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절대 지켜'…개딸들 '친명'에도 '수박' 딱지 [정치 인사이드]
그런데도 '권한'은 주어졌다
野 원로 유인태 "해괴망측" 쓴소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팬덤을 일컫는 소위 '개딸'들의 맹목성이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하고 있다. 당이 강성 팬덤에 좌지우지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권리 당원들의 권한 또한 강해지는 추세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개딸에게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뜻으로 '비명계'를 비하해 이르는 말)으로 찍힌 의원은 다름 아닌 '원조 친명'으로 불리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다. 김 의원이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에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맞춤형'이라고 비판받는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 "너무 빠르고 급하게 개정한다고 본다. 이재명 대표의 연임과 당헌·당규 개정을 매칭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시작한 뒤 줄곧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이재명 대표가 설탕만 먹고 있다면 치아가 다 썩을 수 있다", "이재명 대표만을 위해 민주당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는 등의 발언은 특히 개딸의 반발을 불렀다.
김 의원은 '원조 친명'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그의 쓴소리가 당내 '레드팀' 역할을 자처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의원이 움직여서 외부의 비판을 사전 차단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그런데도 개딸의 분노는 김 의원에 향했다. '이재명 대표 지키기'에 방해가 된다면, 친명 색채를 가진 의원조차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강성 지지층이 모인 다수의 커뮤니티에는 "수박이 또 나타났다", "누구 때문에 민주당 국회의원이 됐는지 착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재명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아무 말 말고 오로지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바람을 잘 경청하고 그대로 실천해라"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오락가락' 개딸의 수박 색출…'입김'은 강해진다
개딸의 '오락가락' 수박 색출 움직임은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나왔다. 최근 개딸은 돌연 극렬히 반대했던 우원식 의장을 향해 '여자 추미애' 별명을 붙이며 추앙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 등 쟁점 상임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를 확보하도록 우 의장이 본회의를 개의한 데 따른 것이다.
개딸들은 자신들이 비토하던 우 의장을 향해 감사 인사 릴레이를 펼치며 "민주당의 자랑이다", "사람 잘못 봤었다. 응원해드리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맹렬히 우 의장을 공격하던 태도가 국회 개원 약 2주 만에 180도 바뀐 셈이다.
문제는 이런 개딸이 앞으로 민주당에 점점 더 큰 권한을 휘두르게 됐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표에 의한 민주당이 '당원 중심주의'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민주당 당무위원회를 통과한 당헌·당규 개정안은 권리당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일제히 채워졌다. 국회의장단 후보자 및 원내대표 선거에 재적의원 투표 80%에 권리당원 투표 20%를 합산하도록 해, 권리당원이 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암묵적으로 이뤄지던 강성 당원들의 실력 행사가 공식적인 '룰' 안으로 들어오게 된 셈이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사무총장은 이러한 민주당 당규 개정에 대해 "해괴망측한 소리"라고 일갈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원권을 강화하는 것은 좋은데 그것도 한계가 있고 선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당비가) 당원들이 내는 것보다 세금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당비 좀 낸 당원들 하자는 대로, 소수가 강성 목소리로 끌고 가는 게 맞느냐"며 "그동안 당원투표 해서 잘된 일이 무엇이 있느냐. 고약한 짓 할 때만 당원투표를 거친다"라고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은 '비판'의 목소리가 완전히 소멸하여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면서 "당정의 실정으로 아직은 버티고 있지만, 상대가 정상화하는 순간 민주당이 궤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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