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데이터", "이러다 팬들 떠난다" 리그 OPS가 0.627, 日 야구 70년 전으로 돌아갔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충격적인 데이터다", "경기가 지루해지면 팬들이 떠나버린다."
일본 프로야구는 올해 1점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센트럴리그는 리그 전체 OPS가 0.627에 불과하다. 지명타자가 있는 퍼시픽리그도 OPS 0.636으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득점이 안 나와도 너무 안 나오니 타자들은 성적 때문에 고민이고, 투수들도 실제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2~3점만 끌려가도 경기를 뒤집기 어려워지면서 팬들이 끝까지 경기를 지켜볼 이유가 줄어들었다.
일본 스포츠 잡지 '넘버'는 15일 "프로야구 이상사태, 홈런이 사라지고 있다"는 제목으로 '날지 않는 공 시대' 이상의 투고타자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 홈런 페이스는 12개 구단을 통틀어 약 840개로, 날지 않는 공 시대의 2011년 939개, 2012년 881개보다도 적은 숫자가 예상된다. 3할 타자는 12개 구단을 다 합쳐도 단 3명에 불과하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즈, 62경기 14홈런)와 야마카와 호타카(소프트뱅크 호크스, 60경기 12홈런), 오카모토 가즈마(요미우리 자이언츠, 64경기 10홈런)와 도밍고 산타나(야쿠르트 스왈로즈, 62경기 10홈런)까지 4명 밖에 없다.
리그 OPS는 2011년 센트럴리그 0.642, 퍼시픽리그 0.656이었는데 올해는 센트럴리그 0.627, 퍼시픽리그 0.636으로 떨어졌다. 날지 않는 공 시대보다 낮은, 1950년대 수준의 OPS다.
날지 않는 공이란?
'날지 않는 공'은 2011년과 2012년 2년간 쓰였던 일본 프로야구 통일경기사용구를 의미한다. 그전까지는 홈팀에 따라 경기사용구가 달랐는데, 2011년부터 한 가지 사양의 통일구를 사용하게 됐다. 그런데 이 시기에 홈런이 갑자기 줄어들었다가, 2013년 돌연 늘어났다.
알고보니 2011년과 2012년 동안은 0.4134라는 반발계수 기준 하한선을 밑도는 공이 그대로 경기에 사용됐었다. 그런데 2013년에는 그 기준을 '몰래' 변경해 더 멀리 날아가는 공을 경기에 쓰도록 했다. 가토 료조 커미셔너(총재)는 이 사건으로 인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본 야구 통계 업체 DELTA의 애널리스트 미야시타 히로시씨는 "투수의 레벨업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OPS가 0.600대라는 것은 프로야구에서 극단적인 투고타저를 의미한다. 득점이 나오지 않는 경기가 많아지면 많은 팬들이 지루해한다"고 지적했다.
넘버는 "미야시타 씨의 지적대로 극단적인 투고타저의 폐해 가운데 하나는 경기를 보는 팬들의 즐거움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득점이나 홈런의 감소가 대표적인 예다. 긴장감 있는 투수전도 좋지만 매일 일어나면 움직임 없는 단조로운 경기가 되고 만다"고 덧붙였다. 또 "메이저리그보다 경기 시간은 길고 득점은 없는 지금의 일본 프로야구는 콘텐츠로서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수많은 엔터테인먼트 중에 선택받을 수 있는 긴박감이 있을까"라고 우려했다.
또한 "일본 내에서 관중 수, 시청자 수 모두 스포츠계 최고를 지키고 있는 야구지만 지루하다는 이미지가 굳어버리면 인기가 급락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프로야구는 날지 않는 공 파문을 겪은 뒤 상하한선을 뒀던 공인구 반발계수 기준을 "0.4134를 목표치로 한다"고 바꿨다. NPB(일본야구기구)는 공인구 반발계수 검사 결과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미야시타 씨는 "공기저항은 미세한 차이에 따라 바뀐다"며 반발계수가 아닌 항력계수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이 바뀌었는지 아닌지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어떤 이유로든 극단적인 환경이 되지 않도록 리그가 조정을 취할 필요는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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