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0대는 못 본다..마약, 계급, 폭력에 물든 학교물 [안윤지의 돋보기]
과거 청춘물, 학교물이라 함은 드라마 '학교'와 '반올림' 시리즈로 대표됐고, 이후엔 '드림하이' 시리즈가 있었다. 비교적 최근이라 할 수 있는 2018년엔 웹드라마 '에이틴' 시리즈가 등장해 10·2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9년 '어쩌다 발견한 하루'도 라이징 스타를 탄생시킨 데에 한몫했다. 밝고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던 학교물은 어느 순간부터 마약, 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를 담아내기 시작했다.
일례로 '약한영웅 Class 1''(2022년 作)이 있다. '약한영웅 Class 1'은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둔 드라마로, 겉보기에는 연약해 보이는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타고난 두뇌와 분석력으로 학교 안팎의 폭력에 대항해가는 약한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다. 청소년 관람 불가인 19금 판정을 받은 이 작품은 박지훈, 최현욱, 홍경의 뛰어난 연기력, 흡입력 있는 전개, 입체적인 캐릭터 등으로 박수받았다.
'약한영웅 Class 1' 이후로 이와 비슷한 부류의 드라마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마약 운반 수단으로 이용당하던 18세 소녀가 대마밭을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드라마 '소년비행', 실제로 죽을 수 있는 마피아 게임에 참여한 학생들을 그린 드라마 '밤이 되었습니다', 마약성 수제 쿠키로 엘리트 고등학교를 뒤흔드는 드라마 '하이쿠키', 계급 사회를 그대로 나타낸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 등이 연달아 공개됐다. 이 네 작품은 모두 '19금' 판정을 받았다.
이후 비슷한 류의 작품들이 다수 등장했다. 자극적인 소재와 결합한 학교물은 제작자 입장에서도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드라마다. 젊고 참신한 신인 배우를 기용해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고 조금만 비틀어도 신선한 작품이라 박수받는다. 또한 매스컴에서 다뤄진 사건·사고를 영상물로 재조명해 현실 고발 목적이 있다는 점도 존재한다. 이 같은 명목으로 몇몇 작품이 흥행의 맛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독해져 가는 학교물은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만들어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든, 누군가를 괴롭히고 복수하든 이 모든 주체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이다.
최근 OTT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어떤 소재든 원하는 작품이 있다면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요즘엔 1시간 이내로 편집해 주요 장면만 모아둔 영상도 여럿 있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19금' 판정을 내렸다고 한들 미성년의 접근은 용이해지고, 선정성·폭력성 등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자극적인 일부 작품에 대한 지적을 꾸준히 해왔으며, 시청자들도 OTT 플랫폼에 대한 수위 조절의 필요성을 느끼고 토론해왔다. 성인도 문제로 느끼는 지점이 미성년자에겐 어떨까. 사회적 보호와 올바른 교육이 필요한 미성년자에겐 더 크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특히 학교물의 경우, 등장인물의 나이가 미성년인 자신과 같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빠르게 형성한다. 드라마 주인공이 하는 행동이 아무리 과하고 못된 설정일지라도, 재미만 있다면 한 번쯤 따라 해 보고 싶은 욕구에 쉬이 넘어가게 된다. 실제로 '피라미드 게임'이 흥행한 후, 학교에선 이를 모방한 신종 따돌림 현상이 벌어졌다. 전북자치도교육청은 '피라미드 게임' 확산 방지를 위한 학생생활지도 협조 공문을 보내왔다.
'하이라키' 연출을 맡은 배현진 감독은 "계급의 갈등과 동시에 이들의 성장이 포인트다. 직접적인 표현의 적나라함은 걷어냈다"고 설명했지만, 직접적인 표현이 없다고 해서 지적된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19금' 학교물 소재의 등장이 심각한 현실 왜곡까지 만들어내는 지경까지 와버렸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더 자극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학교물이 OTT의 수위를 끌어올렸다는 지적을 해왔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부터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및 비디오물의 관람 연령은 만 18세에서 19세로 변경됐다. 기존 영화비디오법은 청소년을 만 18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고교 재학 중인 사람을 포함했다. 그러나 개정법은 관람 불가 대상을 만 19세까지 확대했다. 이는 OTT의 수위 높은 작품을 제재하겠다는 의미다.
한 작품을 만들 땐 촘촘한 이야기, 배우의 인지도, 연기력, 더 나아가 흥행 요소가 있는지 등이 판단의 잣대가 된다. 여기서 연출자들이 좀 더 고민할 부분은 작품의 영향력이다. 그들의 손에서 탄생한 이 장면이 훗날 어떻게 다가올지 더 깊게 파고들 필요가 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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