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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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함께 일했던 사람 중에 자신이 보통 어떤 생각을 강하게 품게 되면 대체로 자신이 맞다고 이야기했던 사람이 있다.
함께 일을 해야 해서 반대 의견을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본인이 틀린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해서 또는 존중하지 않아서'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고 당황했던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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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함께 일했던 사람 중에 자신이 보통 어떤 생각을 강하게 품게 되면 대체로 자신이 맞다고 이야기했던 사람이 있다. 자신이 생각이 대체로 옳다고 확신하는 정도가 강해서 충격 받았던 기억이 있다. 왜냐하면 그렇게 자신하기엔 인간은 다양한 자기 고양적 편향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다수가 잘 되면 자기 탓 안 되면 남탓을 하는 귀인오류를 보이고 원래 그럴 줄 몰랐으면서 결과를 알고 난 후에야 자신은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후견지명 효과를 보이며 뭘 잘 모를 때 잘 알 때에 비해 더 자신감이 높은 더닝-크루거 효과를 보이는 동물이다. 자신이 정말 옳다는 확신이 들 때야 말로 어쩌면 가장 자신이 틀렸을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추상적이고 어려운 문제에 대해 잘 생각하지 않고 탐구심이 덜 하며 과학적 사고방식이나 올바른 근거에 기반해서 생각해 버릇 하지 않는 편이라는 연구들도 있었다.
또한 먼 과거의 최신 지식 중 지금은 완전히 그른 것으로 판명된 것들이 많은 것처럼 우리가 지금은 옳다고 생각하는 많은 지식들이 먼 미래에는 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주어진 근거에 의하면 이런 저런 생각이 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할 수는 있어도 내가 반드시 옳다고 이야기 하는 것에는 많은 위험부담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자신의 생각에 대해 과도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면 신뢰가 되지 않곤 한다. 함께 일을 해야 해서 반대 의견을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본인이 틀린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해서 또는 존중하지 않아서'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고 당황했던 적도 있다.
최근 펜실베이니아대의 지잉 렌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 부정당하면 자신이 틀린 것이 아니라 상대가 자기 말을 '잘 듣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상대가 실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얼마나 잘 경청했는지와 상관 없이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면 그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자신과 의견이 같다면실제로는 경청하지 않았지만 경청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었으면 나와 달리 생각할 리 없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보고 나니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곤 했던 사람들의 경우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마음이 상했을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경향이 꽤 많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는 점에서 나 또한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안다. 앞으로 더 조심해야겠다. 특히 주변 사람들이 내 말을 잘 듣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내가 틀렸거나 또는 그냥 서로 의견이 다를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겠다.
Ren, Z., & Schaumberg, R. (2024). Disagreement gets mistaken for bad listening. Psychological Science, 35(5), 455–470. https://doi.org/10.1177/09567976241239935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parkjy02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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