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 400여명 휴진…의대생 학부모 “환자 불편에도 행동해야”
박단 “임 회장 뭐 하는 사람이죠?”
임현택 “전공의 문제 손 뗄까요?”
동네 의원부터 대학병원들까지 집단 휴진을 앞두고 의료계가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 소속 400여명 휴진 동참을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사이에서는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의대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교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대면 진료를 하는 교수는 1000명가량으로, 40%에 가까운 교수가 휴진하는 셈이다.
이들 병원 교수는 외래 휴진 또는 축소, 정규 수술·시술·검사 일정 연기 등을 자체적으로 또는 비대위 차원에서 환자들에게 휴진을 알리고 있다. 응급·중환자와 희귀·난치·중증 질환 진료는 유지한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이날 소속 병원인 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협 중심의 의료계 단일 창구 구성 소식을 공유하며 “임현택 회장은 뭐 하는 사람이죠? 중심? 뭘 자꾸 본인이 중심이라는 것인지”라고 남겼다.
양 단체 간 분열을 의식한 듯 의협은 계속해서 전공의들을 보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이 글에서 “최근의 의료 파탄 사태로 현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근본적 문제를 알게 됐고, 사방이 온통 불합리에 비과학적이고 심지어 비굴하기까지 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지금껏 교수님들은 무엇을 하고 계셨나”고 비판했다.
이어 “휴진 결의문을 읽고 감사 이전에 실망과 허탈함을 느낀다”며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상당히 너그러운 입장이던데 아직도 정부 눈치를 봐야 하나, 권력에 굴종해야 취할 수 있는 숨은 과실이라도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들은 “오늘의 환자 100명도 소중하지만, 앞으로의 환자는 1000배 이상으로 (중요하다), 당장의 환자 불편에도 지금은 행동해야 할 시점”이라며 “투쟁하지 않으면 쟁취할 수 없다. 동참할 거면 흔들림 없이 앞서 주고, 돌아설 수 있다면 애초에 내딛지 않는 것이 모든 의대생, 전공의, 그리고 환자를 위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와 국회는 사태 해결을 고심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서울대 의대 교수 휴진 하루 전인 16일 이 병원 교수들과 만난다.
앞서 전날 국민의힘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인요한 위원장은 임현택 회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파업 전까지 대화를 위한 채널을 열어놓았다는 해석이다.
정부는 병·의원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면서도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유화책을 검토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현행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 상 수련 기간 도중 사직한 전공의는 1년 이내에 같은 과목, 같은 연차로 복귀할 수 없지만, 이 지침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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