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오히려 탈 난다? 영유아에게 먹이면 안 되는 음식 4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는 면역 체계와 몸속 장기 기능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이가 나기 전에는 음식을 제대로 씹거나 삼키기도 어렵기 때문에, 어른이 먹는 음식을 그대로 먹었다가 자칫 탈이 나는 경우가 있어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영유아기에 되도록 먹이면 안 되는 음식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영유아기에 먹이면 안 되는 음식 4
1. 꿀
강한 단맛을 내는 꿀은 아이들이 좋아할 것만 같지만, 사실 1세 미만의 아이에게 먹여서는 안 되는 음식이다. 꿀에 들어 있는 ‘보툴리누스균(Clostridium botulinum)’의 독소에 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 장내 환경이 완성되고 간의 해독 기능이 발달한 성인은 보툴리누스균 독소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간 기능이 미숙한 1세 미만의 영아는 보툴리누스 중독에 빠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툴리누스 중독은 음식 섭취 후 12~36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대체로 △메스꺼움 △구토 △눈꺼풀 처짐 △복시 △시야 흐려짐 △근력 저하 및 신경 마비 △장폐색 △발음장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빠르게 항독소 혈청을 투여하면 대부분 2주 이내에 회복되지만, 치료가 늦어지거나 증상이 심각할 경우 회복에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돌이 되기 전의 아이에게는 꿀을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하며, 꿀이 함유된 과자나 음료 등도 가능한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2. 날생선, 날고기
육회, 생선회 등의 날고기를 아이에게 먹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영유아기에는 소화기관의 기능이 아직 미숙하고 세균 저항력이 약한 편이기 때문에, 장염과 식중독 증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어서다. 날생선과 날고기에 있는 살모넬라균, 캄필로박터 등의 식중독균은 소량만 섭취해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데, 영유아는 감염 가능성이 더욱 높을 뿐만 아니라 증상이 회복되는 속도도 훨씬 더디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날생선과 날고기에 서식하는 대장균, 기생충 등에 감염될 위험도 있는 데다, 생선에 포함된 중금속인 메틸수은도 아이의 신경계 발달을 저해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만큼 영유아에게 고기나 생선 요리를 먹일 때는 되도록이면 완전히 익힌 고기를 먹이는 것이 좋으며, 어른이 먹을 날고기에 사용한 조리도구와 식기는 아이에게 동시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어린이의 면역 체계가 발달하는 만 5세까지는 날생선 등의 음식을 먹이지 않을 것을 권하고 있으며, 임산부 또한 가급적이면 섭취하지 않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3. 문어나 오징어, 떡 등 질긴 음식
오징어나 문어 등의 해산물이나 떡은 쫄깃한 식감과 탄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아직 치아가 나지 않았거나 작은 유치가 겨우 나기 시작한 영유아가 질긴 음식을 먹으면 충분히 씹기조차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삼키더라도 소화 기관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아이가 질긴 음식을 잘못 삼켜 기도로 넘어갈 경우 질식과 호흡 곤란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섭취를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아이에게 떡이나 오징어 등의 음식을 먹이고 싶다면, 가능한 잘게 다져 돌 이후에 주는 것이 좋으며, 유치가 나는 2~3세에는 삼켜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작은 크기로 조금씩 주는 것이 좋다. 이후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5~7세 이후에는 성인과 비슷한 크기와 양을 먹어도 괜찮다.
4. 물
돌 전의 신생아는 생존에 필요한 대부분의 영양분을 모유나 분유를 통해 섭취한다. 이를 통해 필요한 수분을 충분히 공급받기 때문에, 모유나 분유 외에 물을 추가로 마실 필요는 없다. 오히려 물을 더 먹일 경우에는 수분 섭취량이 과도해지면서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지고, 자칫 물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콩팥의 기능이 성인에 비해 미숙한 만큼 콩팥의 기능에도 무리가 가기 때문에, 생후 6개월 미만의 아이에게 굳이 물을 마시게 할 필요는 없다.
하이닥 영양상담 임채연 영양사는 “한국인 영양 섭취 기준에 따르면 6~11개월령 아이가 액체로 보충해야 하는 충분섭취량은 500ml 정도이며, 음식을 포함해 섭취하는 총 수분 충분섭취량은 800ml정도”라며 “아이가 분유, 모유를 먹고 있거나 하루에 먹는 이유식 3끼의 총합이 약 300g 정도 된다면 수분을 충분히 먹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굳이 물을 더 주지 않아도 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아이가 점점 성장하면서 활동량이 많아지고 땀을 많이 흘리는 상황이라면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물이나 유아용 보리차 등을 조금씩 나눠서 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 하이닥 영양상담 임채연 (영양사)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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