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잔 주세요”… 불경기에 ‘잔술’ 소환 [명욱의 술 인문학]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28일 언론들은 주류 규제 완화 소식을 하나 전했다.
당일부터 식당에서 잔술 판매가 허용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이런 잔술 판매를 갑자기 허용하게 된 것일까.
따라서 제조사 측에서 이러한 생맥주와 유사한 시스템을 만들어 판매자에게 저렴하게 팔고, 그것을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다면 잔술 규제 완화는 모두에게 유익이 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언론들은 주류 규제 완화 소식을 하나 전했다. 당일부터 식당에서 잔술 판매가 허용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이런 잔술 판매를 갑자기 허용하게 된 것일까. 현재 외식업 폐업률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1998년을 언급할 수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을 받은 우리는 경기 침체가 계속됐는데, 당시 정부는 음식점 등의 심야 영업을 허용했다.
다만 이번 규제 완화에 대해 시장 반응은 떨떠름하다. 이미 위스키 및 와인 등이 잔술로 판매되고 있으며, 소주나 맥주 등은 관리비가 더 들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남이 마시다 남은 술을 파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잔술을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활성화돼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생맥주 시장이다. 알고 보면 생맥주잔은 잔술로 마신다. 생맥주에 대해 잔술을 허용한 이유는 바로 위생이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맥주를 담은 통을 케그(Keg)라고 하는데, 케그에 연결된 얇은 관을 지나 서버를 통해 생맥주가 나오다 보니 판매자 입장에서 이물질을 넣기가 지극히 어렵다. 즉 제조사 측에서 이물질을 거의 못 넣게 조성한 것이다.
따라서 제조사 측에서 이러한 생맥주와 유사한 시스템을 만들어 판매자에게 저렴하게 팔고, 그것을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다면 잔술 규제 완화는 모두에게 유익이 된다. 다만 현재의 희석식 소주는 이미 가격이 낮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지역 농산물로 제조하는 증류식 소주는 350㎖ 기준으로 식당에서 2만~3만원 하는 고가인 만큼, 잔술로 저렴하게 마실 수 있다면 시장은 확대될 수 있다. 일품진로, 화요, 안동소주 등 유명 브랜드 술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소비자는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닌 다양한 종류의 술을 조금씩 경험해 보고 싶어 한다. 경험을 산다는 흐름으로 변하고 있다. 그 경험을 보다 낮은 비용으로 할 수 있다면 한국 주류 시장은 폭음과 과음이 아닌 감상하는 주류 문화로 바뀔 것으로 기대해본다.
주류 인문학 및 트렌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주임교수를 거쳐 현재는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넷플릭스 백스피릿의 통합자문역할도 맡았으며,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과 ‘말술남녀’가 있다. 최근에는 술을 통해 역사와 트렌드를 바라보는 ‘술기로운 세계사’를 출간했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