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문법 파괴자' 이준석…이번엔 지하철서 숙면 포착 [정치 인사이드]
국힘 때부터 이어지는 문법 파괴
행보마다 "파격" 평가 따라다녀
'여의도 문법 파괴자'로 불리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또 한 번의 '파격(破格)'이 세간을 뜨겁게 달궜다. 정치 행보마다 '파격'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니는 이 의원은 이번엔 전용차가 아닌 지하철로 퇴근하면서 시민 어깨에 기대 잠든 '의원님'을 보여줬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자신의 머리를 옆 승객에게 기댄 줄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진 모습이었다. 많은 주목을 받은 만큼, "민폐"라거나 "쇼"라는 일부 비판도 포착됐지만, "나쁘게 보이진 않는다", "신선하다", "찐 직장인"이라는 여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이 의원의 지지자들은 그가 지금껏 보여준 행보를 봤을 때, 연출일 수가 없다는 데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 의원의 이런 모습이 화제를 모은 것은 기성 정치인들이 그간 대중에게 보여준 모습과 다른 신선함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의원들은 '국회의원 차'로 불리는 카니발을 타고 이동한다. 밤늦게까지 만찬을 할 때도 수행 직원들이 식당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리가 끝나면 '모셔가는' 경우가 많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의원의 지하철 이슈는 아주 신선했다고 본다. 다만 북유럽에서는 의원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는 건 일상인데, 우리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게 한편으로는 아쉬웠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의원은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별것이 정치에 능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본격적인 대중 정치인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국민의힘 대표 시절부터 기존의 여의도 문법을 깨트리는 파격 행보로 종종 화제의 중심에 서 왔다.
먼저 이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됐던 2021년 6·11 전당대회 선거운동 기간에는 캠프사무실·문자 홍보·지원 차량이 없는 이른바 '3무(無)' 선거운동 방식을 선보여 이목을 모았다. 선거도 단 3000만원으로 치렀다. 84만 책임당원에게 지지 문자를 1회 보내는 데 드는 금액만으로 선거를 치렀는데도 승리한 것이다. 지난해 김기현 대표를 뽑았던 3·8 전당대회에서 4명의 당 대표 후보가 쓴 비용은 총 12억80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3억2000만원에 달했다.
그렇게 '헌정사상 최초의 30대 당 대표'가 된 이 의원은 첫 출근도 남달랐다. 서울시 공공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출근한 것이다. '차 대신 자전거', '노타이에 백팩' 당 대표는 국회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당시 언론에서는 "보수정당 대표가 따릉이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으로도 쇄신 주도권을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호평이 나오기도 했다.
대표 취임 후 첫 회의에서 "우리의 파격은 여의도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던 이 의원은 첫 외부 일정으로 통상 정치권 인사들이 찾는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닌 천안함 피격 사건 희생 장병 묘역이 있는 대전현충원을 찾아 또 관례를 깼다. 대전현충원에서는 곧바로 광주로 직행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취임 첫날 호남을 찾은 것 역시 최초이자 파격이었다.
대표 취임 후 첫 여름휴가 때는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했다. 직접 택시를 운전하면서 민심을 청취하고, 택시업계의 고충을 직접 체감해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는 2019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시절에도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에 택시업계가 반발하면서 갈등이 빚어지자, 해법을 찾겠다며 택시 운전 자격증을 따고 두 달 동안 직접 택시 영업을 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는 몸집이 큰 트럭이 아닌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대표적인 소형 승합차 '라보'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5톤짜리 유세차를 타봤자 교통흐름에 방해만 되니, 라보로 골목 구석구석까지 다니겠다"는 것이었다. 이 의원은 올해 총선 기간에도 라보를 타고 개혁신당 유세를 펼쳤다.
이 의원은 최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제가 하는 정치의 방식을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제 정치의 방식이 대한민국에 보편화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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