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기가 인종차별? 전세계 국기 색깔 표현
흰 바탕에 파란색, 노란색, 검은색, 초록색, 빨간색 고리 5개가 얽혀 있는 오륜기(五輪旗)는 근대 올림픽을 대표하는 상징이다. ‘올림픽기(Olympic Flag)’라 부르기도 한다. 올림픽 개막식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 오륜기를 연출하는 전통이 있다. 1988 서울올림픽 ‘스카이다이빙 오륜기’와 2018 평창올림픽 ‘드론 오륜기’는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이번 파리올림픽 개막식은 파리 센강에서 펼쳐지는데 과연 어떻게 오륜기를 재현할 지 관심거리다.
오륜 모양은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프랑스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1913년 처음 만들었다. 그가 손수 그린 원본이 2020년 경매에서 18만5000유로(약 2억7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깃발 형태로 처음 만든 건 올림픽 20주년이던 1914년. 오륜기가 정식 도입된 건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0 앤트워프(벨기에) 올림픽이었다.
고리 다섯 개가 서로 얽혀있는 모양은 다섯 대륙 연대와 전 세계 선수들 만남을 상징한다. 전에는파란색 유럽, 검은색 아프리카, 노란색 아시아, 초록색 오세아니아, 빨간색은 아메리카 대륙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널리 퍼졌지만 이 설명엔 인종차별적 시각이 녹아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아프리카 흑인, 아시아 황인종, 아메리카 원주민 피부색을 단순화했다는 지적이었다.
결국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1951년 총회에서 “쿠베르탱이 의도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이를 공식 부인했다. “오륜기는 올림픽 정신과 다섯 대륙 화합을 상징하며, 쿠베르탱 남작이 오륜기를 창작할 당시 세계 모든 국기 색깔이 이 다섯 색과 흰색 중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정 색이 특정 대륙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는 반박이다. 실제 2014년 미 타임지가 세계 196국 국기 색깔을 분석한 결과, 모두 크게 흰색·검은색·빨간색·파란색·초록색·노란색으로 분류됐다.
오륜기는 올림픽 폐막식 때 개최 도시 시장이 다음 개최지 시장에게 전달한다. 하지만 중간에 분실되거나 여러 번 새로 제작됐다. 1920년 처음 도입한 앤트워프기(旗)는 한 선수가 몰래 가져갔고, 1924년 파리 대회 때 ‘파리기’를 새로 만들었다. 파리기는 하계 올림픽에선 1984 LA 대회 때까지 사용되다가 1988 서울올림픽에서 ‘서울기’로 대체됐다. 2016 올림픽부터는 ‘리우기’를 쓰고 있다. 동계 올림픽에선 파리기를 사용하다가 1952 오슬로 대회 때 ‘오슬로기’를 만들었다. 이후 2018 평창올림픽 때 도입한 ‘평창기’가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각 오륜기는 비슷하긴 하나 고리 연결 부분 이음새, 채도, 고리 두께 등이 미세하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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