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성 우려 커지고 있다" 美 언론의 직격탄…'최고 165km' 강속구 던지면 뭐하나, '유리몸' 전락한 日 괴물

박승환 기자 2024. 6. 1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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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당시의 사사키 로키./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내구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복수 언론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사사키 로키의 1군 말소 소식을 전했다. 사사키가 1군에서 자취를 감춘 것은 올 시즌에만 벌써 두 번째다.

사사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와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가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게된 후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차기 '에이스'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고교 시절부터 150km 중·후반의 엄청난 공을 뿌리며 일본프로야구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사사키는 쏟아지는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기로 결정, 2019년 1라운드에서 치바롯데 마린스의 선택을 받았다.

구단의 배려 속에서 사사키는 1년차에는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서지 않고, 고교 시절 쌓였던 피로를 회복하고 프로에 맞는 몸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2021년 드디어 데뷔전을 가진 사사키는 첫 등판에서 당시 한신 타이거즈 소속이었던 라울 알칸타라(現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데뷔 첫 승리를 손에 넣는 등 11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의 성적을 남겼다.

사사키가 본격적으로 재능을 만개하기 시작한 것은 2022시즌이었다. 사사키는 시즌 세 번째 등판이었던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리고 다음 등판에서는 니혼햄 파이터스를 상대로 다시 한번 8이닝 퍼펙트 투구를 선보이면서 본격 '스타덤'에 올랐다. 그 결과 사사키는 20경기에 등판해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게 됐고,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재능을 맘껏 뽐냈다.

WBC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사사키는 지난해 큰 기대를 받으며 마운드에 올랐고, 15경기에 나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시즌이 끝난 뒤 사사키가 한차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바로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를 놓고 구단과 마찰을 빚은 까닭이다. 사사키와 치바롯데의 2024시즌 연봉 협상이 지연되면서 이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롯데 자이언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의 사사키 로키./게티이미지코리아

사사키는 어떻게든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치바롯데 사사키의 뜻대로 움직여 줄 마음이 없었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후 극진하게 몸 관리를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한 것은 물론, 그동안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다저스), 다나마 마사히로 등은 한 번 이상 소속팀의 우승을 이끌었는데, 사사키에게는 그러한 이력이 없었던 까닭이다.

특히 25세 미만의 선수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을 때 큰돈을 받지 못한다. 이유는 25세 미만의 선수는 마이너 계약만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콜업은 구단의 마음이지만, 최초의 계약은 마이너리그 계약 밖에 맺지 못한다. 그렇게 될 경우 원 소속 구단이 취할 수 있는 '보상'도 적어진다. 치바롯데 입장에서는 당연히 사사키의 '투정'을 들어줄 리가 없었다. 이에 사사키는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다.

2024시즌을 치르지 않을 수 없었던 사사키와 치바롯데는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극적인 합의에 성공했고, 사사키는 빅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풀타임'을 올 시즌 목표로 내세웠다. 그런데 2021시즌 손가락 물집과 체력저하 이슈, 2022시즌 또한 손가락 물집과 함께 내복사근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던 '유리몸' 이슈가 갑자기 좋아질 리가 없었다.

사사키는 지난달 24일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상대로 7이닝 동안 투구수 119구, 5피안타 3사사구 8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4승째를 손에 넣은 뒤 다음 등판을 과정에서 탈이 났다. 피로의 회복이 안 됐던 것이다. 이에 치바롯데는 어쩔 수 없이 사사키를 2군으로 내리고 한차례 등판을 거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사사키는 무려 2주 만이었던 지난 8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전에 나서 6이닝 1실점(비자책) 투구를 펼치며 5승째를 수확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일본 복수 언론에 따르면 지난번 1군 말소 때와 같은 이유다. 치바롯데는 "등판 후 컨디션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중지 상태가 좋지 않음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말소 배경을 밝혔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요시이 마사토 감독도 뿔이 난 듯했다. 사령탑은 "지난번과 같은 증상이다. 6일 휴식 등판이 힘들다고 해서 말소하게 됐다. 6일 휴식을 취하고도 던지기 어려우면 던질 수가 없다"며 "뭐라고 할 말이 없다. '던질 수 있다'고 하면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사키의 등판이 예정돼 있던 15일 경기는 지난 13일 정오 '매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사키가 1군에서 모습을 감추게 됐고, 요시이 감독은 14일 경기에 앞서 '불펜데이'로 사사키의 공백을 메울 뜻을 밝혔다.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롯데 자이언츠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롯데 자이언츠

최근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사사키의 빅리그 진출과 관련된 소식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겨울에는 실패했지만, 올 겨울에는 '국제 아마추어 계약'이라고 하더라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 등이 매우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그런데 사사키가 올해만 벌써 두 번째 1군에서 말소되면서 미국 현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애슬론 스포츠'는 14일 "FA 유망주가 새로운 부상에 직면했다. 다저스의 잠재적인 계약자가 또다시 낙마해 내구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치바롯데 마린스의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최근 손가락 부상으로 불투명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5월 24일 선발 등판한 이후의 피로에 이어 두 번째 1군에서 말소됐다"며 "사사키의 건강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에게는 하체의 문제도 있다. 스포츠 호치는 '오른쪽 다리의 컨디션이 좋지 않고, 완벽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고 우려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사사키는 올 시즌이 끝난 뒤에도 빅리그 진출이 좌절될 수 있다. '애슬론 스포츠'는 "치바롯데는 최근 부상으로 인해 사사키의 빅리그 진출을 막을 수 있다"며 "올해 평균자책점 1.96의 눈부신 성적에도 불구하고 사사키의 제한된 가용성은 일본에서의 수상 기회와 메이저리그 진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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