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풍경 속에서 만난 아버지와 오늘”.. 사라진, 혹은 사라지지 않은 그리고 남은 이야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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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 속에 잊혀진 제주 혹은 '아버지' 얼굴들을 기억하는 자리입니다.
고 고영일 작가의 '제주 아버지들 1960~80'전입니다.
고경대 큰바다영 대표는 "지금의 제주가 있기까지 격변의 시기를 살아온 그때 '아버지'들의 은덕을 같이 생각해보는 자리였으면 한다"라며 "(그런 은덕이 있었기에) 이렇게 제주 사진을 전시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었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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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제주 아버지의 삶’ 주제 특강 진행
홍영석 개인전.. 8~22일 제주시 ‘픽스커피’
# 셀 수 없는 시간이 흐르며 변해가는 제주의 모습 속에, 잊혀가는 ‘아버지’들의 삶과 그들의 공간을 마주합니다. 단순히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것만이 아닌, 그 안에 깃든 사람들의 삶과 공간을 조명했습니다.
각기 다른 시대와 공간에서 살아간 이들의 빛바랜 삶이자, 잊고 지낸 일상의 순간들입니다.
내가 누리는 오늘이 과거 누군가의 헌신과 노력 덕분임을 새삼스레 상기시키면서 동시에, 변화의 속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것들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예술의 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만듭니다.
고(故) 고영일 작가는 개발 경제사회로 접어들면서 변화를 겪은 제주 아버지들의 삶을, 홍영석 작가는 노후화된 화북공단의 일상과 그 안에 각인된 추억의 편린을 담았습니다.
■ “아, 아버지, 나의 아버지”
시간과 공간 속에 잊혀진 제주 혹은 ‘아버지’ 얼굴들을 기억하는 자리입니다. 고 고영일 작가의 ‘제주 아버지들 1960~80’전입니다.
어제의 넉넉하고 여유 넘치던 웃음을, 어느새 주름이 더 어울리는 어딘가 한참 비뚤어진 미소를 띤 거울 앞에 중년으로 마주하고, 되돌아보는 ‘또 다른 나’의 이야기입니다.
전시는 1960년대에서 1980년대 사이, 제주 ‘아버지’들의 삶을 담은 사진들을 선보입니다.
시장통에서 사주를 보고 초상화를 그리며 살아가는 ‘아버지’부터 장돌뱅이 ‘아버지’, 체 만드는 ‘아버지’, 동지팥죽 파는 ‘아버지’, 노가다판에서 지친 몸을 눕힌 ‘아버지’, 세상살이에 지쳐 벽에 기대어 울고 있는 ‘아버지’, 가을 밤바다로 ‘실갈치’ 낚으러 가는 ‘아버지’, 옛날식 ‘자리그물’ 대신 어획량이 보장된 나일론 그물을 보망(補網)하는 ‘아버지’를 한자리에서 만날수 있습니다.
'큰바다영'이 개관한 이후 꾸준히 이어온 ‘고영일이 만난 제주사람들’ 시리즈의 하나로 제주 아이들과 어머니들에 이어 제주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작가가 직접 인화하고 메모를 남긴 원작 10점을 포함한 34점의 사진은 그 시대의 아버지들이 일상사를 눈 앞에서 보듯 전합니다.
일부는, 지금의 제주를 만든 그 시절 ‘아버지’들의 이야기와 시대적인 맥락을 민속학자이자 서민생활연구자인 고광민 선생이 해설을 맡아 풀었습니다.
전시는 7월 30일까지, 오후 1시~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매주 수요일은 휴관입니다.
7월 6일 오후 3시 고광민 선생이 강사로 나서 ‘원초경제사회에서 제주 아버지의 삶은’ 주제로 특강을 진행합니다. 제주의 경제적 변천과 함께 아버지들의 삶의 궤적을 탐구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같은 달 5일까지 선착순 신청(12명 내외. 유료)을 받습니다.
고경대 큰바다영 대표는 “지금의 제주가 있기까지 격변의 시기를 살아온 그때 ‘아버지’들의 은덕을 같이 생각해보는 자리였으면 한다”라며 “(그런 은덕이 있었기에) 이렇게 제주 사진을 전시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었다”라고 전했습니다.
■ “흑백 속에 담긴 삶의 흔적”
‘그저, 오늘(Simply, Today)’ 전시는 홍영석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화북공업단지의 일상을 담은 두 번째 개인전입니다.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작가에게 카메라는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자, 창의적인 직관을 발휘하는 도구였습니다.
낡고 갈라진 틈 사이로 바라본 공단의 현실을, 흑백 사진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화북공단은 1980년대 이후 제주시내 공장들을 모아 조성한 곳으로, 현재는 노후화와 관련한 문제로 이전 후보지 검토 계획이 나오는 등 이전 계획이 진행 중입니다. 40여년 간 자리를 지켜온 공단은 언제 사라질지 모를 불투명한 계획 속에 부유하고 있습니다.
작가에게 이런 공단은 개인적인 추억이 담긴 공간이자 안락한 가족의 쉼터, 어린 시절 놀이터라는 의미망이 겹쳐집니다.
작가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공단의 미래를 앞두고, ‘오늘’의 공단을 포착합니다.
자칫 공단의 미래에 대한 사회적 전망이나 과거로 회귀하는 사적인 서사에 매몰될 법한 서사는 ‘사진’이란 행위, ‘그저, 오늘’이란 전시명으로 초점을 맞추면서 일관된 기조를 유지합니다.
흑백 사진마다 간결하고 생동감 넘치는 현재를 담아내는 듯 보이면서도 사뭇 화려해보이는 색채 뒤에 숨겨진 진실을 부러 읽어보길 권합니다.
작가는 “대수롭지 않은 오늘을 열어, 묵묵히 하루로 닫는 화북공업단지의 이야기를 엮었다”라고 전시 취지를 전했습니다.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공단의 시간은 흘러갑니다. 가만히 오늘을 살아가는 공업단지의 노동자들, 낡고 녹슨 기계들 그리고 그 안을 지키는 이들의 일상은 카메라를 거치면서 예술적인 영역에 저마다 자리를 잡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8일 시작한 전시는 22일까지 제주시 삼화지구 화북공단의 ‘픽스커피’에서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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