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가격에 주문도 쏟아진다…K조선 '수주 효자' 떠오른 PC선

최동현 기자 2024. 6. 16.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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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국내 조선 3사 중 독보적인 수주고를 올리며 순항 중인 가운데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의 신조선가가 역대 최고치를 찍으며 '매출 효자'로 급부상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PC선 수요가 저조할 것이란 전망 속에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종에 주력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택했지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석유제품이나 원유를 수송하는 경로가 길어졌고 운임과 발주가 폭증했다"며 "신조선가가 크게 높아져 내부에선 '고부가 선종이 됐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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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미포, MR탱커 5400만 달러에 수주…석달 만에 다시 '사상 최고가'
상반기 48척 수주해 전년 실적 추월…3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국내 조선 3사 중 독보적인 수주고를 올리며 순항 중인 가운데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의 신조선가가 역대 최고치를 찍으며 '매출 효자'로 급부상했다. PC선은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따낸 선박 중 43%에 달해 전체 수주 실적의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16일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HD현대미포(010620)는 이달 5일과 7일 유럽과 중동 소재 선사로부터 PC선 2척씩 총 4척을 2856억 원(약 2억 562만 달러)에 연달아 수주했다. 현지 업계에선 발주 선사가 그리스 키오스내비게이션과 오넥스DMCC이며, 계약 선종은 모두 5만DWT(재화중량톤수)급 중형(MR) 탱커선일 것으로 보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이번 PC선 수주액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것이다. 오넥스가 발주한 MR탱커의 척당 선가는 약 5400만 달러(750억 원)로 사상 최고가다. HD현대미포는 지난 3월 팬오션으로부터 척당 5175만 달러(719억 원)에 MR탱커 2척을 수주해 종전 최고가를 찍었는데, 석 달 만에 다시 신기록을 쓴 셈이다.

PC선 주문이 쏟아지고 있는 점도 호재다. HD현대미포가 이날까지 수주한 PC선은 총 48척으로 올해 상반기가 지나기도 전에 이미 지난해 실적(37척)을 추월했다. 역대 수주가 가장 많았던 2017년(51척) 이후 최대 규모, HD현대 계열 조선사들이 현재까지 수주한 112척 중 PC선의 비중은 43%로 가장 많다.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예멘 후티반군이 발사한 미사일에 피격된 영국 화물선 '루비마르호'. 2024.3.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PC선 시황이 강세를 보이는 배경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깔려 있다. 전쟁으로 석유화학제품의 운송 수단이 육상 파이프라인에서 해상으로 쏠린 데다, 예멘 후티 반군의 공습으로 선박들이 수에즈 운하가 아닌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MR탱커선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PC선 수요가 저조할 것이란 전망 속에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종에 주력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택했지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석유제품이나 원유를 수송하는 경로가 길어졌고 운임과 발주가 폭증했다"며 "신조선가가 크게 높아져 내부에선 '고부가 선종이 됐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PC선은 수요 증가로 선가가 치솟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5만DWT급 MR탱커 선가는 2022년 4350만 달러에서 이달 14일 기준 5150만 달러로 18.4% 증가했다. 발트국제해사협의회(BIMCO)는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최근 신조선가지수가 조선업 호황기였던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고(高) 선가와 수주 호조에 힘입어 HD현대미포의 흑자 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높은 선가에 수주한 PC선들이 선주사 인도를 앞두고 있고, 현재도 신조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다. 다올투자증권은 11일 보고서에서 HD현대미포가 올 3분기 매출액 1조 210억 원, 영업이익 133억 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을 조기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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