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 천천히 돌아와도 되겠어…KIA 24세 슈퍼백업의 미친 글러브토스, 이것이 ‘지키는 야구’[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김선빈이 천천히 돌아와도 되겠어.
KIA 타이거즈는 현재 ‘밀어치기 장인’ 김선빈(35)이 선수단에 없는 상태다. 김선빈은 13일 인천 SSG랜더스전을 앞두고 내복사근 미세손상으로 빠졌다. 추가 검진결과에 따라 공백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30대 중반이 된 김선빈은 확실히 최근 몇 년간 잔부상이 많다.
당장 KIA 2루에 큰 걱정은 없다. 장기적으로 공수겸장 2루수 김선빈의 존재감은 분명히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KIA에는 이미 슈퍼백업 홍종표에 호주유학생 박민이 있다. 당장 어느 팀에서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서건창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김선빈이 빠지자 주로 서건창을 주전 2루수로 기용하면서 경기 중~후반 홍종표로 교체한다. 여기에 15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앞으로 박민까지 적절히 기용할 계획을 드러냈다. 이들의 최대미덕은 공수겸장이라는 점이다.
서건창이야 MVP 출신으로서 올해 고향팀에서 완전히 부활했다. 홍종표는 올 시즌 내야 1번 멀티백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안정적인 수비에 타격도 쏠쏠하다. 14일까지 37경기서 타율 0.302에 OPS 0.807을 기록했다. 2020년 2차 2라운드에서 뽑은 선수다. 이범호 감독은 홍종표가 강릉고 시절부터 타격에 재능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런 홍종표가 15일 경기서 그림 같은 수비를 뽐냈다. 2-1로 앞선 7회말. 이범호 감독은 서건창을 빼고 홍종표를 투입했다. 아무래도 젊은 홍종표가 베테랑 서건창보다 수비범위도 조금 넓고 순발력도 좋다고 봐야 한다.
무사 1루서 홍종표의 존재감이 곧바로 빛났다. KT는 대타 오재일을 내세웠고, 장현식은 볼넷을 내줬다. KT는 대주자 홍현빈을 투입, 곧바로 압박했다. 그리고 후속 김상수가 초구에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2루 옆으로 빠져나갈 법한, 빠른 타구속도였다.
그러자 홍종표가 기민하게 대응했다. 쓰러질 듯하며 몸을 기울였고, 타구를 걷어냈다. 그리고 반동을 이용해 2루 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박찬호에게 바로 토스했다. 아주 유연한 글러브토스. 만약 홍종표가 오른손으로 공을 빼내서 송구하려고 했다면 실책이 나왔거나 아웃카운트 2개 생산은 언감생심이었을 것이다. 홍종표의 타구판단능력이 상당히 좋았다.
이날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김상수의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처리했고, 이우성도 강백호의 바운드 큰 타구를 몸을 날려 걷어내는 등 전반적으로 수비 응집력이 높았다. 그러나 압권은 단연 홍종표의 글러브토스였다.
장기적으로 KIA는 김선빈의 후계자를 찾아야 한다. 유격수 박찬호-3루수 김도영 체제는 어차피 수년간 이어져야 한다. 김선빈의 후계자로 홍종표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잘 치고 잘 뛰고 잘 잡는다. 아무리 봐도 백업에 머무르기에 아까운 선수다. 이렇게 불규칙적인 출전기회를 잘 살리면, 홍종표의 야구인생도 달라질 수 있다.
홍종표는 “기본기보다는, 어려울 때 순간적인 대처였다. 김상수 선배님이 어느 정도 주력이 있어서, 승부를 걸었다. 글러브 토스는 매일 장난치듯이 연습한다. 연습을 많이 했는데 경기서 잘 했다고 칭찬도 들었다”라고 했다.
당장 김선빈 후계자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꿈은 있다. 홍종표는 “한번에 내 자리를 잡긴 어려울 것이다. 그냥 하나하나, 지금처럼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나도 (내 자리를) 누릴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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