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더워" 이런 밤에 꼭 찾는 맥주…"올해는 덜 팔릴 수도" 왜?

이재윤 기자 2024. 6. 15.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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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대형마트에 하이트진로 테라, 켈리 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맥주 업계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맥주 소비량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맥주 업계는 주요 소비층인 MZ세대(1980~2000년생)를 겨냥한 신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다만 무더위로 오히려 야외 활동이나 술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반가운 무더위, 미소짓는 맥주 업계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맥주 시장은 계절적 영향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제·수입 맥주의 인기가 사그라든 가운데 이른바 '빅3' 제조 업체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분석된다. 오비맥주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늘어난 맥주 소비량 만큼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점유율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맥주 시장을 달아 오르게 한 원인은 무더위다. 올해 여름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된 상황에서 이달부터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이 찾아왔다. 평년이라면 이달 말쯤이나 시작됐을 더위다. 기상청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모델 분석 결과 올 여름 폭염이 평년(10.2일)보다 최대 6일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바닷물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슈퍼 엘리뇨' 영향도 예고됐다.

더울 수록 맥주 소비량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여름철(6~8월) 맥주 소비량은 평소보다 20~30%가량 늘어난다. 이 중에서도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있는 날에는 맥주 소비가 더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1일 이미 국내 첫 열대야가 관측됐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밤 시간에 더위와 맥주 판매량의 관계가 밀접하다"고 말했다.

다만 무더위로 인해 야외활동이 줄고 오히려 맥주 소비량이 증가하는데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무더위가 과할 경우 회식이나 여행이나 스포츠, 각종 야외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고 맥주 소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주점이나 식당, 스포츠 경기에서 판매되는 유통 채널의 맥주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계절적 성수기 맞은 맥주 시장, 마케팅 경쟁 돌입
맥주 업계는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무·비 알코올 맥주를 비롯해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저도주 선호 수요에 맞춘 마케팅 전략이 눈에 띈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비 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12년 13억원에 그쳤으나 2025~2027년 2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비맥주는 올해 7월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맥주 파트너인 카스를 앞세워 마케팅을 시작했다. 카스 프레시와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에 공식 파트너사라는 문구를 추가한 특별판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맥주 브랜드의 비알코올 음료가 공식 글로벌 파트너로 지정된 것은 최초다. 오비맥주는 사과향 사이더(과실주) 신제품도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맥주 신제품 '크러시'를 알리는 데 무게를 둘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출시 초기 술집·식당 등 유흥 채널 입점에 집중했고 이후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 채널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9곳과 계약해 켈리를 공급하는 등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무·비알콜 제품에 대한 광고도 진행 중이다.

해외 맥주 브랜드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일본 삿포로맥주가 국내에서 신규 광고를 시작했다. 이번 광고는 "놀라움은 내 안에 있어."라는 메시지를 담아 파쿠르 선수 엄대현 등이 출연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스페인 최대 맥주 제조사인 'Dam(담)' 그룹에서 생산하는 필스너 계열의 '버지미스터(500ml)'를 10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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