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30대 후반으로 갈수록 더 재밌다” 프로 19년 차 신광훈 “함께 땀 흘리는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 [이근승의 믹스트존]
“음... 비결은 없습니다. 제가 특별한 보양식을 먹거나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냥 일찍 잡니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요. 어린 선수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갑니다. 감독님, 코치님, 동료들 모두 저를 배려해 주는 까닭에 꾸준한 경기력이 나오지 않나 싶습니다(웃음).”
신광훈(37·포항 스틸러스)에게 ‘지금도 축구를 잘하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위와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신광훈은 K리그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신광훈은 2006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 19년 차다. 신광훈은 K리그 통산 447경기(11골 32도움)에 출전 중이다. K리그1에서 380경기(7골 27도움), K리그2에서 43경기(1골 2도움),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리그컵에서 21경기(3골 3도움). 신광훈은 K리그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신광훈의 가치는 수비에서 더욱 잘 나타난다. 포항은 올 시즌 K리그1 16경기에서 15실점을 기록 중이다. 김천상무와 K리그1 최소 실점 공동 1위다.
포항 후방의 중심엔 신광훈이 있다. 신광훈은 오른쪽 풀백,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를 넘나들며 궂은일을 도맡고, 동료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준다.
신광훈은 “20대 땐 알지 못했던 축구의 재미가 있다”며 “30대에 들어서면서 그 맛을 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갈수록 축구가 아주 재밌습니다. 그 재미를 알아서 더 땀 흘리는 거죠. 동료들과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승리했을 때의 성취감, 희열 등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있습니다. 이 감정을 더 오래 느끼고 싶어요. 그래서 매 경기 간절하게 뜁니다.” 신광훈의 얘기다.
신광훈은 “포항이란 팀이 시즌 개막 전 아래 순위 취급을 받더라”며 “김기동 감독님이 나가시고, 몇몇 주축선수가 빠지긴 했지만 포항은 포항”이라고 힘줘 말했다.
“포항엔 눈에 보이지 않는 끈끈함이란 게 있어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다른 팀을 경험한 선수들은 잘 알거예요. ‘원 팀’이란 게 무엇인지. 포항이 왜 명문인지. 제 축구 인생의 60% 이상은 포항이 만들어줬어요. 제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팀이고 도시입니다. 제가 팀에 해준 것보다 받은 게 훨씬 많아요. 그래서 더 잘하려고 합니다. 그게 저를 응원해 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께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신광훈이 포항 원클럽맨은 아니다. 군 복무 시절엔 안산 무궁화 축구단(해체)에서 뛰었고, FC 서울, 강원 FC에도 몸담았다. 하지만, 포항만큼 오랜 시간을 보낸 팀은 없다. 신광훈은 포항에서만 9시즌째 뛰고 있다. 신광훈이 포항에 대한 애정이 큰 건 이 때문이다.
“한 가지 바람을 이야기해야 한다면 팬들에게 ‘신광훈이 있었을 때 축구 참 재밌고 잘했다’는 얘길 듣고 싶어요. 그걸로 만족합니다. 제 나이가 무언가를 꿈꿀 수 있는 나이는 아니니까(웃음). 그저 다가오는 경기에서 승리하는 자그마한 꿈을 꾸면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광훈의 말이다.
신광훈은 1983년 출범한 K리그 역대 출전 순위에서 11위에 올라 있다. 현역 선수 가운데 신광훈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건 전북 현대 최철순(448경기)뿐이다. 신광훈은 최철순을 1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신광훈은 “요즘엔 책을 많이 읽는다”며 “글쓰기를 좋아해서 개인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휴식 시간엔 후배들과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했다.
최철순이 속한 전북은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한다. 최철순의 이날 경기 출전 여부에 따라서 K리그 역대 출전 순위는 다시 바뀔 수도 있다.
포항=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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