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랜더스라고 하는데…" 평균 연령 22세 내야진, SSG 야구가 이렇게 젊어질 줄이야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홈런왕’ 최정(37)을 빼놓고 설명이 안 되는 팀이다.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 476홈런으로 쌓아올린 업적도 대단하지만 30대 후반 베테랑이 된 지금도 여전히 팀 내 최고 타격 생산력을 뽐내고 있다. 워낙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최정 랜더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SSG는 지난 13일 문학 KIA전(7-1)에 이어 14일 대전 한화전(11-4)을 최정 없이 이겼다. 갑작스런 이석증으로 최정이 2경기 연속 결장했지만, 그의 빈자리를 메운 신인 내야수 정준재를 비롯해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연승을 거두며 1위에 4경기차 5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동국대 2학년 재학 중 얼리 드래프트를 통해 5라운드 전체 50순위로 SSG에 올해 입단한 우투좌타 내야수 정준재는 13~14일 2경기 연속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13일 KIA전에서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초구에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 안타로 상대 선발 제임스 네일을 흔들며 5득점 빅이닝의 발판을 마련한 정준재는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깜짝 활약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15일 한화전을 앞두고 “정준재가 5회 기습 번트를 잘 댔다. 다들 ‘최정 랜더스’라고 하는데 박지환도 그렇고, 신인 친구들이 나가서 잘해줬다.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팀한테 굉장히 힘이 되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여세를 몰아 15일 한화전에도 정준재는 3타수 2안타 2득점 2볼넷으로 4출루 경기를 펼쳤다. 선두타자로 나선 3회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며 3득점의 시작을 알렸다. 7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서 볼넷으로 출루하며 6득점 빅이닝의 서막을 열었다. 정준재가 이닝 첫 타자로 출루할 때마다 SSG의 공격 물꼬가 터졌다. 올 시즌 성적은 22경기 타율 2할7푼1리(48타수 13안타) 3타점 5볼넷 출루율 3할4푼.
여기에 2005년 1차 지명자 최정 이후 SSG가 19년 만에 1라운드에서 뽑은 내야수 박지환도 주전 2루수로 떠올랐다. 이날 문동주에게 2~3회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17경기 타율 4할1푼2리(51타수 21안타) 1홈런 7타점 OPS 1.033으로 표본은 적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박지환이 수비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수비코치와 함께 첫발 스타트나 태그하는 연습도 꾸준히 한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며 “박지환과 정준재뿐만 아니라 고명준도 신인이나 마찬가지인데 경험을 잘 쌓고 있다. 세 친구 활약으로 우리 팀의 미래가 밝아지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올해 1군에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4년 차 고명준도 64경기 타율 2할5푼2리(214타수 54안타) 7홈런 30타점 OPS .686으로 활약하며 주전 1루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3~14일 SSG 선발 내야수 중 1998년생 유격수 박성한이 26세로 최고참이 됐다. 2002년생 고명준(22), 2003년생 정준재(21), 2005년생 박지환(19)까지 내야수 4명의 평균 연령이 22세에 불과했다.
여기에 투수 쪽도 세대 교체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14일 한화전에서 수비 실책 3개에도 불구하고 5이닝 8피안타 3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버티며 시즌 2승(3패)째를 거둔 송영진이 평균자책점 5.91로 높은 편이지만 5선발 경험치를 잘 쌓고 있다. 송영진도 2004년생으로 20세밖에 안 된 2년 차 우완 영건이다.
송영진과 같은 2004년생 우완 이로운도 올 시즌 33경기(35이닝) 1승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3.60으로 활약하며 필승조로 올라섰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02년생 22세 우완 조병현도 36경기(34이닝) 2승2패10홀드 평균자책점 3.71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999년생 우완 최민준(25), 1997년생 좌완 한두솔(27)까지 20대 중반 젊은 투수들도 불펜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투수 쪽에서도 조병현, 한두솔, 이로운, 최민준 등 여러 선수들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있다. 우리 팀의 미래를 봤을 때 굉장히 좋은 것이다”며 투타에 걸쳐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세대 교체에 만족스러워했다. 주장 추신수도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밥 안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기분이 좋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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