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플랫폼 공화국 외
2024. 6. 15. 06:02
플랫폼 공화국(정상조 지음, 사회평론아카데미, 1만7000원)=플랫폼 기업이 법보다 더 강력하게 현대인의 삶을 규율하고 있는 현실을 진단하고 바람직한 질서를 모색한다. 플랫폼은 본래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을 실질적으로 대신할 정도로 힘이 세졌다. 불법 복제물이나 음란물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플랫폼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차단·삭제해 버린다. 저자는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 플랫폼 공화국이 있는 것과 같다며 현실을 직시하고 바람직한 모습을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한다.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딘 리클스 지음, 허윤정 옮김, 을유문화사, 1만5000원)=현대 물리학 역사 및 철학 교수인 저자가 인간 생명이 유한하고 시간의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삶이 가치가 있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저자는 인간이 “5년 후의 자신보다 현재의 자신이나 5초 후의 자신에게 대체로 더 잘한다”며 시간을 바라보는 이런 근시안적인 태도를 벗어나라고 당부한다.
나는 파리의 한국인 제빵사입니다(서용상·양승희 지음, 남해의봄날, 1만9500원)=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파리에 빵집을 열고 갖은 노력 끝에 프랑스 제빵 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서용상 셰프 부부의 빵과 함께한 세월을 소개한다. 물리학과를 졸업했지만, 중간에 철학으로 진로를 바꿨다가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다시 방향을 전환한 저자는 서른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빵에 인생을 걸기로 결심한다. 고생 끝에 제빵 관련 자격을 취득한 후 파리 최초의 한국인 빵집을 연다.
방황해도 괜찮아(법륜 지음, 김이레 그림, 정토출판, 1만6800원)=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 스님이 학업, 수험생활, 진로, 취업, 인간관계 등으로 고민하는 청년들이 눈앞의 문제에서 한 걸음 물러나 다른 시각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볼 수 있도록 조언한다. 청년들에게 법륜 스님은 지나간 날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지 말라고 조언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렸기 때문에 지금 존재하지 않아요. 앞으로 다가올 미래도 지금 존재하지 않죠. (중략) 행복하기 위해서 우선 지금 여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아버지의 그림자(계승범 지음, 사계절, 1만7000원)=서강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가 조선 왕조의 국가 정체성이라는 시각에서 병자호란에 접근한다. 저자는 1637년 병자호란 패배, 1644년 명 제국의 멸망 등 당대 시대적 상황을 분석한 뒤 조선의 임금과 신하들은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깊숙이 들여다본다. 황제가 곧 아버지이고 임금은 그의 자식이 되는 관계가 조선과 명의 국가관계로 확대됐다고 보고, 이런 ‘그림자’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수바드라 다스 지음, 장한라 옮김, 북하우스, 2만원)=‘아는 것이 힘이다’ ‘시간은 돈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와 같이 세계에서 공유되는 10가지 핵심 가치의 이면을 따져본 책이다. 교육의 힘, 시간의 중요성, 문자의 영향력 등 우리 머릿속에 깊이 박힌 관념을 갖추는 것은 문명화의 기본으로 간주된다. 저자는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핵심 가치의 생성 과정을 탐구하며, 서구 권력이 이 틀을 활용해 어떻게 세계를 문명과 야만으로 나누고 억압과 착취의 역사를 펼쳤는지 살펴본다.
안녕 오리배(이주희 글·그림, 문학동네, 1만5000원)=매일 엇비슷하게 반복되는 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나’는 익숙한 퇴근길을 벗어나 보기로 한다. 어느새 다다른 낯선 곳엔 나와 같은 풍경을 바라보다 버스에서 충동적으로 내린 ‘너’가 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똑 닮은 캐릭터로 바뀌어 나란히 오리배에 올라타고, 완전히 새로운 나날들을 맞는다. 일상적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들이 편안한 이미지에 실려 웃음을 자아내는 그림책이다.
타오 씨 이야기(장재은 글·그림, 사계절, 1만6800원)=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여성 이주노동자 타오 씨가 일하는 자동차부품 공장. 어둡고 위험한 공장에서는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금세 다치거나 실수할 수 있다. 타오 씨는 공장에서 밥을 먹을 때면 유독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느낀다. 음식도 환경도 언어도 날씨도 낯선 한국에서도 기꺼이 버틸 수 있는 건 학교에 다니는 딸과 고국의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의미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일상에서 공감하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책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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