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점령지 · 나토 포기하면 휴전"…우크라 "히틀러 같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점령지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면 즉시 휴전하고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1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푸틴 대통령이 제시한 이같은 협상 조건은 우크라이나의 요구와 정반대입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외무부 회의에서 "내일이라도 기꺼이 우크라이나와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며 협상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동남부의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방의 모든 대러시아 제재를 해제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러시아의 이 협상조건은 러시아 압박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논의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나토 국방장관회의 도중 나왔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여론전'으로도 풀이됩니다.

사실상 항복을 요구하는 푸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탈리아 방송 인터뷰에서 "이러한 메시지는 최후통첩 메시지"라며 "아돌프 히틀러가 했던 것과 똑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도 러시아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원종진 기자 bell@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