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고' 계속되는 제4이통…8전9기 시작됐지만 동력 저하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과점화한 통신 시장에 경쟁의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제4이동통신사 출범이 적격 후보로 선정됐던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미비가 발목을 잡으면서 또 좌초됐다.
통신 당국은 제4 이통사 진입을 통한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와 요금 규제 등 기존 정책 방향에 큰 변화는 없으리라 예고했지만, 28기가헤르츠(㎓) 주파수 할당 등에서 상당한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청문 완료 전 뒤집기 쉽지 않을 듯…경매 다시?
16일 통신업계와 정부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받은 스테이지엑스는 청문 절차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소명하게 된다.
자본금 미비, 주주 구성 변경 등 과기정통부가 문제로 삼은 부분이 해결된다면 스테이지엑스가 제4 이통사 진입에 성공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스테이지엑스가 청문 절차 완료 전 당초 납입을 약속한 자본금 2천50억원 가운데 미납분 1천500억원 상당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제4 이통사 출범에 '러브콜'을 보내며 정책적 배려를 약속하던 정부의 태도가 차갑게 식은 것도 추가 투자자 모집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청문 절차를 거쳐 주파수 할당 선정 자격을 최종 박탈당하면 과기정통부는 여타 통신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서류 검토 등 주파수 경매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밟는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 취소 발표가 난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청문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필요한 법적·행정적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28㎓ 주파수 대역 경매에 참여했던 미래모바일 주도의 컨소시엄 마이모바일, 중도 포기했던 세종텔레콤 등 잠재적 후보군은 정부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제4이통사 유치전에 재도전할지 의사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제도 보완 연구"…낙찰업체 초기 부담 커질 수도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미비 등 자격 미달이 주파수 할당 취소의 전제가 됐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지만, 정부도 이번 기회에 제4이동통신사 유치와 관련된 제도 전반을 손보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강도현 2차관은 14일 브리핑에서 "종합적인 연구반을 가동할 생각"이라며 "(주파수) 경매 대금 분납 문제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파수 경매 입찰 시 할당 대가를 일부만 납입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사업자) 초기 부담을 완화해주자는 규제 완화 취지로 이례적으로 납부 비율을 줄여줬는데 이번 사례를 통해 (제도 개선을)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의 28기가헤르츠(㎓)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고 이 대역대를 신규 사업자에게 3년간 독점 사용케 해준 당초 지원안 역시 전면 재검토될 전망이다.
"제4통 꼭 필요한가" 회의론도
'7전 8기' 끝에 정부가 선정한 제4이동통신사 후보가 '자격 미비'로 취소된 점과 현재로서는 신규 사업자가 맡을 28㎓ 주파수 대역 투자의 사업성이 크지 않다는 점은 통신 시장에 제4 이통사가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도 낳고 있다.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입과 기존 이통 3사의 요금제 다양화 등 경쟁 활성화가 진척되는 상황에서 28㎓ 주파수에 상당한 투자를 감내해야 하는 제4 이통사 유치 전략이 유효한지에 대한 물음인 셈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여전히 이 시장에 끼어들 유인이 있다고 판단하는 사업자가 있다면 문호를 개방하고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적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8㎓ 주파수 정책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결정하기보다 국제적 기술 발전 추이 등 시간을 두고 더 고민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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