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 단장 체제’의 전북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중국 공안에 구금됐다가 10개월 만에 풀려난 전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32)가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4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 복귀를 시작하게 됐다. 지난 3월 손준호가 중국에서 돌아온 뒤 최근까지 손준호의 복귀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전북은 '공들였던' 손준호를 놓치게 됐다.
현재 K 리그1에서 전북이 자리하고 있는 위치는 10위. K리그 명문으로 소개됐던 전북으로선 낯선 자리다.
순위표 상단부터 전북을 찾기보단 하단에서부터 찾는 게 더 쉽다. 이런 가운데 축구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손준호의 영입 실패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전력 강화를 꾀했어야 하는 전북에 큰 위기다. 구단의 행정력에 크게 실망한 전북 팬들은 "오늘부터 전북 팬을 하지 않겠다."는 등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전북은 왜 손준호를 놓쳤을까?
# 김두현 감독은 나중에야 알게 된 '손준호 영입 철회'
전북은 올 시즌 초 페트레스쿠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약 한 달 동안 사령탑 부재 속에 리그를 계속했다. 새 감독 선임으로 하루라도 빨리 부진을 털어내야 하는 시기에 구단은 여러 차례 모기업의 제재 속에 새 감독 선임에 시간을 허비했고 지난달 말에서야 김두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구단의 발 빠른 결정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번에도 구단은 손준호 영입에 실패했다. 취재 결과 모기업의 제동에 구단이 휘둘렸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잘 알고 있는 축구계 관계자는 KBS 취재진에 "모기업 법무팀이 손준호의 중국 구금 일을 꼬집으며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리스크'를 문제 삼았고 선수 측과 막판 협상 중이던 전북 현대 구단이 선수 측에 이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며 마지막 협상이 틀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실상'영입 철회'인 셈이다.
손준호가 중국에서 체류할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은 분명하다. 중국에서 손준호에 대한 관련 혐의를 놓고 구금 해제했다는 것. 그리고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선수 등록에 문제없음을 공식화했다는 사실이다. 모기업 법무팀의 제동에 이도현 전북 단장은 제대로 된 상황 설명과 적극적인 대응 없이 모기업의 입장을 선수 측에 '전달'했다.
이 관계자는 이와 함께 손준호 영입 철회를 사령탑인 김두현 감독은 나중에 알게 됐다는 사실까지 털어놨다. 팀을 새로 맡게 된 감독과 의논 없이 선수 영입 철회를 결정했다는 것은 이도현 단장 체제의 전북이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전북 지휘봉을 잡은지 한 달도 안 된 김두현 감독은 줄곧 팀에서 함께 훈련한 손준호의 합류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상황. 관계자에 따르면 김두현 감독은 손준호 영입 철회를 뒤늦게 알고 당황함에 말을 잃었다는 후문이다.
# 전북 팬에게 폭탄 던져진 날, 이도현 단장은 어디에?
감독만큼 오랫동안 손준호의 복귀를 기다려온 전북 팬들은 허탈함에 손준호의 수원FC행 기사가 보도된 다음 날인 어제(14일), 전북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SNS에 분통이 터지는 심정을 토로했다.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서도 전북 구단은 이와 관련된 설명이 전혀 없었다. 당장 앞장서 이 사태를 수습해야할 이도현 단장은 뭘 하고 있었을까?
취재 결과 이도현 단장은 14일 K리그 대표자 회의 참석을 위해 대구에 머물렀다. 대표자 회의는 형식적인 안건 논의일 뿐 행사의 취지는 친목 다짐이라는 명목의 골프였다. 페트레스쿠 감독 사임 뒤 한 달가량 시간을 허비하고 손준호 영입은 몇 달 동안 공들였던 노력이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도 단장으로서 당장 해야 할 일보단 약속된 일정에 더 집중했다는 것이다. 전날까지 전북 유니폼을 입고 연습 경기에 나섰던 선수 영입을 철회하는 황당한 상황에 대해 오직 팬들만 절망하고 있는 걸까?
현재 전력으로는 우승은커녕 상위권 진입도 힘겨운 현실이지만 다른 구단과 달리 전북의 선수 영입 소식은 없다. 구단 내에 분명 전력 강화팀이 존재하고 있지만 이번에 선수 영입은 0명인 전북. 이도현 단장 체제에서 전북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도대체 무엇일까? 현재로선 전북의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 "전북 동료들도 울고 레전드 동국이 형도 화를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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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미 기자 (jj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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