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이제는 튼튼하게!…‘규모 7’ 지진 견디는 3D 주택
재료는 현지 조달…외벽 건설에 단 5일
규모 7의 강진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3차원(3D) 프린팅 주택이 등장했다. 그동안 3D 프린팅 건축 기법은 건설 기간 단축이 가장 큰 장점이었지만 이제는 안전한 주택을 짓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향후 3D 건축물 확산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초 덴마크 3D 건축 기업 코보도는 중앙아시아 최초의 3D 프린팅 주택을 현지 기업과 협력해 카자흐스탄에 완공했다고 밝혔다.
3D 프린팅은 특수 콘크리트를 치약처럼 짜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입체적인 물건을 만든다. 최근 각광받는 대표적인 3D 프린팅 생산품은 바로 건축물이다. 3D 프린터를 쓰면 거푸집을 시공할 필요가 없어 쉽고 빠르게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이번에 코보도가 지은 3D 건축물의 용도는 주택이다. 바닥 면적이 100㎡로, 한국 교실 크기의 약 1.5배다. 비교적 넉넉한 거실 공간을 확보했다. 곡선이 많이 사용되는 3D 건축물 특유의 아름다운 외관도 갖췄다.
이번 3D 주택은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 들어섰다. 그런데 알마티는 잦은 지진 활동으로 인해 이 나라에서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곳이다. 이 같은 지리적 환경은 이번 3D 주택에 강력한 내진 설계가 적용되는 계기가 됐다. 무려 규모 7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건설됐다.
지난 4월 대만에서 건물 100채 이상이 부서진 지진의 위력이 규모 7.2였다. 현재 한국의 신축 주택은 규모 6 수준의 지진을 견디도록 지어진다.
코보도가 단단한 주택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코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사용된 특수 콘크리트는 압축 강도, 즉 짓누르는 힘에 견디는 힘이 60메가파스칼(㎫)에 이른다.
카자흐스탄에서 주택을 짓는 데 쓰는 일반적인 벽돌과 석재의 압축 강도는 최대 10㎫ 수준이다. 무려 6배가 튼튼하다는 뜻이다. 코보도는 “초고강도 콘크리트 원료는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공급되는 시멘트와 모래, 자갈로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튼튼하게 지으면서도 3D 건축물의 가장 큰 장점인 신속한 공사 속도도 그대로 유지했다. 주택의 외벽을 짓는 데에는 불과 5일이 걸렸다. 내부 공사를 끝내고 완공하기까지는 총 2개월이 소요됐다. 코보도는 “지진 위험이 높은 곳에서도 3D 건축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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