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앵과 뉴스터디]이화영 판결문 뜯어보기① ‘국정원 문건’ 안 통한 이유

동정민 2024. 6. 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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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재판이 끝나자마자 검찰은 이재명 대표를 추가 기소했습니다. 예선전에선 승리했고 본선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다는데요. 이화영 재판 판결이 어땠길래 그러는 걸까요?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함께 공부할까요?

▶‘쌍방울 대북송금’ 이화영, 1심 중형 선고

안녕하세요, <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징역 9년 6개월 중형을 선고하자 민주당이 난리가 났습니다. 이 판결을 두고 “정치적인 판결”이라며 판사를 맹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검찰은 이 재판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이화영‧쌍방울과 대북송금을 공모했다”라고 하면서 ‘제3자 뇌물죄’로 이재명 대표를 기소했습니다.

이 판결이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수사의 ‘전초전’이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만큼 이 판결문을 살펴봐야 하는 겁니다. 제가 360쪽이 넘는 판결문을 쫙 읽어봤습니다. 여러분에게 판결 내용을 하나하나 정리를 해드릴 겁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번 판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자, 시작은 이겁니다. 이건 팩트입니다.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북한에 800만 달러, 약 110억 원을 북한에 보낸 건 팩트예요. 왜 돈을 보냈냐? 지금 여기서 핵심은, ‘왜?’입니다.

김성태 전 회장. 바로 밑에서 모든 실무를 담당했던 방용철 부회장 그리고 중간에 다리 역할을 했던 안부수 전 회장 3명 진술이 똑같아요. “이화영 부지사가 돈을 좀 대신 보내달라”고 요청을 했다”는 거예요. 왜? 경기도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를 위해 요청했다는 겁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어요. 선택지 1번, 나는 쌍방울이 북한에 돈을 보내는 것 자체를 아예 몰랐다. 이게 통하면 본인도 무죄, 당연히 이재명 지사도 무죄입니다.

두 번째 선택지는 내가 요청한 건 맞다. 그런데 그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재명 지사를 위해 한 일이다. 이 전 부지사 본인은 조금 책임을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재명 대표로서는 상당히 힘든 길로 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사실 “난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어려운 사정이 있었어요. 왜냐하면, 쌍방울이 북한하고 같이 할 때 옆에 있었던 사진이 많아요. 그래서 사실은 1번보다는 잠깐 2번으로 가려는 모습도 보이긴 했지만 어쨌건 결과적으로 이화영 전 부지사는 1번을 선택합니다. 난 전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 전략이 완패합니다. 이재명 대표 전략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게 됐는데요.

판결문에 따르면, 북한에 보낸 800만 달러는 경기도가 추진하던 스마트팜 대납비용 500만 달러와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 대납 300만 달러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걸 각각 어떻게 판결했는지 전해드릴 텐데 오늘은 바로 스마트팜 대납비용 이 대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금 시작합니다.

▶‘스마트팜 500만 달러’ 의혹, 재판부의 시각은?

1심 재판부는 “쌍방울 김성태가 북한에 준 500만 달러는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한 거다”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은 “그게 아니고 그 500만 달러는 쌍방울이 북한으로부터 사업권을 따내서 본인 주가 올리려고 보낸 거다”라고 주장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재판부는 왜 이렇게 판결을 내렸을까요? 그 근거를 제가 하나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1번, 이게 가장 치명적입니다. 아까 제가 세 사람 진술이 일치한다고 했잖아요. 그 사람들의 말이 믿을만하다는 거예요.

제가 이해하기 쉽게 한눈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2018년 9월이 시작이었다는 겁니다. 원래 대북사업을 하는 안부수 아태협 회장과 이화영 전 부지사는 알고 지냈다는 거예요. 이 전 부지사가 평화부지사가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예요. 안부수가 (이화영에게) 와서 “북한의 스마트팜 지원을 해줄 생각이 없냐”고 하자 이화영 전 부지사가 “오케이! 좋다! 바로 진행합시다”라고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그 다음 달에 이화영 전 부지사는 실제로 북한에 올라갑니다. 올라가서 누굴 만나냐? 북한 김성혜를 만나요. 김정은 위원장하고 트럼프 대통령 정상회담 때도 역할을 했었고, 통일전선부 실장과 북한 아태위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는 인물이에요. 두 사람이 만나 철쭉 술을 마시면서 이 전 부지사가 “제가 스마트팜 500만 달러를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약속을 했다는 거예요.

이 전 부지사가 내려와서 검토를 해보니까 이게 쉽지가 않은 거예요.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쌍방울 회장, 원래 둘이 친한 사이죠, 이 전 부지사가 김 회장을 만나서 고충을 토로했다는 겁니다,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에 500만 달러를 지원해 줄 수가 없어서 머리가 아프다. 너 북한에 내의 지원하려고 했잖아. 그거 내복 주지 말고, 중국에 반값에 팔아서 그 현금으로 이 스마트팜 비용 좀 “내주면 안 되겠냐?”

김 회장이 “이거 물류비용도 안 나와요”라고 했더니 이 전 부지사가 “이 500만 달러를 네가 내주면 너도 북한 고위층과 연결이 돼서 경기도하고 같이 대북사업 크게 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그랬더니 김 회장이 약간 의심했다는 거예요. 그게 진짜 되는 거야?

그래서 그달 말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중국에 갈 때 자기 밑에 있는 방용철 부회장을 따라서 보냅니다. 그리고 갑자기 전화가 와요. “회장님, 중국 오세요. 지금 진짜 북한 김성혜가 나타났어요”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김성태 회장이 급하게 중국 심양으로 갑니다. 갔더니 진짜 북한 김성혜가 있는 거예요.

“처음 봤을 때는 조선족 아줌마같이 보였다.”

그래서 ‘혹시 조선족 대역을 써서 나한테 사기 치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을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사진을 찰칵 찍어서 그 사진을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보냈다는 겁니다. ‘이분 김성혜 맞아요?’ 그랬더니 이화영 전 부지사가 ‘맞아’라고 확인해 준 거죠.

그래서 북측을 만나게 됐고, 만나다 보니까 약속한 30분 만남이 길어져서 술도 마셨다는 거예요. 술 마시는 과정에서 북한 김성혜 실장이 “이화영이 분명히 지원해 준다고 했는데 약속을 어겨서 내가 입장이 난처해졌다. 아주 거짓말쟁이다” 그랬더니 김 회장이 술 취해가지고 “우리 형 욕하지 마세요” 이런 얘기도 했다는 겁니다.

어쨌건 그러고 나서 돌아와요. 돌아와서 이화영, 김성태, 박용철 세 사람이 서울 신당동에 있는 쌍방울 신사옥 11층에 모여서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이화영 전 부지사가 다시 이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쌍방울에서 500만 달러 해주면 안 되겠니?”

그랬더니 두 사람이 물어봤다는 거예요

“대북관계, UN제재 이런 거 괜찮은 거예요?”

왜냐하면, UN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서 현금을 북한에 보낼 수가 없거든요.

그랬더니 이화영 전 부지사가 “500만 달러가 아니라 5조 원 이상 이익이 나올 수 있는 사업이야”라고 꼬드기더라는 겁니다. 근데 본인도 봤잖아요. 북한 김성혜가 실제로 나타나고, 얘기를 나누고 그래서 김성태 회장이 “오케이, 합시다”라고 합니다. 쌍방울의 대북사업 ‘N프로젝트’가 여기서 시작이 됐다는 겁니다.

쌍울울이 그동안 대북사업을 한 게 없었잖아요. 근데 대북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는 실제로 2019년 1월에 200만 달러, 4월에 3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게 김성태 방용철 안부수 이 세 사람의 진술인데 재판부는 “신뢰성이 있다. 일관적이고 구체적이다” 하면서 인정합니다.

1심 재판부가 지금 뭘 보고 있죠? 결국은 실제로 김성태가 북한에 준 게 스마트팜 비용이 맞느냐를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려면 뭐예요? 스마트팜이라는 존재가 진짜 있었느냐를 봐야 되는 겁니다.

재판부는 이렇게 봅니다.

“이화영은 북한에 스마트팜 지원을 약속한 게 맞다.”

왜 맞느냐? 일단 당시 이화영이라는 부지사가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느냐도 한번 봅니다. 어떤 처지였냐? 2018년 6월 지방선거가 있었고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도지사가 되고요. 바로 평화부지사라는 자리를 만들어서 이화영 부지사를 임명합니다.

남북 사업을 맡는 역할을 맡은 거예요. 당시 경기도는 남북교류협력기금 경기도 예산을 빠르게 늘리면서 북한과 뭔가 하고 싶어 했어요. 이화영 전 부지사는 17대 국회 열린우리당 의원 때부터 북한 관련 남북 교류 전문가예요. 경기도가 북한과 협력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평화부지사 되자마자 두 차례 북한에 올라갑니다.

충분히 북한과 뭔가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을 그 당시에 뭘 선택했느냐? ‘스마트팜’을 선택했다고 재판부는 봤습니다.

2018년 9월 처음 시작은 안부수 회장의 스마트팜 지원 제안이었습니다. 그때 이화영 전 부지사가 “북한이 제안한 경기도-황해도 협동농장 시범운영은 2007년 방북 당시에 내가 방북했을 때도 북한 아태위가 제안을 했었다”고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본인이 2007년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북한 갔을 때도 그 얘기를 하더라, 그러니까 이번에도 같이 하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실제로 그다음 달에 국정원이 쓴 문건을 보면 북한 김성혜가 이화영에게 황해도 시범농장을 요청했다는 글이 적힌 국정원 문건도 확인이 됐고요. 2차 방북 때는 평양 협동농장에 실제로 이화영 부지사가 갔었다는 거예요. 스마트팜 할 거 아니면 왜 갔겠냐는 거죠.

그 다음 달에 북한 사람들이 제1차 아태평화국제대회 참석차 경기도로 내려옵니다, 안부수가 다리를 놔서 쌍방울이 돈 대고 이재명 지사와 이화영 부지사까지 참석하는 행사가 열렸는데 그때 온 북한 인사들이 경기농업기술원을 방문했다는 거예요. 이것도 결국은 스마트팜 때문에 갔다고 재판부는 보는 겁니다.

“스마트팜이 아니었으면 경기도가 주최하는 1차 국제대회에 북한 측이 직접 참석한 경위를 설명하기 어렵다. 북측에 단기간 내에 적극적으로 스마트팜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은 넉넉하게 인정이 된다.”

증거가 차고 넘친다는 게 1심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일단 이화영이 북한에 스마트팜 지원 약속을 했어요. 그러면 이화영이 돈 주면 되잖아요. 근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왜 쌍방울이 그 돈을 냈냐? 그걸 지금 찾아가는 거예요.

일단 스마트팜 지원을 이화영이 약속했는데 돈을 못 줘서 북한이 화가 났다는 거예요. 그것도 인정이 된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 스마트팜 지원금을 계속 못 주면서 북한 김성혜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있었다는 겁니다.

2018년 10월에 처음으로 이화영 전 부지사가 직접 북한에 올라가서 북한 김성혜 실장에게 스마트팜 500만 달러 주기로 약속을 했어요. 그다음 달 안부수 회장이 올라가 김성혜 실장을 만나거든요. 그랬더니 김성혜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화영이 황해도의 시범농장 사업을 약속해 놓고 진척이 없다. 이화영 말만 믿고 상부에 보고한 후에 2천 명 돌격대 조직했는데, 내가 어렵게 됐다”

‘2천 명 돌격대’라는 건 뭐냐면, 결국 노동자예요. 스마트팜 사업을 할 노동자도 2천 명이나 지금 조직을 해놨는데 경기도에서 돈이 안 오는 거예요. 12월 말에 안부수 전 회장에게 또 얘기를 합니다.

“잠을 못 잘 정도로 내가 마음고생이 심해요. 이게 농민 대상 사업이라 내가 책임져야 해요.”

12월에 북한 갔을 때 천안함 폭침의 주범 김영철을 만났더니 또 얘기를 해요.

“김성혜가 어려운 상황이니 많이 도와주기 바랍니다. 황해도 시범농장 사업은 위원장에게도 보고가 됐는데 진행되지 않아 김성혜가 질책 많이 받았습니다.”

엄청 곤란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거예요. 2019년 1월에 실제로 김성태 회장이 500만 달러를 대납하기로 결심을 하고 중국에서 안부수, 이화영 전 부지사와 함께 북한 아태위를 만나거든요. 당시에 중국에 갔더니 송명철 북한 아태위 부실장이 이화영 전 부지사를 보자마자 “경기도는 나가 있어라, 어디 뻔뻔스러운 얼굴로 왔냐” 화를 냈다는 거예요.

그러면 쌍방울은 정말로 이걸 대납한 게 맞냐로 갑니다. 스마트팜이라는 건 있었던 것 같고 이화영 전 부지사는 곤란해 했고, 정말 쌍방울은 이 돈을 대납으로 보내준 걸까?

재판부는 “스마트팜 대납 아니면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시작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는 거예요. 이 근거를 보겠습니다.

김성태 회장은 이렇게 얘기를 해요.

“본인이 대북사업을 추진하려고 결심한 건 2018년 11월 말에 처음 북한 김성혜를 만나면서부터다.”

그러니까 반신반의했는데 ‘진짜 TV에서 보던 북한 김성혜가 나타났네? 그러면 북한하고 진짜 뭔가 할 수 있겠네?’ 생각을 이때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이 다리를 누가 놔줬다는 거예요? 김성태는 “이화영이다” 하고, 이화영 전 부지사는 “나는 이때 김성태 회장이 북한 김성혜를 만났는지도 몰랐어요”라고 반박을 하거든요.

재판부가 보기엔, 결정적으로 이게 거짓말이라고 봐요. 아까 김성태 회장 뭐라고 진술을 해요? “김성혜가 조선족 아줌마같이 보여서 혹시 조선족 이거 대역 쓴 거 아니냐 해서 사진을 찍어서 이화영 부지사에게 보냈더니 김성혜 맞다고 얘기했다”고 김성태는 진술하고 있어요. 반면 이화영 전 부지사는 “둘이 만났는지도 몰랐다”고 지금 부인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화영 전 부지사 핸드폰에서 김성태 회장이 당시 북한 김성혜를 만나서 다른 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이 저장이 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화영이 몰랐을 리가 없다는 거죠. 재판부가 봤더니, 어쨌건 대북사업을 시작하잖아요.

그런데 김성태 전 회장 주변에 아무리 봐도 이화영 말고는 뭔가 북한하고 연계될 만한, 뭔가 조언을 해주거나 영향을 줄 만한 사람 자체가 없더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화영이 김성태 쌍방울의 대북사업 출발점이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경기도가 쌍방울의 대북사업에 도움을 준 정황도 있다는 겁니다. 2018년11월에 대북사업 추진을 결심하고 12월에 김성태 쌍방울 회장은 북한 김성혜에게 ‘협력사업 제안서’를 제출합니다. “이거 제출할 때 제안서 자료를 이화영 부지사가 줬다” 이렇게 진술하거든요. 이화영 전 부지사는 부인하지만 실제로 이 전 부지사 밑에 있던 실무자 PC에서 그 자료가 나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도와준 게 맞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쌍방울그룹이 협동농장을 지원하겠다. 단계적으로 미화 300만 불 내지 500만 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이 사업 제안서에 들어갑니다. 만약에 경기도가 추진하던 이 스마트팜 대납이 아니라면 대체 왜 쌍방울이 협동농장을 지원하겠다고 썼겠냐는 거예요.

쌍방울과 협동농장이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쌍방울은 무슨 회사예요? 아까 말한 대로 내의 만드는 제조업이에요. 그리고 주로 뭘 하냐면, M&A로 돈 버는 회사인데 갑자기 본인들 주특기도 아닌 협동농장을 지원하겠다고 왜 썼겠냐는 거예요.

“경기도에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하면 경기도가 본인의 대북사업을 지원할 거라고 신뢰했다는 것 외에는 북한에 돈을 보낼 다른 이유를 찾기가 힘들다.”

북한에 경기도 걸 대신 내주면 경기도가 나를 도와주겠거니 이 이유 말고는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할 이유가 없다고 재판부는 본 겁니다.

쌍방울이 실제로 정말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한 거냐? 쌍방울이 스마트팜 비용을 대신 납부한 이후 경기도가 북한과 잘 지내더라는 겁니다. 그전까지 뭐였어요? 아까 김성혜가 화 많이 났었죠. 그런데 갑자기 잘 지내더라는 거예요. 바로 이날입니다. 2019년 1월 17일.

판결문에 따르면 송명철이 북한 아태위 부실장이 화를 냈어요. 그런데 그날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김성태 회장이 북한 송명철에게 “제가 그 500만 달러 내기로 했다. 제가 줄 거라고 얘기를 했고 북한 송명철 부실장이 웃으면서 좋아했다”는 내용이 진술에 들어가 있습니다.

실제로 일주일 뒤인 1월 24일 김성태 회장은 북한 아태위에게 500만 달러 중 200만 달러를 먼저 보냅니다. 바로 그날 김성태 회장이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형 보냈어요”라고 했더니 그날 바로 이화영 전 부지사의 비서관이 경기도 산림과에 “북한에서 금송(소나무) 이런 거 지원을 요청했으니까 검토 바랍니다”라고 해요. 이제 다시 경기도와 북한 간에 지원이나 교류 협력이 될 거라는 걸 알렸다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는 그전까지 안 되던 사업들이 자꾸 진행이 되더라는 거예요. 바로 다음 달 경기도는 안부수 아태협 회장과 함께 아태협을 통해서 북한에 인도적 지원 사업을 하겠다고 합의를 맺고요. 실제로 밀가루나 묘목 지원 사업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잘 안 돼요. 이때부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북미관계가 틀어지고 그러면서 남북관계도 막 틀어지거든요. 그래서 잘되지는 않지만, 어쨌건 뭐가 진행이 돼요.

“북미정상회담 결렬에도 경기도만이 지자체 중에 유일하게 대북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이건 쌍방울이 경기도의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1심 재판부의 결과입니다.

그러자 이화영 전 부지사 쪽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요즘 시끌시끌한 ‘국정원 문건’을 근거로 댑니다.

▶ ‘이화영 반박’ 통하지 않은 1심 판결, 왜?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의 주장입니다.

“무슨 소리냐.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을 대신 낸 게 아니라 쌍방울이 북한으로부터 사업권을 받아서 주가를 올리려고 그 이유로 북한에 돈 보낸 겁니다.”

김성태 회장이 2018년 11월부터 뭔가 대북사업을 결심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2018년 4월쯤부터 관심을 가졌다는 거예요. 쌍방울 밑에 나노스라는 계열사가 대북수혜주가 되면서 주가가 많이 올랐던 적이 있어요. 그때 한 번 경험한 이후에 뭔가 북한 관련 사업을 하면 주가가 오르는 구나를 알게 돼서 북한과 연결이 됐다는 거예요.

북한으로부터 이런 희토류 등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사업권 대가로 500만 원 달러를 보낸 거다, 그래서 본인들 주가 올리려고 500만 달러를 낸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일단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왜냐? 나노스가 2018년 4월에 대북수혜주로 주가가 올라요. 할 거면 남북관계가 좋았는데 진작하지 왜 12월까지는 아무것도 안 하다가 갑자기 12월에 대북사업을 제대로 시작 하냐는 거예요.

실제로 이화영 전 부지사는 북한하고 연결고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김성태 회장이 안부수 회장 통해서 지금 이걸 했다”는 게 이화영의 주장이에요. 그런데 재판부는 쌍방울이 뭘 믿고 안부수와 사업을 하냐는 거예요. 안부수‧이화영은 원래 알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처음에는 안부수 회장이 “저 원래 김성태 회장과도 알던 사이예요”라고 해요. 근데 나중에 진술을 바꿉니다.

“본인이 북한하고 뭔가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을 좀 지원해 줄 사람 없겠냐”고 이화영 부지사한테 얘기를 했더니 이화영이 김성태 회장을 연결해 줬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 두 사람이 서로 알게 됐다는 겁니다. 그게 2018년 10월입니다.

안부수 본인도 사실은 ‘유해 봉환 사업’ 시민단체를 하던 사람이에요. 본인도 실제로 북한과 경제협력을 해본 경험은 별로 없어요. 그런데 김성태가 소개받은 지 한 달밖에 안 되는 안부수를 신뢰해서 이 대북사업을 펼치려고 결심을 했다? 재판부는 아무리 봐도 김성태 본인이 자발적으로 한 걸로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랬더니 이화영 전 부지사가 반박하면서 문건을 하나 근거로 댑니다.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하기 위해 해외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유치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투자유치 IR 자료를 만드는데, 그 자료 내용 중에 북한 아태위와의 협약 합의서 개요를 넣습니다.

거기에 보면 북한 아태평화위와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가 합의를 한 거예요.

‘희토류 탐사 및 채굴권 갖고 오는 대가로 계약금 500만 달러를 지급할 겁니다. 1월에 이미 지급을 했고, 2월 중 나머지 지급합니다. 300만 불 나머지 지급합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은 ‘이것 봐라 이게 스마트팜 비용이냐, 아니지 않냐. 희토류 탐사 같은 거 사업권 따오는 그 대가로 계약금 줬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해요.

그런데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왜 받아들이지 않느냐? 김성태 전 회장이 이렇게 얘기를 해요.

“아니, 그러면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데 거기다가 그러면 ‘경기도 대납’이라고 쓰냐. 그게 말이 되냐?”

쌍방울그룹이 국내 기업인데 경기도 대신 북한에 뒷돈 줬다는 걸 어떻게 투자자들한테 얘기를 하냐는 거예요. 보여 주기용으로 ‘계약금’이라 썼을 뿐이라는 거죠. 이때 이 쌍방울 투자유치를 담당했던 전문가도 투자자들에게 실제로 액션이 있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미 500만 불을 지불한 상태’라는 식으로 표현을 했다는 겁니다. 재판부가 보기엔 이게 더 합당해 보인다는 겁니다.

1심 재판부가 보기에 당시 협약식 때는 구체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던 상황이 아니라는 거예요.

“나노스 IR 작성 후에 쌍방울과 북측이 체결한 합의서에는 구체적인 사업 조건이나 내용이 특정이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로 사업권 대가로 쌍방울이 북한에게 계약금을 지급할 상황은 아닌 걸로 보인다.”

뭔가 그래도 구체적으로 돼야 사업 계약금을 줄 텐데 아직 그 단계까지 못 갔던 상황이기 때문에 이건 계약금이 아니라, 스마트팜 비용 대납을 이렇게 표현한 게 맞다고 본 겁니다.

쌍방울 투자유치 전문가가 작성한 해외투자유치 관련 회의록 자료를 보면 쌍방울은 대북사업을 하기 위해서 1억 달러를 유치하려고 추진을 합니다. 왜냐하면, 돈이 있어야 북한으로부터 사업권을 사서 하잖아요.

질문들이 계속 들어오는 거죠. ‘근데 지금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하는데 그게 일반 기업이 할 수 있어요?’ 그때마다 경기도와 이 전 부지사가 계속 언급이 됩니다.

“우리는 경기도와 공동으로 합니다. 경기부지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습니다.”
“우리는 단순한 협력관계가 아니라 경기도 부지사는 그룹의 리더로 봐도 됩니다. 컨퍼런스 콜 요청하면 제가 확인해 드릴게요.”

지금 민주당이 이화영 재판 판결을 비판하면서 대는 근거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아마 ‘국정원 문건’일 겁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국정원의 이 비밀문건은 신뢰성이 낮다고 봤습니다.

당시 안부수 회장이 국정원의 블랙 요원이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북한에 왔다 갔다 하면서 국정원의 정보원 역할도 같이 했던 거죠. 쌍방울 김성태가 왜 북한에 돈을 보냈느냐는 것에 대해서 정보를 계속 올렸던 그 비밀 문건을 이번에 증거가 채택이 됩니다.

문건에는 ‘북한 정찰총국 리호남은 대북사업으로 쌍방울 계열사 주가를 띄워주는 대가로 수익금 일부를 받기로 했다고…’ 적혀있어요. 김성태와 북한의 리호남이 짰다는 거예요. 대북사업을 하면 쌍방울 주가가 오르면 그 이익 중에 일부를 북한 리호남에게 주기로 한 거다. 왜냐면 리호남은 북한의 사업권을 줄 수 있는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결국 이 500만 달러는 스마트팜 대납 비용이 아니라 주가를 조작하기 위한 리호남과 짠 거라는 게 이화영 전 부지사의 주장입니다.

그러면 1심 재판부는 왜 신뢰성이 낮다고 봤을까요? 첫째, 아무리 이 문건을 봐도 실제로 주가 상승이나 수익금을 어떻게 조성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고 그냥 몇 줄 적혀 있다는 거예요. 두 번째, 실제로 그러면 이때쯤 김성태가 주식을 팔거나 액션이 있어야 되는데 아무런 이익을 실현할 움직임 등 액션이 없었다는 거예요.

세 번째, 주가조작은 이 사안의 본질과 크게 관계가 없다는 겁니다. 김성태 회장이 북한에 돈을 준 건 팩트입니다. 돈 준 거 맞아요. 이때 이렇게 돈을 주면서 김성태와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시작한 것도 팩트예요. 이거 두 개는 팩트예요.

그러면 이 출발점이 어디냐? 재판부는 스마트팜이라는 거예요. 이 과정 속에서 부수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해도 출발점은 스마트팜이라는 거예요. 스마트팜 대납으로 500만 달러를 줬다는 본질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 것 같습니다.

재판부는 계속해서 이 스마트팜이 아니면 김성태 회장이 대북사업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고 한 거잖아요. 그런데 민주당은 그게 아니라고 해요. 김성태 회장이 주가를 띄워 그걸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대북사업을 해야 할 이런 이유가 있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입니다.

▶김성태 손 든 1심 판결…“이재명에 보고” 부분은?

길게 왔습니다, 여러분. 정리하겠습니다.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북한에 보낸 500만 달러는 경기도가 추진하는 스마트팜 비용을 대신 납부한 거다.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이화영은 공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사기업을 무리하게 동원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해서 1심 재판부는 징역 9년 6개월 중형을 선택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죄 등 다 합쳐서 징역 9년 6개월을 받았습니다.

‘대납’ 그러면 당연히 따라오는 이게 뭐예요? 당시 경기도지사가 누구였어요? 그러면 이재명 지사는 몰랐을까? 이건 이화영 판결입니다. 근데 이화영 판결에 이재명 지사의 이름이 나옵니다. 예민할 수 있으니까 제가 한 글자도 안 바꾸고 들고 왔습니다.

“김성태가 이 법정에서 당시 이화영에게 경기도를 대신해서 스마트팜 비용을 내는 것에 대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보고를 했냐고 물어봤을 때, 이화영이 ‘당연히 그쪽에 말씀드렸다’이런 말을 들었다는 취지로 반복하여 진술한 것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김성태는 “당연히 이재명 지사도 알고 있어요”라고 법정에서 얘기를 해요. 본인이 직접 이재명에게 “(대납) 보고받았어요?”라고 한 적은 없어요. 하지만 통해서 들었다고 진술하는데 그게 재판부가 보기엔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김성태-이재명) 통화를 한 사실도 재판부가 판결문에 적어놓습니다. 언제냐? 이 사진 많이 나오네요. 2019년 1월 중국에 가서 북한 아태위와 만찬 하고, 협약식 맺었던 그날 밤에 술을 먹다가 이화영 부지사가 잠깐만 기다리라며 이재명 지사에게 전화를 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김성태에게 바꿔줬다는 겁니다.

김성태 회장이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하자 이재명 지사가 “그렇게 해 주세요”라고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이거까지 나온 거예요, 지금 이 판결문에는 실제로 이화영 전 부지사가 작년에 검찰에 진술하잖아요.

“나 이거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어요.”

그랬다가 진술 번복했잖아요. 지금 민주당은 그 진술 자체가 검찰의 회유와 조작에 의해서 한 거라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거기에 대해서 이화영 1심 재판부는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이화영이 최종 결재권자인 경기도지사 이재명에게 스마트팜 비용 대납 사실을 보고하였다고 검찰에 진술한 내용은, 여기서 우리 쟁점과는 직접 관련이 없어서 요증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

‘요증’은 뭐냐면 ‘증거를 필요로 하는’ 이에요. 이게 중요한 진술이라면 이 진술이 맞는지 안 맞는지 증거를 대야 되잖아요. 이화영 재판과는 크게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에 내가 판단하지 않겠다고 얘기를 해놓은 상황입니다.

지금 이재명 대표 기소가 됐잖아요. 그 재판에는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논쟁이 되겠죠. 이재명 지사가 이 스마트팜 비용 대납을 알았느냐, 몰랐느냐는 이재명 대표가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가 됐으니까 거기서 가려질 내용이겠죠.

오늘은 스마트팜 비용 대납 부분을 살펴봤습니다. 내일은 재판부가 왜 300만 달러를 이재명 지사의 방북대납 비용으로 생각했느냐를 전해드릴 겁니다.

시작부터 뭐가 들어가요? ‘이재명 방북 대납’. 이재명 대표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더 억울할 수도 있는 대목이잖아요. 어쨌건 제가 지금 소개를 드린 건 1심입니다. 2심 가고, 대법원 가면서 바뀔 수 있는 거예요.

민주당이 이 1심 판결에 대해서 문제 제기하는 이유도 2심, 최종심에서 바꾸기 위해서겠죠. 1심이 확정된 최종심은 아니라는 점 다시 한 번 여러분도 생각해 보시고 이 내용을 들어봐 주세요. 내일 이어갑니다.

궁금하긴 한데 복잡해서 잘 모르겠다는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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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허수연‧박현아PD

동정민 기자 ditt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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