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푸라기]암 주요치료비 열풍…보험사는 '밑지는 장사' 안해요
단 치료비 1000만원 미만은 보험금 미지급
암수술·항암방사선치료 등 주요치료만 보장
보험업계에서 암 주요치료비 판매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흥국생명이 최대 5억원을 보장하는 암주요치료비 특약을 선보였습니다. 올초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에서 잇달아 해당 특약을 판매하며 인기몰이를 하자 비슷한 상품으로 고객 확보에 나선 거죠.
암 주요치료비는 '암 주요치료비'와 '종합병원 암 주요치료지원금' 두 특약에 동시 가입하는 세트 상품인데요. 암 주요치료비는 암 진단(갑상선암·기타피부암 등 유사암·소액암 제외)을 받고 △암수술 △항암방사선치료 △항암약물치료 등 주요치료를 받으면 가입당시 약속한 보험금을 5년간 연 1회씩 줍니다. 대부분 최대 2000만원 한도라고 하더군요.
종합병원 암 주요치료지원금은 연간 치료비 총액을 기준으로 1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1000만원씩 구간별로 정해진 보험금을 줍니다. 이 때도 유사암·소액암은 제외됩니다. 암 주요치료를 받고 급여와 비급여의 진료비 총액이 4500만원이라면 4000만원 구간대에 속하니 4000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식입니다. 단 치료비가 1000만원 미만이라면 999만원이라도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죠.
암 주요치료비, 장점은?
이런 특약은 암보험 트렌드 변화에 따라 나왔습니다. 1세대 암보험이 진단비 중심의 설계였다면 2세대는 이차암·재진단암, 3세대는 표적항암약물치료비 등 고액 암치료비가 주류였죠. 이후 4세대 통합암·전이암에서 현재는 본인부담금 암 치료비를 보장하는 데까지 발전했어요. 암 주요치료비 특약도 여기에 속하고요.
새 의료기술 발전으로 암 치료비가 치솟으면서 암 주요치료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보험업계 설명입니다. 최첨단 방사선치료인 중입자치료는 암세포만 정밀타격해 '꿈의 치료법'으로 불리지만, 총비용이 5000만원정도로 비싼데요. 과거 판매된 암보험은 보험금이 비교적 적어 이런 치료를 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암 주요치료비가 해결해 준다는 거고요.
일부 보험사는 비교적 싼 월 1만~2만원대 보험료로 보험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죠. 한 손해보험사 종합병원 암 주요치료지원금 설계서를 봤어요. 가입금액 1000만원 기준, 40세 여성(주부)이 20년납 100세만기로 가입했을 때 보험료가 월 1만1000원 정도더군요. 1년에 약 13만원만 내면 암 치료비 100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죠. 비갱신형이라 20년간 보험료가 더 오르지도 않고요.(물론 가입금액, 보험사, 연령, 직업, 성별 등에 따라 보험료는 달라집니다.)
보험약관 꼼꼼히 살피니…
그런데, 보험사들도 밑지는 장사는 안 합니다. 우선 보험금을 받는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종합병원 암 주요치료지원금의 경우 무조건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암치료는 종합병원에 가는 게 기본이지만 통상 과잉진료는 규모가 작은 병·의원에서 일어난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치료비 수준이 생각보다 작아질 수밖에 없죠.
치료비가 1000만원 이상 나왔어도 보장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암 '주요치료'가 기준이라서요. 그러니까 면역령 강화 치료, 호르몬 관련 치료제, 암 후유증 및 합병증을 비롯해 암 주요치료와 관련없는 진찰료, 입원료, 마취료 등은 치료비로 계산하지 않는다는 거죠.
대부분 약관에서 최초 진단 확정을 받은 암의 주요치료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준다고 한 점도 잊으면 안 됩니다. 원발암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2차성 전이암에 대한 보험금은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거죠. 최악의 경우 맨 처음 갑상선암에 걸렸다면, 이후 위암, 간암으로 전이되더라도 돈을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원발암인 갑상선암은 애초에 암 주요치료비 보장 대상이 아니니까요.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장금액이 일반 정액담보보단 높지만, 의료비 총액이 1000만원 미만이면 보험금을 전혀 받을 수 없게 된다"며 "몇만원 차이로 더 많은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구조는 높은 민원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말했습니다.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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