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홈플러스 품고 날개 다나…업계 "韓시장 지배력 우려"

김명신 기자 2024. 6. 1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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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e커머스 알리바바 그룹이 홈플러스 인수에 나서며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알리가 중국의 거대 자본력으로 한국 시장 내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물류망을 보유한 홈플러스를 품을 경우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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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자본력 투입으로 온·오프라인 新 강자 '우려'
대형마트 규제·중국 자본 향한 국민 정서 등 변수
알리바바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중국 e커머스 알리바바 그룹이 홈플러스 인수에 나서며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알리가 중국의 거대 자본력으로 한국 시장 내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물류망을 보유한 홈플러스를 품을 경우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가 홈플러스 인수에 나섰다. 지난 13일 홈플러스 대주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과 알리익스프레스 중국 본사 관계자들이 매각 논의를 위한 회동을 진행했다.

MBK는 2013년 7조 2000억 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지만 실적 부진과 투자금 회수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이달 초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부분 매각으로 선회했다.

김광일 부회장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 앞장서고 있는 주인공으로, 알리 측과의 회동으로 매각 추진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스1 DB

무엇보다 알리가 한국 진출에서 물류망 확보를 가장 핵심으로 꼽은 만큼, 이번 홈플러스 인수로 인한 온오프라인 영향력 확대와 업계 파장 미칠 파장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5월 기준 서울 수도권 지역에 235개를 비롯해 전국에 300개 이상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130여 개 물류 거점을 보유한 홈플러스와 협업도 가능하다.

알리는 한국에 3년간 1조 5000억 원을 쏟아붓겠다는 공격적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 설립이 핵심이다. 알리는 올해 안에 2632억 원을 들여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FC)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알리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물류 투자를 지속할 경우 e커머스 시장 판도를 바꿀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까지 투자가 확대된다면 또 다른 유통 강자가 등장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국내 대형마트와 손잡을 경우 오프라인까지 확보하는 차원으로, 한국 진출 가속도가 예상돼 두려운 상황"이라면서 "무엇보다 대규모 자금력과 중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바탕이 되다 보니 국내 유통망 안에서의 영향력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e커머스 물량 공세에 더해 오프라인을 거점으로 배송이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같은 유통채널 간의 경쟁 심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경쟁력 없는 업체들을 괴사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파급력을 예상했다.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인수 효과가 당장 드러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홈플러스가 오프라인 거점인 데다 중국 자본력에 대한 국민 정서 반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물류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온라인 유통을 위한 추가 물류센터 투자 등 장기 투자 계획이 없으면 인수만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프랑스의 까르푸나 미국의 월마트가 현지화에 실패하면서 철수한 바 있다"며 "여기에 중국 매장이라는 인식은 국민 정서상 반향이나 거부감이 예상되고 중소상인과 협업도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C커머스는 국내 물류 확보가 중요한 관건이기 때문에 알리의 홈플러스 인수는 물류센터 거점 활용과 국내 제품 판매 채널인 K베뉴 활성화 등 유리한 측면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아 부정적인 요소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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