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오돌토돌, 타는 듯한 눈 통증까지…발리 여행객 공포 떨게 한 이병
최근 유럽 국가에서 뎅기열 감염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한 인플루언서가 인도네시아 발리로 여행을 갔다가 뎅기열에 감염돼 극심한 근육통과 전신 발진, 두통 등의 증상을 겪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웨스트요크셔 출신 엠마 콕스(27)는 지난 5월 초 발리로 휴가를 떠났다가 뎅기열에 감염돼 예정보다 일찍 영국으로 돌아왔다.
콘텐츠 제작자인 콕스는 지난달 6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8월까지 발리에 머물며 콘텐츠 제작 등의 업무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착 5일 후부터 몸이 조금씩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냉방병 증상쯤으로 여겼던 그는 점차 근육통과 관절통, 눈 주변의 작열감, 두통 등의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극도의 피로를 느꼈지만 잠을 이루지도 못했다.
독감 증상이라고 판단한 콕스는 결국 열흘 만에 영국으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으로 돌아온 콕스는 몸 상태가 나아지는 듯했지만 곧 온몸이 발진으로 뒤덮였다. 이후 SNS 구독자의 권유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그는 뎅기열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아 격리에 들어갔다.
콕스는 “발진이 내 몸 전체로 퍼졌다. 너무 가려웠다. 끔찍한 느낌이 들었고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며 “의사들은 뎅기열 치료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수액을 맞았고, 발진은 8일 만에 가라앉았다.
콕스는 자신이 인도네시아에서 모기에 물려 뎅기열에 감염된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커튼에 가려져 몰랐지만, 내 방 창문 유리가 깨져 큰 구멍이 있었다”며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매일 밤 모기에 물렸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예방 조치는 방충제를 뿌리는 것 뿐이었다”고 했다.
뎅기열은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 및 태평양 제도 일부 지역을 방문할 때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프랑스 등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뎅기열 감염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유럽연합(EU) 등에는 총 130건의 뎅기열 감염 사례가 기록됐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거의 두배 수준의 수치다.
뎅기열 증상은 일반적으로 모기에 물린 후 4~10일 후 증상이 나타난다. 대체로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극심한 관절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뎅기열을 ‘골절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발열은 2~7일 동안 지속된다. 발열이 시작된 후 3~7일 이내에 발진이 전신에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 환자들은 잇몸 출혈을 겪기도 한다.
특별한 치료법은 없으나 대부분 감염 1~2주가 지나면 회복된다. 수액과 진통제, 수분 공급, 휴식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바이러스학자인 이언 존스 레딩 대학 교수는 “뎅기열을 포함한 다수의 바이러스 감염은 곤충에 의해 전염된다”며 휴가객들에게 긴 소매 옷과 바지 착용, 방충제 사용, 창문 닫기, 모기장 사용 등을 통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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