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계 곳곳 수장 장기 공백…선임 시작도 못한 기관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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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기관 곳곳이 장기간 수장 공백을 겪고 있다.
수장 임기가 끝났음에도 후임자 선임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한 기관이 1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 들어 지난 2년간 과기계 기관장 후보 공모에서 3배수를 뽑은 뒤 부결하면서 임명이 지체되는 일이 잦았는데, 이제는 선임 절차조차 시작하지 않으면서 후보자를 받아보는 것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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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 원장 8곳 공백…절차 시작한 곳도 6개월 이상 공백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과학기술계 기관 곳곳이 장기간 수장 공백을 겪고 있다. 수장 임기가 끝났음에도 후임자 선임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한 기관이 1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이 끝났음에도 기관장 선임 속도가 전혀 나지 않으면서 정부가 과기분야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UST)은 조율래 이사장과 김이환 총장 임기가 각각 지난 1월과 2월 끝났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인선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두 기관 모두 선임 관련 절차를 아직 시작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 등 6곳도 원장 임기가 최근 3개월 내 끝났지만, 원장 선임 공고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출연연은 다음 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복철 NST 이사장의 후임 인선 절차가 겹치면 원장 공백 기간이 더 길어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NST 관계자는 "출연연과 NST 이사장 선임 절차를 병렬로 진행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NST에서 우주항공청으로 옮겨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도 원장 임기가 각각 3월과 4월 끝났지만, 우주청에서는 원장을 선임할 새 이사회를 꾸리는 작업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산하 국가수리연구소도 김현민 소장 임기가 끝난 지 4개월여가 지났지만, IBS 이사회에서 선임 절차를 시작하지 못했다.
선임 절차를 뒤늦게 시작한 기관들도 최소 6개월 이상 수장 공백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경우 이용훈 총장 임기가 지난해 11월 끝났지만 7개월여가 지난 이달 27일에야 이사회를 열어 총장을 선임하기로 했다.
UNIST는 이 총장과 박종래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차국헌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명예교수 등이 최종 후보로 경쟁하고 있다.
지난 1월 문미옥 원장이 임기를 마치자마자 이례적으로 퇴임한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산하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지난달 20일 원장 초빙 공고를 냈지만, 통상 선임까지 3개월 가까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8월 이후에야 수장을 맞을 전망이다.
현 정부 들어 지난 2년간 과기계 기관장 후보 공모에서 3배수를 뽑은 뒤 부결하면서 임명이 지체되는 일이 잦았는데, 이제는 선임 절차조차 시작하지 않으면서 후보자를 받아보는 것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대통령은 과학기술에 관심이 있다지만 대통령실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과기계에서는 총선 전에는 여러 정치적 요소 때문에 인선을 다소 미룰 수 있지만, 총선이 끝난 지 두 달이 지났음에도 이런 인선 지연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으로 과학계의 부정적 시선이 커지면서 기관장을 맡겠다는 인물이 선뜻 나오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최근 출범한 우주항공청 역시 우주 분야 R&D를 주도할 우주항공임무본부 산하 부문장(국장급)과 프로그램장(과장급) 인선이 대부분 마무리됐음에도 인사 검증 때문에 선임을 못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주청 관계자는 "1~2주 내로 인선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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