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55분 혈투' 피 튀기는 명불허전의 엘롯라시코…'김태형 감독 퇴장' 롯데 단독 7위 등극! LG 3위 추락 [MD잠실]

잠실 = 박승환 기자 2024. 6. 1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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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LG의 경기. 롯데 나승엽이 4회초 외야플라이를 때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그야말로 명불허전의 '엘롯라시코' 라이벌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는 것은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의 결승타에 힘입어 롯데가 한화 이글스를 끌어내리고 단독 7위로 올라섰다. 반면 LG 트윈스는 '잠실라이벌' 두산 베어스에 2위 자리를 내줬다.

롯데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8차전 '엘롯라시코' 원정 라이벌 맞대결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난타전 속에 9-8로 승리,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 선발 라인업

롯데 : 윤동희(우익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나승엽(1루수)-정훈(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정보근(포수)-황성빈(중견수), 선발 투수 박세웅.

LG : 홍창기(우익수)-문성주(좌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박해민(중견수)-구본혁(유격수)-신민재(2루수)-허도환(포수), 선발 투수 김유영.

2024년 5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나승엽이 3회초 2사 2루서 1타점 2루타를 친 뒤 전력 질주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T-LG의 경기. LG 문성주가 2회말 무사 만루에서 2타점 동점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6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LG의 경기. 롯데 레이예스가 1회초 1사 1,2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전날(14일) 4연패의 늪에서 탈출함과 동시에 롯데 상대 4연승을 질주한 LG와 주중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으나, 숱한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한 롯데가 다시 한번 맞붙었다. 롯데는 최근 거듭 부진하고 있는 박세웅이 마운드에 올랐고, 임찬규와 최원태까지 토종 선발 원·투 펀치가 모두 이탈하면서 주말 롯데전에서는 '불펜데이'로 버텨야 하는 LG는 김유영을 내세웠다.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정말 치열하게 주고 받았다. 선취점은 이틀 연속 롯데의 몫. 롯데는 1회 고승민과 빅터 레이예스의 안타로 마련된 1, 3루 찬스에서 나승엽이 LG 선발 김유영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다만 이어지는 2사 2, 3루에서 후속타는 나오지 않으면서 한 점을 뽑는데 그친 롯데. 이에 LG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LG는 1회말 문성주가 안타를 터뜨리며 물꼬를 틀더니, 오스틴 딘이 좋은 흐름을 이어갔고, 문보경이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를 손에 쥐었다. 이때 롯데 선발 박세웅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 박해민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LG는 후속타자 구본혁 또한 박세웅에게 볼넷을 수확, 경기의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LG 또한 롯데와 마찬가지로 더 달아날 수 있는 찬스가 있었으나, 신민재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2득점에 만족해야 했다.

양 팀 모두 2회에는 점수를 생산하지 못한 가운데, 롯데가 3회 균형을 맞췄다. 이번에도 고승민이 안타를 터뜨리면서 롯데의 공격은 시작됐다. 이후 손호영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후속타자 레이예스가 또 한 번 안타를 때려내 1, 3루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나승엽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첫 타석 득점권 찬스를 살리지 못했던 정훈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로 무게의 추를 원점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롯데 자이언츠 정보근./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문성주와 롯데 자이언츠 정보근./롯데 자이언츠
2024년 6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LG의 경기. 롯데 손주영이 1회초 엔스를 상대로 안타를 때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흐름을 탄 롯데는 내친김에 리드를 되찾았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정보근이 LG의 바뀐 투수 김대현의 5구째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에 형성되는 145.4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린 것. 마수걸이 홈런. 하지만 LG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LG는 4회말 선두타자 구본혁이 안타로 출루한 뒤 롯데 박세웅의 폭투에 2루 베이스를 밟았다. 그리고 신민재의 진루타로 마련된 1사 3루에서 대타 박동원이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3-3으로 맞섰다.

롯데가 5회초 공격에서 무사 2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이번에는 LG가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5회말 선두타자 문성주가 박세웅을 상대로 이날 세 번째 안타를 터뜨린 뒤 2루 베이스를 훔치며 득점권 찬스를 마련했다. 이후 김현수가 진루타를 기록하며 만들어진 1사 3루에서 오스틴의 2루수 땅볼 타구에 3루 주자였던 문성주가 홈을 파고들면서 다시 LG가 1점 차로 앞섰다. '엘롯라시코' 라이벌 매치 답게 양 팀의 치열한 승부는 계속됐다.

6회초 선두타자 황성빈의 안타와 도루, 윤동희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찬스에서 줄곧 침묵하던 손호영이 LG의 바뀐 투수 김대현을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로써 손호영은 2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데 성공, KBO리그 역대 공동 5위, 구단 역대 2위(박정태 1999년 31경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레이예스가 역전타를 터뜨리며 경기를 리드, 7회초 정보근이 LG 이우찬의 3구째 145.5km 투심을 잡아당겨 멀티홈런 경기를 펼쳤다. 한 시즌 최다 홈런.

2024년 6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LG의 경기. LG 문보경이 8회말 솔로 홈런을 때린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박승욱./롯데 자이언츠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나승엽이 8회초 2사 1,2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환호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김원중이 9회말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롯데가 2점을 앞서 나가기 시작했으나, 이날 경기의 결말 예측은 쉽지 않았다. 이번에는 LG가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7회말 박동원과 문성주의 안타로 마련된 찬스에서 김현수가 롯데의 바뀐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추격의 적시타를 뽑아내더니, 오스틴이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LG는 1루 대주자 최원영이 2루 베이스를 훔쳐냈고, 문보경이 다시 리드를 되찾는 적시타를 폭발시켰다.

승리가 보이기 시작하자 LG는 본격 필승조를 가동했는데, 이번엔 롯데 차례였다. 롯데는 1사 3루라는 절호의 찬스에서 대주자 김동혁이 견제사를 당하면서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그런데 이어지는 2사 1루에서 박승욱이 김진성을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작렬시켜 8-7로 달아났다. 그러자 8회말 LG가 박동원의 천금같은 적시타를 터뜨리며 다시 경기는 원점이 됐다. 끝도 없는 엎치락뒤치락의 반복.

그래도 마지막에 웃는 것은 롯데였다. 롯데는 9회초 윤동희의 2루타와 손호영의 볼넷으로 마련된 정규이닝 마지막 찬스에서 나승엽이 이번에는 정말로 경기를 매듭지을 수 있는 적시타를 폭발시키며 9-8로 리드를 손에 쥐었다. 롯데는 9회말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장발클로저' 김원중을 투입했는데, 이때 오스틴의 포수 송구 방해에 대해 항의를 펼치다가 김태형 감독이 항의 시간 4분을 초과해 퇴장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경기 결과에 변화는 없었다. 김원중은 이어지는 1사 2루 위기를 막아내며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29승 2무 36패로 한화 이글스를 끌어내리고 단독 7위로 올라섰고, LG 트윈스는 이 패배로 39승 2무 30패를 기록하면서 두산 베어스에게 2위 자리를 내주며 3위로 내려앉았다. 양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되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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