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55분, 30안타, 투수 15명, 역전 6번..명불허전 ‘엘롯라시코’였다
[잠실=뉴스엔 안형준 기자]
명불허전 '엘롯라시코'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6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롯데는 9-8 역전승을 거뒀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LG는 이날 김유영을 오프너로 내세워 '불펜데이'에 나섰다. 임찬규와 최원태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생긴 로테이션의 공백을 채우지 못한 LG는 화요일(11일)에 이어 이번 주 두 번째 불펜데이를 실시했다. 전날 아쉽게 패한 롯데는 '안경 에이스' 박세웅을 내세웠다.
염경엽 감독은 '초반에 무너질 대체 선발이라면 차라리 기용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판단으로 2군에서 임시 선발을 불러올리지 않았다. 불펜데이로는 경쟁력있는 승부를 펼칠 수 있지만 초반에 대체 선발이 무너지면 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염 감독의 생각이었다.
이날 LG는 총 9명의 투수를 쏟아부었다. 김유영으로 시작해 이지강, 김대현, 김진수, 백승현, 이우찬, 정지헌, 김진성, 유영찬까지 투수 총력전을 펼쳤다. 롯데는 LG가 투수 7명을 기용하는 동안 박세웅이 홀로 마운드를 지켰지만 박세웅이 물러난 7회부터 5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지난해 만큼 불펜이 위협적이지 않고 이미 11일 경기에서 한 차례 불펜데이로 패배를 맛본 LG인 만큼 경기는 롯데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보였다. 하지만 '엘롯라시코'는 달랐다. 경기 내내 일진일퇴 공방전이 계속됐다. 그야말로 리드를 계속 주고받는 '시소 게임'이었다.
롯데가 1회초 먼저 1점을 선취하자 LG는 1회말 곧바로 2점을 얻어 경기를 뒤집었다. 롯데가 3,4회 연이어 1점씩을 얻어 다시 경기를 뒤집자 LG도 4,5회 연속으로 1점씩을 얻어 또 역전했다. 롯데가 6회 2점, 7회초 1점을 획득해 경기를 뒤집고 6-4까지 달아났지만 LG는 7회말 3득점을 올리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롯데가 8회초 2점 홈런으로 재역전에 성공하자 LG는 8회말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롯데는 4번타자 레이예스가 4안타를 몰아치며 타선을 이끌었고 LG는 타격감이 좋은 2번타자 문성주가 역시 4안타로 공격을 주도했다.
양팀 포수들의 공수 경쟁도 화끈했다. 몸상태가 좋지 않은 유강남을 대신해 마스크를 쓴 롯데 정보근은 솔로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LG 박동원은 4회 대타로 투입돼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역시 맹활약했다. 정보근이 5회말 3루 주자 오스틴을 견제로 잡아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자 박동원은 8회초 역시 3루에서 김동혁을 견제로 잡아내 맞불을 놨다.
무려 6번이나 역전이 일어난 경기는 롯데 타자들이 어제의 아쉬움을 설욕하며 겨우 마무리됐다. 롯데는 전날 경기에서 7,8회 연속으로 역전 찬스를 맞이했지만 LG 필승조에게 묶였다. 7회초 무사 1,2루 찬스에서는 LG 셋업맨 김진성을 공략하지 못해 득점에 실패했고 8회초 1사 1,3루 찬스에서는 LG 마무리 유영찬에게 당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롯데는 6-7로 역전을 당한 8회초 김진성을 상대로 박승욱이 역전 2점포를 쏘아올렸고 8-8 동점을 허용한 9회초에는 전날 찬스에서 삼진을 당했던 나승엽이 유영찬을 상대로 결승 적시타를 터뜨렸다.
경기는 끝까지 치열했다. LG의 마지막 9회말 공격에서는 오스틴의 송구 방해 여부를 두고 심판 판정이 번복됐고 이에 항의한 김태형 감독이 항의 시간 초과로 퇴장까지 당했다. 무사 1루에서 오스틴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1루 주자 김대원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오스틴이 중심이 무너지며 롯데 포수 손성빈과 접촉했고 최초 주심은 송구 방해로 주자 귀루를 지시했지만 4심 합의 끝에 도루가 인정됐다.
양팀은 이날 무려 30안타를 주고받았다. 사사구 12개를 포함해 40명이 넘는 주자가 출루했다. 양팀 합계 15명의 투수가 등판했고 무려 4시간 55분 혈투 끝에 승패가 결정됐다.(사진=나승엽/롯데 제공)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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