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훈 교수의 ‘칼초 에스프레소’ - 20240616 이탈리아 vs 알바니아
별점: ★★★☆☆
이탈리아는 유로 디펜딩 챔피언이다. 지난 대회 우승팀의 이번 대회 첫 경기는 상대가 어떻든지 간에 관심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화젯거리가 없지는 않다.
흔히 이탈리아 출신 축구 감독이라고 하면 ‘전술의 귀재’라는 수식어를 어렵지 않게 달기는 하지만 스팔레티는 그중에서도 현재의 이탈리아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탁월한 전술가다.
지금이야 ‘폴스 나인(False 9)’이라고도 부르는 제로톱 포메이션을 어렵지 않게 구사하지만, 기실 현대축구의 ‘폴스 나인’을 지금의 모습으로 선보인 가장 최초의 인물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번 유로 2024 대회에서 이탈리아 대표팀의 소집 명단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 ‘이 팀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스팔레티의 전술이겠구나’였을 정도로 스팔레티가 전개할 팔색조의 다양한 전술 변화가 상당히 기대된다.
이러한 스팔레티가 이끄는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B조 예선 첫 경기인 알바니아 전을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점은 페데리코 디마르코의 전술적 사용이다. 스팔레티는 전임자였던 만치니가 지난 대회에서 선보였던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의 활용법을 눈여겨본 것이 아닌가 싶다.
후방 포백의 왼쪽 자리에 있는가 싶더니 최전방까지 치고 올라가 끊임없이 공격 작업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특히 교체 직전이었던 후반 80분, 알바니아 수비수들을 달고 중앙으로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며 중거리 슛까지 이어지는 폭발적인 움직임은 ‘약간의 과장을 보태어’ 엘레니오 에레라 감독이 이끌던 ‘위대한 인테르’ 시절의 지아친토 파케티를 떠올리게 했다. 큰 실수를 하기는 했지만, 평점은 가장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까지 이탈리아 축구가 갖고 있던 재미없고 지루한 수비축구를 보완해 주던 빛나는 에이스만이 달았던 번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도 이탈리아가 어떤 대회에 임하든지 간에 ‘이번 대표팀에서 10번은 누구인가’가 항상 궁금했었던 기억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프란체스코 토티의 은퇴 이후, ‘판타지스타’라는 명성에 어울리는, 가장 이탈리아다운 10번은 아직 없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번 유로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의 합숙 기간, 이탈리아가 배출했던 최고의 ‘10번’들이라 할 수 있는 지안니 리베라, 잔카를로 안토뇨니, 로베르토 바조,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프란체스코 토티가 대표팀을 방문해 그들의 창의성을 후배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최전방을 책임졌던 잔루카 스카마카 역시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골로 말한다지만 현대축구에서는 어찌 보면 가장 골을 넣기 어려운 포지션이 최전방 스트라이커이기도 한 탓에 최전방 스트라이커에게 정말 많은 롤과 움직임, 테크닉을 요구하는데 스카마카는 일단 대단히 간결하고 스마트한 움직임과 발놀림을 경기 내내 보여주었다.
실점 직후 공격 작업에서 자신에게 투입된 볼을 뒤로 흘려주는 스킬을 비롯해 장신의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유려하면서 경쾌한 움직임을 보였기에 이탈리아가 빠르게 동점 및 역전 골을 터트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덩달아 수비진이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소집되었기에 수비진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줄 수 있을 만한 베테랑이 없다는 점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아주리 군단의 시한폭탄이다.
알바니아의 시우비뉴 감독이 70분부터 계속 선수들을 교체해 가며 아주리의 수비진을 두드릴 때, 무실점으로 막아내긴 했으나 이탈리아 수비진은 꼭짓점이 없는 느낌이었다.
공격은 승리를 가져다주지만, 수비는 우승을 가져다준다. 스팔레티 감독에게도 큰 고민거리일 것 같다.
국립창원대학교 사학과 구지훈 교수(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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