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답지 않은 수비··· 강하게 이야기 했다” 이승엽, ‘수준 미달’ 수비 라모스 향해 이례적 쓴소리
외국인 주포가 결승 홈런을 때렸는데도 사령탑은 웃지 못했다. 홈런을 칭찬하기에는 직전 수비 실책이 너무 수준 이하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5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전날 헨리 라모스에 대해 “그런 수비 안하고, 홈런 안 치고 이기는 게 차라리 낫다”고 쓰게 웃었다. 전날 키움전에서 라모스는 4-4 동점이던 9회초 결승 2점 홈런을 쳤다. 하지만 직전 이닝인 8회말 우익수 수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연달아 저질렀다. 송성문의 평범한 뜬공을 놓쳤고, 송구마저 크게 빗나갔다. 기록에는 송구 실책만 남았지만, 애초에 공을 잡지 못한 게 더 문제였다. 라모스는 5회에도 우익수 앞으로 온 안타를 한번에 처리하지 못하고 더듬으며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줬다. 비록 9회 홈런으로 ‘결자해지’를 했지만, 더그아웃의 이 감독은 웃지 않았다. 오히려 입술을 깨물었다.
이 감독은 이날 훈련 중 라모스를 불러 전날 수비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깨를 두드리며 마무리했지만, 질책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이 감독은 “프로 선수가 그런 플레이를 하면 안된다. 좀 강하게 이야기를 했다”며 “프로는 프로다운 플레이를 해야한다. 생각 없는 플레이, 아마추어 같은 플레이가 나왔다. 왠만하면 이야기를 안하는데, 그런 부분을 말 안하고 지나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날 경기 후에도 이 감독은 라모스를 향해 “결정적인 홈런으로 팀을 구했다”고 칭찬하면서도 “수비에서는 조금 더 집중력을 보여주길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이긴 날, 이례적인 쓴 소리였다.
두산은 KIA, LG 등과 함께 치열한 수위권 경쟁 중이다. 이 감독은 “팀이 좋아지고, 실수 없이 분위기가 좋게 가려면 그런 플레이가 나오면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날 거푸 실수를 했지만, 라모스는 이날 경기도 우익수 같은 포지션으로 나간다. 라모수(우익)-허경민(3루)-양의지(지명)-김재환(좌익)-양석환(1루)-강승호(2루)-전민재(유격)-김기연(포수)-조수행(중견)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전날 시즌 3번째 선발 결장했던 양석환이 다시 선발 1루수로 나선다. 이 감독은 양석환에 대해 “작년보다는 확실히 떨어진 것 같지만, 클러치 때 잘 쳐주고 있다”면서 “석환이 정도면 매일 경기에 나가줘야 될 선수다. 두 게임, 세 게임씩 (연달아) 빠지는 건 없다”고 말했다. 전날 결장에 대해서도 “매일 경기에 나서면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본인도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차원이었지, 못한다고 빼고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전날 양석환은 9회 2사 1사에서 대타로 나와 2루타를 쳤다.
고척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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