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섬가이즈', '파묘' 이어 '잘 활용된 오컬트의 예' 이룰까 [정유진의 속닥무비]

정유진 기자 2024. 6. 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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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호러'는 대중적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장르다.

하지만 새로운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K-무비는 좀비에 이어 오컬트적 요소를 주류 상업 영화 안에 품는 데 성공했고, 대표적인 예가 '검은 사제들'(2015, 감독 장재현)이나 '곡성'(2016, 감독 나홍진) '사바하'(2019, 장재현) 등이다.

비슷한 류 영화 중 최근에는 '파묘'(감독 장재현)라는 '천만 영화'가 나오기도 했는데, '파묘'의 성공은 오컬트가 최근 상업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힙한' 장르적 요소로 여겨지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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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섬가이즈'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오컬트 호러'는 대중적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장르다. 하지만 새로운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K-무비는 좀비에 이어 오컬트적 요소를 주류 상업 영화 안에 품는 데 성공했고, 대표적인 예가 '검은 사제들'(2015, 감독 장재현)이나 '곡성'(2016, 감독 나홍진) '사바하'(2019, 장재현) 등이다. 비슷한 류 영화 중 최근에는 '파묘'(감독 장재현)라는 '천만 영화'가 나오기도 했는데, '파묘'의 성공은 오컬트가 최근 상업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힙한' 장르적 요소로 여겨지는 데 일조했다.

5월 기준 누적관객수 1191만 명을 넘긴 영화 '파묘'는 미스터리 장르에 케이퍼 영화적 구조와 오컬트적 양념이 뒤섞인 상업 영화다. 정통 오컬트 영화가 악령의 등장과 활약(?)에 주목한다면, '파묘'는 오컬트적 요소로 극의 초반 관객들의 몰입을 이끈 뒤 (케이퍼 영화처럼) 네 명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능력으로 미스터리의 실마리를 풀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결국 미션을 이뤄낸 이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며 끝나는, 일종의 어드벤처 장르 영화였다.

'파묘' 스틸 컷

오컬트적 요소의 이 같은 영리한 활용은 '파묘'의 미덕이라 할 수 있다. 관객들은 캔버스화를 신은 채 대살굿을 하는 'MZ 무당' 김고은의 모습에 매료돼 영화를 택했다가, 극의 후반부에서는 일본 도깨비 '오니'나 일제강점기와 관련한, 오래된 풍문 등 예상을 깨는 소재와 그것으로 인한 풍성한 이야깃거리에 열광했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핸섬가이즈' 역시 오컬트적인 요소를 활용한 영화다. '핸섬가이즈'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외모를 가진 재필과 상구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핸섬가이즈'는 '파묘'가 그랬듯 오컬트 뿐 아니라 B급 슬래셔 호러와 코미디, 좀비물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다. 피가 난무하는 장면들은 슬래셔 호러적이고 엉뚱한 캐릭터들과 상황이 주는 웃음은 코미디 영화적이며, 영화 속 사건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악령의 존재와 저주가 걸린 집 같은 요소들은 다분히 오컬트적이다.

'핸섬가이즈'는 원작이 있는 리메이크 영화다. 원작인 캐나다 영화 '터커&데일 Vs 이블'은 기본적으로 비호감인 두 남자가 자신들의 집 근처에 놀러 온 대학생들과 얽힌 뒤 벌어지는 엉뚱한 소동을 그린 코미디 영화라는 점에서 '핸섬가이즈'와 같다. 하지만 두 영화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오컬트적 요소의 유무다. 원작에 없던 오컬트적 요소가 한 겹 더해지면서 '핸섬가이즈'는 훨씬 풍부한 코미디를 만들어내고, 이는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호감도를 높여줄 가능성이 높다.

팬데믹 이후 기존의 흥행 공식은 완전히 깨졌다. 20, 30대 젊은 관객들의 입소문이 중요해진 환경 속에서 '범죄도시' 시리즈와 '서울의 봄' '파묘' 같은 소수의 영화들만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이 소수의 작품들에서 공통점을 한 가지 찾자면, '무난하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들 작품은 팬데믹 이전 강세였던, 남녀노소 관객들에 '어필'될 수 있는 무난하지만 감동적인 드라마 장르와 거리가 있다. 대시 영화 자체의 색깔이 뚜렷하고 장르적인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신선한 요소들이 있어 '꼭 봐야 하는 영화'로 인식된 뒤 흥행에 성공했다. '핸섬가이즈'는 독특하면서도 코미디 영화로서의 색깔이 뚜렷하고, 오컬트처럼 색다른 장르가 블렌드 돼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조건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작품이다. 과연 '핸섬가이즈'가 '파묘'처럼 의외의 성공을 이뤄낼 수 있을지, 흥행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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