나왔다. 시작은 ‘휴대폰깡’으로 번진 불법 사금융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내구제 대출(나를 스스로 구제하는 대출)’ 피해가 번지고 있었는데, 이 피해금액을 살펴보니 보통 50만원이 되지 않았다. 이에 ‘50만원 긴급대출’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다. 금융위는 6개월간 대부업체는 물론 개인 일수 받는 곳까지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탄생한 소액생계비대출은 지난 5월 말까지 1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총 18만2655명에게 1403억원을 지원했다. 건당 평균 이용액은 57만원이었으며, 신용평점이 하위 10% 이하인 자가 92.7%로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금융권 대출 언체자도 32.8%나 됐다.

일각에선 소액생계비대출의 주 이용자가 20~30대인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많은 젊은층이 저신용·저소득자로 전락해버렸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50대 이상의 고령자가 제도에 대한 정보가 없어 이용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디지털 취약계층인 고령자들이 이 제도의 존재를 알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내 소액생계비대출 상담 창구. 홍승희 기자

당국은 소액생계비대출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자 제도 개선 카드를 꺼내들었다. 먼저 소액생계비대출을 전액 상환한 이용자가 소액의 생계자금이 또다시 필요하게 된 경우 소액생계비대출을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올해 9월부터는 원리금을 전액 상환한 이용자에 대해서는 재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재대출시 금리에 대해서도 이전 대출에 적용되었던 최종 금리(최저 9.4%)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 이용자의 금리부담도 완화했다.

아울러 서민금융진흥원은 소액생계비대출 이용자에 대한 채무조정을 강화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만기연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도 향후 이자상환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원리금 일부 납부를 조건으로 만기를 연장하는 제도를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소액생계비대출 이용자 중 다중채무자에 대해서는 신용회복위원회로의 연계를 강화해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또한 신용회복위원회 상담과정에서 법원을 통한 회생·파산절차 진행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신용회복위원회가 회생·파산 신청과 비용 등을 지원한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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