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장 "정부, 의료계를 적으로 보는 인식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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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학계 수장이 의정갈등 상황 속 정부가 의료계를 극복해야 할 '적'(敵)으로 보는 게 아니냐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황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연합뉴스와 만나 "정부에 진짜 해결 의지가 있는 것이느냐"며 "의료계가 극복해야 할 적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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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오진송 기자 = 국내 의학계 수장이 의정갈등 상황 속 정부가 의료계를 극복해야 할 '적'(敵)으로 보는 게 아니냐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황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연합뉴스와 만나 "정부에 진짜 해결 의지가 있는 것이느냐"며 "의료계가 극복해야 할 적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회장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올해 1월부터 국내 의학계 대표단체인 대한의학회를 이끌고 있다.
의학회는 의사들의 학술 활동을 지원하고 의학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과 정책 개발을 모색하는 단체다. 산하에 190여개 회원 학회를 두고 있다.
이 회장은 "의사들도 국민의 일원이고, 국민 건강을 위해 이바지하는 사람들"이라며 "굴복시켜야 할 대상이라는 상황 인식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의료계를 이기는 데 매몰돼 있다며 불편함도 내비쳤다.
이 회장은 "대통령이 얘기했듯 의료계와 9번 싸워 9번 다 져서 이번에는 이기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냐"며 "2020년에도 졌는데 이번에는 질 수 없다는 인식이 너무 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1일 의료개혁 담화문에서 "지난 27년 동안 국민의 90%가 찬성하는 의사 증원과 의료 개혁을 그 어떤 정권도 해내지 못했다"면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갈수록 더욱 공고해졌다"고 말한 바 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전면 휴진 등 의료계의 집단행동과 관련해선, 투쟁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의료계가 집단행동만 하려는 집단인 것처럼 매도되는 경우가 있는데, 집단행동의 목적은 사태 해결에 있다"며 "대화하자는 몸부림으로 알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의학회 학술대회 개회사에서도 "단체행동의 목적이 무엇인지, 우리가 정말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지 말고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 사태는 결국 의협을 중심으로 하는 의료계와 정부가 마주 앉아서 풀어내는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는 의료 정책에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의협 중심의 의료계 대표와의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며 "지금 일방적으로 몰고 가는 의료정책에 대해서도 의료계와 같이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의료계와 정부가 신속히 대화하는 것만이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부부도 싸우고 나서 얘기 안 하면 오해만 더 쌓이는 거 아니겠느냐"며 "얘기하다 보면 더 싸울 수도 있지만 해결할 수 있는 단초도 생기는 건데, 그런 것들이 좀 만들어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힘을 줬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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