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이후 첫 단독 7위! '퇴장' 속에서도 웃은 김태형 감독 "선수들 힘든 와중에 최선을 다해줘 승리했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줘 승리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8차전 '엘롯라시코' 원정 라이벌 맞대결에서 무려 4시간 55분 혈투 끝에 9-8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어쩌면 롯데에게 매우 유리한 매치업이었다. 임찬규와 최원태까지 토종 선발 두 명이 이탈한 LG가 김유영을 선발로 내세운 까닭이다. 반면 롯데는 최근 부진하고 있지만, 그래도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고 있는 '안경에이스' 박세웅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마지막까지 그 누구도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박빙의 흐름으로 전개됐다.
특히 경기 막판에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까지 만들어졌다. 롯데가 9-8로 앞선 9회말 무사 1루에서 '장발클로저' 김원중이 오스틴 딘을 삼진 처리하는 과정에서 1루 주자였던 김대원이 2루 베이스를 훔치기 위해 스타트를 끊었다. 이때 포수 손성빈이 2루 베이스를 향해 공을 뿌리려했는데, 오스틴이 손성빈의 송구를 막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 이에 이민호 주심은 오스틴의 송구 방해를 선언하며, 2루 베이스에 안착한 김대원에게 귀루를 명령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차정구 2루심이 오스틴의 송구 방해가 아니라고 하면서 심판들의 판정이 꼬여버린 것. 이에 4명의 심판이 모여들었고, 합의 판정 결과 오스틴의 송구 방해가 아니라고 선언했다. 격분한 김태형 감독을 비롯해 김광수, 김민호 코치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를 펼쳤으나, 판정의 번복은 없었다. 심판진은 손성빈이 송구를 하려고 했던 모션을 두고 "투구 동작으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 때문에 항의 시간 4분을 초과한 김태형 감독이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결과에 변화는 없었다.
이날 경기는 타선이 만들어낸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승리의 선봉장에 선 나승엽은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결승타'를 기록하며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고, 정보근이 데뷔 첫 멀티홈런을 터뜨리는 등 3안타(2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박승욱이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빅터 레이예스가 4안타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손호영 또한 26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는데 성공, KBO리그 역대 공동 5위 기록을 작성했다.
마운드에서는 박세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으나, 6이닝 동안 투구수 109구, 5피안타 3볼넷 7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꾸역꾸역 LG 타선을 최대한 억제했다. 그리고 김상수(⅔이닝 3실점)-진해수(⅓이닝 1실점)-전미르(⅓이닝)-구승민(⅔이닝)-김원중(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롯데가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경기는 모든 선수들이 힘든 와중에서도 최선을 다해줘 승리할 수 있었다. 결승타를 친 나승엽을 비롯해 2개의 홈런을 쳐낸 정보근, 중요한 상황에서 홈런을 쳐낸 박승욱을 칭찬하고 싶다. 마무리 김원중도 무실점으로 잘 막아줘 승리를 지킬수 있었다"며 승리의 주역이었던 선수들을 칭찬하며 "늦은 시간까지 열성적인 응원으로 힘을 실어준 롯데팬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승리가 시사하는 바는 꽤 컸다. 롯데는 29승 2무 36패를 기록하며 한화 이글스를 끌어내리고, 개막전 패배 이후 처음으로 단독 7위에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반면 롯데에 무릎을 꿇은 LG 트윈스는 두산 베어스에 2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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