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속 유로 2024 도전…"국민에게 희망을"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의 세르히 레브로우 감독은 13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조국에 대한 마음과 정신을 보여주겠다"며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선전할 것을 다짐했다.

우크라이나는 14일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유로 2024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이후 계속되는 전쟁 속에서 참가하는 첫 주요 국제 축구대회다. 벨기에, 슬로바키아, 루마니아와 함께 E조에 속한 우크라이나는 17일 루마니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있다.

레브로우 감독은 "우크라이나에서 축구가 가장 중요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 2024에서의 선전이 조국에 큰 희망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월 우크라이나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유로 2024 출전 티켓을 따내자 "우크라이나 국민은 어려울 때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싸운다는 걸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축하했다. 레브로우 감독은 "최전선에서 싸우는 군인들이 우리의 축구가 자랑스럽다는 편지를 보내왔다"며 "우리의 기개를 유럽에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쟁 3년 차를 맞은 우크라이나는 열악한 조건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많은 경기장이 포탄을 피하지 못하고 파괴되었고, 공습 경보가 계속되어 우크라이나 내에서 훈련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대신 이웃 나라를 떠돌며 훈련 장소를 찾아야 했고, 그곳에서 '홈 경기'까지 치러야 했다.

레브로우 감독은 노란색과 파란색의 우크라이나 유니폼을 입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를 끊임없이 강조하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에게 의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전선에서 싸우는 군인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어린이들의 영상을 보여주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레브로우 감독은 "몇 분간 눈물을 흘린 선수들은 당연히 이전과는 다른 마음을 갖고 경기장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곳에 갈 자격이 있다"는 레브로우 감독은 "우크라이나의 정신을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한다. 경기에서 이기는 것뿐만 아니라 열정과 기개도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 조국이 폐허에서 다시 회복하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는 유럽축구연맹(UEFA)의 출전 금지 제재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다. 

사진 = AFP, AP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