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BMW·삼성 '밀월'···지구 6바퀴 돌아 원형 OLED 첫선 [car톡]
개발까지 4년···독일-한국 출장 거리만 27.2만㎞
미니 고유 디자인 계승···뛰어난 시인성·안전 확보
BMW 전기차엔 삼성SDI 배터리···10년간 공급
“독일과 한국을 오간 출장거리는 27만 2000㎞. BMW의 미니(MINI)와 삼성 인력들은 지구 6바퀴(한 바퀴당 4만 6000㎞)를 돌아 원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임지수 삼성디스플레이 프로는 지난 13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뉴 미니 컨트리맨’ 가솔린 모델 출시 행사장 연단에 올라 자동차 업계 최초로 선보인 원형 OLED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뒷이야기를 하나 둘 풀어냈다.
그는 “4년이라는 개발 기간에 코로나를 겪으며 두 회사 본사 간의 화상회의 횟수만 216회에 달한다”며 “이 숫자들은 원형 OLED 개발까지 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 미니 컨트리맨은 2017년 출시한 2세대 모델 이후 7년 만의 3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미니코리아는 미니 컨트리맨 가솔린 모델의 출시를 시작으로 7월 뉴 미니 쿠퍼 3도어 가솔린, 하반기 순수전기차인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을 순차적으로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가장 눈에 돋보이는 변화로는 실내 앞좌석 중앙 대시보드에 자리한 원형 OLED 디스플레이를 꼽을 수 있다. 기존 차량들이 주로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직사각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과 달리 미니 신차들은 업계 최초의 원형 OLED 디스플레이를 무기로 차별화했다.
이는 1959년 최초의 클래식 미니에서 출발한 원형 중앙 계기판의 고유 디자인을 이어가는 동시에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직경 240㎜의 원형 OLED 디스플레이에는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실내 공조 제어,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모두 통합했다. 운전석 앞에는 계기판 대신 헤드업디스플레이를 설치했는데 속도와 주유량 등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미니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원형 OLED 디스플레이 개발에 공 들인 이유는 선명한 화질과 신속한 반응성 등 뛰어난 장점을 갖췄기 때문이다. 차량에 탑승해 디스플레이를 직접 조작해 보니 손가락 터치에 따른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마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1100만 화소인 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대비 1.6배 풍부한 색깔을 표현한다. 차량 안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고화질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안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차량 카메라와 연계로 주변 차량이나 보행자의 움직임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서다.
임 프로는 “OLED의 경우에는 비가 내리는 야간에도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고 선명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론적으로 계산해 봤더니 극한 환경에서 LCD와 OLED 간 제동 거리가 5m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MW와 삼성의 협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전동화 전환을 추진 중인 BMW에게 삼성은 떼어 놓을 수 없는 핵심 파트너사다. 두 회사는 2009년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 현재까지 협력 관계를 확대해 왔다.
BMW의 전기차에는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BMW와 삼성SDI는 2019년 4조 원 규모의 배터리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배터리셀을 공급하는 장기 계약이다.
BMW 베스트셀링인 5시리즈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인 ‘i5’ 차량들에는 삼성SDI의 P5 각형 배터리가 적용됐다. 후륜구동 모델인 뉴 i5 eDrive40의 최고출력은 340마력, 최대 토크는 40.8㎏·m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제로백)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84㎞다.
뉴 5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뉴 i5 M60 xDrive는 601마력의 합산 최고출력과 81.1㎏·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제로백은 3.8초,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361㎞다. 뉴 i5는 고속 충전으로 10분 만에 최대 156㎞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밖에 BMW의 i4·i7 등 다른 전기차도 삼성SDI의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BMW의 전동화 전환 가속화로 삼성과 협력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BMW는 총 25개 전동화 라인업 구축을 목표로 전기차종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30년까지 70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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