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형 EV 국내 잇단 출시…주행거리 직결 '배터리 경쟁' 예고

한상용 2024. 6. 16.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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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가 길어진 보급형 전기차(EV)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주행거리와 직결되는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보급형 EV가 확대되면서 '배터리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캐스퍼 일렉트릭과 레이 EV의 주행거리 차이는 장착된 배터리가 다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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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M 탑재 캐스퍼 일렉트릭 315㎞ 주행…테슬라 모델3는 LFP
NCM 배터리 차종 증가세…"美·유럽, 中 전기차 견제 영향" 관측도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티저 이미지 공개 (서울=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11일 캐스퍼 전동화 모델 '캐스퍼 일렉트릭(CASPER Electric)'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캐스퍼 일렉트릭 티저 이미지. 2024.6.11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주행거리가 길어진 보급형 전기차(EV)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주행거리와 직결되는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보급형 EV가 확대되면서 '배터리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이달 말 공개하는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315㎞(산업통상자원부 인증 기준)에 달한다.

동급 경차인 기아 레이 EV의 주행거리 205㎞보다 110㎞ 더 길다.

캐스퍼 일렉트릭과 레이 EV의 주행거리 차이는 장착된 배터리가 다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레이 EV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각각 탑재하고 있다.

'삼원계 배터리'로도 불리는 NCM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주행거리가 긴 것이 특징이다. 이 배터리의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주행거리는 늘지만 배터리 원가는 오른다.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올해 하반기 생산물량 2만4천500대 가운데 약 70%에 해당하는 1만7천대를 전기차로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가 선보인 모델3 페이스리프트 모델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들어 수입 EV 가운데 판매량이 급증한 테슬라 모델3는 기본형 모델에 중국 기업의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테슬라는 올해 1∼5월 국내 시장에서 모델3를 5천273대 판매했다.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에 따르면 모델3의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488㎞로 표시됐다.

다음 달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가는 기아의 소형 전기 SUV EV3는 LFP가 아니라 NCM 배터리를 탑재한다.

고용량의 81.4kWh(킬로와트시) NCM 배터리를 장착한 EV3 항속형 모델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1㎞까지 늘어난다.

수입차 가운데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출고하는 소형 전기 SUV EX30에 66kWh NCM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04㎞에 달한다.

보급형 EV 중에서도 NCM 배터리를 사용하는 차종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그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배터리 견제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FP 배터리는 CATL, BYD(비야디) 같은 중국 기업의 주력 상품이기 때문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르면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EV는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최근 반(反)보조금 차원에서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해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튀르키예는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산 수입 차량에 40%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한국 환경부는 지난 2월 전기차 보조금을 개편하면서 '배터리환경성계수'를 도입, 사용 후 재활용하려 할 때 경제성이 높은 배터리를 사용한 차가 보조금을 더 받도록 했다. 이를 놓고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성이 낮은 중국산 LFP 배터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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