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켠 경찰차 들이받은 테슬라...리콜 후에도 또 ‘자율주행’ 충돌 사고

미국에서 주행보조 기능을 작동시킨 테슬라가 비상등을 켠 차량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 교통국이 관련 조사를 벌여 테슬라가 대대적인 리콜 조치를 했는데도 이와 비슷한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테슬라 ‘모델 X’ 차량의 질주 모습. /테슬라

AP에 따르면 14일 로스앤젤레스(LA)와 가까운 한 도로 교차로에서 교통사고 처리를 위해 도로 일부를 막고 정차 중이던 경찰차에 충돌했다. 당시 경찰차는 비상등을 켜고 있었고, 주변에도 불빛을 내는 비상 신호기를 여러 대 놓아둔 상태였다. 경찰차에서 내려 도로에 서 있던 경찰관은 마주 오는 테슬라를 발견하고 도로 옆쪽으로 피했고, 경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도 충돌 방향에서 벗어나 부상을 면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테슬라 차량 운전자가 사고 당시 ‘셀프-드라이브’(self-drive, 자율주행) 모드를 작동시킨 채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차량 운전자가 작동시킨 기능이 테슬라의 주행보조 시스템 가운데 기본으로 장착된 ‘오토파일럿’인지 구매가 필요한 상위 소프트웨어인 ‘FSD’(Full Self-Driving)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P 에 따르면 오토파일럿 관련 충돌 사고는 총 467건 발생했다. 14명이 사망하고 54명이 부상당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FSD와 관련해서는 75건의 충돌 사고와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2021년에 긴급 차량에 대한 오토파일럿 충돌 사고를 조사하기 시작했지만, 테슬라가 소프트웨어를 리콜하고 운전자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후 조사를 종결했다. 운전자들이 오토파일럿 작동 중에도 계속 주의를 기울이도록 경고 기능을 추가하고, 운전자가 주의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을 경우 시스템 작동을 해제하는 기능 등이 더해졌다. 하지만 리콜 이후에도 20건의 오토파일럿 관련 충돌 사고가 발생하자 지난 4월 NHTSA는 테슬라 리콜 조치가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