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리+챗GPT' 대항마…삼성, 달라진 '빅스비' 꺼낼까
'시리+챗GPT' 애플 앱과 서드파티 앱 넘나들며 기능 수행
팀 쿡 "애플의 새 역사 써"…삼성 "애플, 새롭거나 혁신 없어"
삼성, 내달 언팩에서 '갤럭시 AI' 업데이트 발표 예정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신제품 출시 때마다 "더 이상 혁신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애플이 자사 제품에 오픈AI의 챗GPT를 연동하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그동안 고수해온 폐쇄적인 생태계에서 탈피해 외부 인공지능(AI )모델을 접목하며 삼성전자와의 '온디바이스 AI' 경쟁을 예고한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애플의 시도에 "새롭거나 획기적이지 않다"는 메시지를 띄우며 응수했다. 특히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애플과 오픈AI 협력을 두고 "애플이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오픈AI에 판매하는 격"이라며 "용납할 수 없는 보안 위반"이라며 저격했다.
하지만 이런 외부의 시선에 애플은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 "개인정보와 보안에 만전을 기한다"면서 새로운 혁신을 이어가고 있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역시 내달 언팩 행사에서 개선된 신형 디바이스와 함께 '갤럭시 AI'를 공개하며 애플과의 혁신 경쟁에 맞불을 놓는다.
애플 '시리+챗GPT' 기능과 개인정보 문제 우려는
"애플 새롭지 않다"는 삼성, 내달 '갤럭시 AI' 업데이트 발표 예정
특히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혁신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게 돼 무척 기쁘다. '애플 인텔리전트'는 사용자가 애플 제품으로 이룰 수 있는 일, 그리고 애플 제품이 사용자에게 선사할 수 있는 능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그는 "애플 고유의 방식을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사용자의 개인적인 상황 및 맥락과 결합해 실로 유용한 AI 역량을 제공한다"며 "이 스마트한 역량은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들을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에 액세스할 때도 개인정보와 보안에 만전을 기한다. 오직 애플만이 제공할 수 있는 AI"라고 소개했다.
애플에 따르면 '애플 인텔리전트'는 사용자가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보다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들을 제공한다. 시스템 전반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쓰기 도구는 메일, 메모, 서드파티 앱 등 글을 쓸 수 있는 대부분의 앱에서 사용자가 쓴 글을 재작성하고, 교정하고, 요약해준다.
특히 음성 비서 '시리'는 애플 앱과 서드파티 앱을 넘나들며 수백 가지 동작을 새롭게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시리'가 메시지와 메일에서 친구가 보내 준 책 추천 정보를 찾아 주는 등 앱 내에서 또는 앱을 오가면서 사용자의 요청을 따르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내 읽기 목록에서 매미에 관한 글 좀 찾아 줘" 또는 "토요일 바비큐 파티에서 찍은 사진 좀 OOO한테 보내 줘"라고 말하면 시리가 이를 수행한다.
또 '시리'가 사용자 및 기기 내 정보에 알맞은 지능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OOO가 추천한 팟캐스트 좀 재생해 줘"라고 말하면 팟캐스트 얘기를 문자로 했는지 이메일로 했는지 기억나지 않아도 '시리'가 해당 팟캐스트를 찾아 에피소드를 재생해 준다. 또는 "엄마가 탄 비행기가 언제 도착하지?"라고 물으면 '시리'가 자세한 항공편 정보를 실시간 운항 정보와 교차 참조해서 도착 시간을 알려 준다.
특히 애플은 사용자가 다수의 앱 사이를 오갈 필요 없이 '시리'에서 '챗GPT'의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할 예정이다. 또 사용자가 글을 쓰거나 다양한 스타일의 이미지 생성을 필요로 할 때 챗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때 개인정보 문제를 의식한 것인지, 애플은 "시리는 문서나 사진과 함께 사용자의 질문을 챗GPT로 보내기 전에 항상 사용자의 허락을 먼저 구하고 나서 곧바로 답변을 표시해 준다"고 강조했다. 또 "챗GPT에 액세스하는 사용자를 위한 개인정보 보호 기능이 기본 탑재돼 있어 사용자의 IP 주소는 가려지고, 오픈AI조차도 사용자의 요청을 저장할 수 없다. 챗GPT의 데이터 사용 정책은 계정을 연결하기로 한 사용자에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애플 인텔리전트' 역시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근간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온디바이스 처리 원칙이야말로 '애플 인텔리전트'의 초석이며, 이를 구동하는 각종 모델 역시 온전히 기기 자체적으로 실행된다"면서 "애플 실리콘(silicon)으로 구축한 서버에서 구동되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가 절대 저장되거나 노출되지 않는다는 애플의 기본 방침을 따른다"고 전했다.
애플의 발표 직후 삼성전자는 견제구를 던졌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삼성모바일 US)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새롭거나 획기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온디바이스 AI' 경쟁에 가세한 애플을 향해 "AI 도입을 환영한다"는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실제로 애플이 발표한 AI 기능 중에는 이미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에 도입한 기능들도 상당하다. 예를 들어 이메일·메모 앱의 텍스트 요약이나 번역은 물론, 사진 편집 시 불필요한 피사체를 주변 배경에 맞춰 자연스럽게 지우는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아직 삼성전자의 음성 비서 '빅스비'에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통합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는 빅스비에게 사용자의 상황에 맞춰 이메일을 대신 작성해달라거나, 특정 이미지를 사진 앱에서 찾아 다른 이에게 전송하라는 식의 요청은 불가능하다. 단순히 디바이스에 설치된 앱을 음성으로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삼성전자도 AI 음성 비서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해 이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구글과 협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발표한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의 향상된 기능이 하반기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구현돼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도 활용 가능해질 전망이다.
구글뿐만 아니라,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생성형 AI 협력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애플 세계개발자회의 직전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와 만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자리서 애플 제품에 챗GPT가 탑재된 것과 관련해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삼성전자는 '빅스비'에 생성형 AI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MX) 부사장은 지난 4월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빅스비에 생성형 AI를 탑재해 앞으로 더욱 스마트해질 수 있도록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다음달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언팩 행사를 열고 신제품 공개와 함께 '갤럭시 AI'의 기능적인 업데이트 및 개선점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갤럭시 AI의 대표적인 기능 중에는 실시간 통화 통역 및 텍스트 통번역, 생성형 사진 편집 기능, 써클 투 써치 등이 있다"면서 "다음달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AI에 대한 업데이트 내용이 소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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