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진짜 고금리 막차? 고민하는 청년, 손짓하는 은행[경제뭔데]

김지혜 기자 2024. 6. 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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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제부 기자들이 쓰는 [경제뭔데] 코너입니다. 한 주간 일어난 경제 관련 뉴스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전해드립니다.

고금리 예금, 지금이야 말로 ‘막차’인 걸까요? 주식·가상자산 시장은 지지부진하고, 금방 들려올 듯했던 기준금리 인하 소식은 점점 멀어지는 요즘 갈 곳 잃은 뭉칫돈들이 돌고 돌아 다시 은행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어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은행들은 2030세대를 겨냥한 고금리 특판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고요.

사실 현재 정기예금 금리 수준은 ‘고금리’라 칭하기엔 겸연쩍습니다. 지난 14일 기준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시중은행이 3.57%, 저축은행이 3.66%입니다. 3.5%인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인데, 이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도 많아요.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시

그런데도 최근 정기예금에 돈을 맡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4월보다 13조9000억원 불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어요. 앞서 3, 4월까지만 해도 쭉쭉 빠지던 정기예금이 5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겁니다. 덕분에 은행 수신 전체도 전달보다 25조원이나 늘었고요.

이유가 뭘까요? 뭉칫돈을 딱히 둘 곳이 없거든요. 지난 2, 3월에는 언제든지 주식이나 코인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뭉칫돈을 수시 입출금 예금에 넣어두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최근엔 투자시장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그럴 이유가 없어졌죠.

그 와중에 곧 내릴 것만 같았던 금리 인하 시점은 점점 불확실해졌어요. 이미 놓쳤다고 생각했던 ‘고금리’ 예금 막차가 정류장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상황이에요. 고금리라 해도 연 4%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금리가 언제 내릴지 모르니 서둘러 예금 막차에 탑승하는 승객들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정류장에서 아직 서성이는 사람들도 있죠. 마땅한 투자처는 찾기 어려운데, 그렇다고 은행 예금으로 맡기기엔 금리가 만족스럽진 않거든요.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최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상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2030세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상품들이 주목됩니다.

신한은행 청년처음적금. 신한은행 홈페이지

지난 7일 신한은행에서 10만좌 한정으로 출시한 ‘청년처음적금’이 대표적입니다. 이 상품은 만 18세 이상~39세 이하 청년층만 가입이 가능한데요, 금리는 기본 3.5%에 우대 4.5%포인트를 적용해 최고 연 8.0%까지 제공합니다. 만기는 1년이고 매달 30만원까지 입금이 가능해요. 최고 금리를 적용해 1년 동안 매달 30만원을 적금한다면, 세금을 제외하고 총 15만6000 이자를 받게 되는 셈입니다.

요즘 찾아보기 힘든 8% 금리에 청년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출시 6일 만인 지난 12일 기준 2만9000좌가 팔렸다고 해요.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달 안에 10만좌 판매 한도가 전부 소진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저축은행들도 청년층을 겨냥한 고금리 특판을 내놓고 있어요. KB저축은행은 지난 10일 5000좌 한정으로 최고 6% 금리 제공하는 ‘kiwi청년적금’ 출시했습니다. 가입대상은 19~39세, 만기 1년에 매달 최대 30만원까지 입금 가능합니다. 지난달 OK저축은행도 만 20~34세만 가입할 수 있는 처음처럼OK청년정기예·적금 출시했어요. 최고 금리는 5%고 이 역시 예금 1000억원, 적금 1만좌로 한도가 정해져있습니다.

요즘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건전성 관리를 위해 예금 금리를 크게 낮춘 상황입니다.

저축은행의 고금리 특판, 괜찮은 걸까요? OK저축은행 관계자는 “특판 상품의 경우 판매 한도가 정해져 있어 이자 부담이 크지 않다”면서 “미래 기반 고객인 청년 세대 유치를 위해 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고금리를 앞세운 특판 예적금 상품, 앞으로도 계속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니19 이후 한시적으로 완화됐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내년부터 정상화되는 만큼 유동성을 확보를 위해 은행들이 예·적금 상품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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