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오이·고추·호박…과채류 이른 더위에 값 시들

김민지 기자 2024. 6. 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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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열매채소류 시세가 이른 더위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생육이 빨라져 출하량은 늘었는데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가 부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강욱 농협경제지주 원예수급부 과채친환경팀장은 "애호박 생육이 호조를 띠면서 이달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면서 "특히 강원지역에서 6월말부터 나오는 애호박은 아주심기(정식) 직후부터 기상 여건이 좋아 수확량이 증가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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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파프리카, 생육 빨라져
수박·오이 등 출하량 늘었지만
경기침체로 소비자 지갑 닫아
장마철까지 반등 기대 힘들듯
11일 서울 가락시장 청과부류 경매장에 수박이 쌓여 있다.

주요 열매채소류 시세가 이른 더위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생육이 빨라져 출하량은 늘었는데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가 부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애호박은 20개들이 상품 한상자당 1만3184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평균(1만6257원)과 견줘 19%, 평년(1만4867원)보다 11% 낮았다.

빨강파프리카는 5㎏들이 상품 한상자당 1만4827원에 낙찰됐다. 지난해(2만557원)·평년(1만5388원)과 비교해 28%·4% 내렸다.

청양고추는 10㎏들이 상품 한상자가 3만1991원으로 전년(4만7937원)·평년(4만3143원) 대비 33%·26% 하락했다. 오이맛고추도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2만5780원으로 전년(4만6538원)·평년(3만3674원) 대비 45%·23% 저조했다.

이강욱 농협경제지주 원예수급부 과채친환경팀장은 “애호박 생육이 호조를 띠면서 이달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면서 “특히 강원지역에서 6월말부터 나오는 애호박은 아주심기(정식) 직후부터 기상 여건이 좋아 수확량이 증가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문리인 동화청과 경매사는 “본래 6월 중순은 파프리카·풋고추 출하 산지가 겹쳐 반입량이 많은 시기”라면서도 “올해는 생육이 원활해선지 강원·충청권에다 경남까지 출하 대열에 가세했다”고 밝혔다.

최선만 서울청과 경매사는 “보통 애호박은 더우면 소비가 줄긴 하는데, 올해는 이달초부터 갑자기 더워지면서 수요가 급감했다”며 “장마가 올 때까지는 수요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울 때 소비가 활발한 일부 품목도 반입량 급증과 소비 부진에 시세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14일 가락시장 ‘백다다기’ 오이 경락값은 100개들이 상품 한상자당 2만6846원을 기록했다. 전년(3만9145원)·평년(3만2197원)보다 31%·17% 낮다. 수박도 상품 1㎏당 1874원에 거래돼 전년(2175원)·평년(1947원) 대비 14%·4% 떨어졌다.

최 경매사는 “지난해 일부 오이 주산지에서 저온피해를 본 것을 고려하더라도 올해는 예상보다 반입량이 많다”면서 “법인 기준 오이 반입량이 전년 대비 30∼5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이는 냉면·오이냉국 등에 많이 쓰이는데 높아진 외식물가에 소비가 얼어붙어선지 수요가 줄었다”고 덧붙였다.

김규효 서울청과 경매사는 “수박은 현재 충북 음성, 전북 고창 등지에서 출하하고 있으며 낮에는 폭염이지만 밤에는 기온이 25℃ 이하로 내려가 수박이 잘 자라면서 전년 대비 수박 반입량이 5∼10%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소비자 지갑은 기대만큼 열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품목은 폭염으로 유통과정에서 짓무름이 발생해 품위가 떨어지기도 했다.

김지회 서울청과 관리팀장은 “채소경매장에 대형 선풍기를 가동하고 물을 자주 뿌리는 등 농산물 선도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애호박처럼 껍질이 부드러운 품목은 더위에 짓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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