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트현 바이올린'의 모차르트…'루브르의 음악가들' 내한 공연

임순현 2024. 6. 1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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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고 둔탁한 바이올린 소리에 위화감이 느껴졌지만, 귀에 익숙해지자 공연장은 어느덧 18세기 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변했다.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란 부제로 열린 이날 공연에서 '루브르의 음악가들'은 거트현(양의 창자를 말려 꼬아 만든 현)을 낀 바이올린으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명곡 '바이올린 콘체르토 5번'을 첫 연주곡으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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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현대 바이올린 조화…古악기로 구현한 18세기 잘츠부르크
8년 만의 내한공연을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는 '루브르의 음악가들' 연주자들 (서울=연합뉴스) 지휘자 마르크 민코프스키와 '루브르의 음악가들'의 연주자들이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8년 만의 내한 공연을 마치고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6.14 hyun@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낮고 둔탁한 바이올린 소리에 위화감이 느껴졌지만, 귀에 익숙해지자 공연장은 어느덧 18세기 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변했다.

고전음악 작품을 그 시대 고악기로 연주하는 '시대악기' 연주단체인 프랑스 오케스트라 '루브르의 음악가들'이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8년 만의 내한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란 부제로 열린 이날 공연에서 '루브르의 음악가들'은 거트현(양의 창자를 말려 꼬아 만든 현)을 낀 바이올린으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명곡 '바이올린 콘체르토 5번'을 첫 연주곡으로 선택했다.

협연자로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의 현대 바이올린 소리와 오케스트라의 고대 바이올린 소리가 절묘한 균형을 맞추며 8년을 기다린 한국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김계희가 짧지만 감미로운 아다지오 악절을 연주하면, 오케스트라가 여기에 여러 선율을 얹어 연주를 하이라이트로 이끌었다.

첫 곡의 연주가 끝나자 지휘자인 마르크 민코프스키는 김계희의 손등에 연신 입을 맞추며 만족을 표했다.

김계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민코프스키 (서울=연합뉴스) '루브르의 음악가들'의 지휘자 마르크 민코프스키가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내한 공연의 첫 곡 연주를 마친 뒤 협연자로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6.14 hyun@yna.co.kr

이어 들려준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 '심포니 41번'에선 밸브 없는 호른과 트럼펫 등의 고대 관악기가 주연 역할을 했다.

바이올린의 주도로 시작한 연주는 호른과 트럼펫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소나타 형식과 푸가 풍의 기법이 절묘하게 혼합된 곡이 완성됐다. 특히 개량되지 않은 내추럴 호른 특유의 콧소리가 연주 내내 두드러지면서 매우 독특한 모차르트 교향곡을 표현해냈다.

2부 공연에선 앞서 1부에서 연주한 교향곡과 협주곡을 합쳐놓은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가 연주됐다. '신포니아'는 교향곡을, '콘체르탄테'는 협주곡을 의미한다.

앞서 협연자로 나섰던 김계희와 프랑스 출신 비올리스트 스테판 루지에가 마치 듀엣으로 노래하는 것처럼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완벽한 조화를 선사했다.

2부 공연을 마친 뒤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김계희와 스테판 루지에 (서울=연합뉴스)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루브르의 음악가들'의 내한공연에 협연자로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와 프랑스 출신 비올리스트 스테판 루지에가 연주를 마친 뒤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2024.06.14 hyun@yna.co.kr

8년 만에 한국을 찾은 '루브르의 음악가들'은 서울과 인천으로 오가면서 두 차례 더 한국 관객을 만난다.

15일에는 인천 연수구 아트센터인천에서 '루브르의 음악가들' 단독으로 '모차르트 교향곡 39∼41번'을 연속으로 연주한다.

이어 19일에는 다시 예술의전당에서 소프라노 카롤리네 예스테트와 테너 송성민, 베이스 고경일과 함께 '모차르트 오페라 갈라'와 '모차르트 교향곡 41번'을 공연한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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