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효능감 크다"…'수박' 그늘 벗어난 우원식 의장

신진환 2024. 6.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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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박은정 혁신당 의원 법사위 '1소위' 배제
'北 정권에 저항하는 반체제 조직 등장' 보도 눈길

우원식 국회의장의 선명한 행보에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점차 지지를 보내는 분위기다. 지난 5일 의장실에서 차를 마시는 우 의장의 모습. /배정한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순한맛 추미애" 예상보다 강력한 우원식…강성 지지자들도 만족?

-국회의장 후보 경선으로 더불어민주당이 한동안 내홍을 겪었잖아. 요즘 상황은 어때?

-어느 정도 수습된 분위기야. 탈당 행렬도 수그러들었고. 국회의장단 후보와 원내대표 선출에도 권리당원 투표 20%를 반영하는 당원권 강화 정책이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여. 그런데 무엇보다도 우원식 국회의장의 행보가 강성 당원들 달래기에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돼.

-강성 지지자들이 6선 추미애 의원을 의장 후보로 지지했던 이유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맞서는 강한 모습을 보기 위해서였잖아? 우 의장은 다소 온건한 이미지여서 기대를 안 했는데 예상외로 파격적 행보를 보이니까 마음이 돌아선 모양이야. 지난 10일 법사위, 행안위, 과방위, 운영위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 단독으로 선출할 당시에 우 의장이 민주당 손을 들어줬잖아.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이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며 의장실 앞에 몰려가서 농성까지 벌이고, 다음날엔 의장직 사퇴 촉구 결의안도 제출했지.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표결에 부친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 제출을 의결했다. /남윤호 기자

-그때 지지자들 사이의 분위기가 반전됐더라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는 "우원식 나이스" "우원식 효능감 크다" "이젠 응원하겠다" "순한맛 추미애가 되길 바란다" 등의 글이 올라왔지. 우 의장에 대한 비토글이 올라오던 당원게시판도 진정된 것으로 보이더라고.

-당내에선 우 의장을 왜 비토했는지 모르겠다는 정서도 많아. 조용하면서도 묵직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더라고. 우 의장에게 투표했다는 의원의 보좌진은 "추 의원이 이렇게 했다면 언론에서 우리 당이 공격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우 의장이 영리하게 잘 한다"라고 말하더라고. 또 다른 관계자도 "우 의장은 민주당 내에서도 개혁적 성향이 강했다. 정치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어.

-앞으로 남은 상임위 7개를 배분하는 문제를 두고 또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선 우 의장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모양이야. 민주당은 13일 본회의를 열고 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길 원했는데 우 의장은 이번 주말까지 기다리자고 했거든. 일부 지지자들은 믿고 지켜보자고 하고 있고, 또 강한 사이다를 원하는 이들은 '추미애라면 이렇게 안 했을 텐데' 아쉬워하는 반응도 나와. 우 의장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되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14일 야당 단독으로 열렸다. 일방적인 원 구성에 반발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에 불참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의석수 비율 소수점까지 제기…정청래·박은정, 은근한 기 싸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14일 야당 단독으로 열렸어. 법사위는 이번 국회에서 각종 특검법과 검찰개혁법 등을 다룰 '핫'한 상임위야. 또 다른 상임위에서 넘어온 각종 법안을 심사해 본회의에 회부하는 권한까지 가졌지. 그런데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기 싸움을 벌였다고?

-맞아. 법사위는 총 18명으로 구성됐는데 현재 정 위원장까지 더불어민주당 의원 10명, 혁신당 의원 1명이 야당 몫으로 들어가 있어. 문제는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벌어졌어. 총 8명으로 구성하는데 정 위원장은 의석수 비율에 따라 민주당 5명, 국민의힘 3명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힌 반면, 박 의원은 민주당 4명, 혁신당 1명, 국민의힘 3명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지.

-제1소위 경쟁이 치열하네. 아무래도 제1소위는 법사위에서 발의된 법안을 심사하는, 즉 특검법과 검찰개혁법을 심사하는 소위라 그런 것 같아. 소수당인 혁신당은 검찰개혁이 당 정체성이나 다름없지. 소위는 만장일치가 기준이라고 해. 그러니 1소위에 들어가면 발언권과 영향력이 강해지는 거지.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소위원장 선출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배정한 기자

-왜 서로 주장이 다른 거야?

-의석수 비율 계산의 차이 때문인 것 같아. 박 의원은 의석수 비율이 민주당 4.54, 국민의힘 3.11, 혁신당 0.56이라고 했어. 혁신당은 소수점 아래 두 번째 자릿가 더 큰 혁신당이 1석을 가져가야 한다는 견해야. 반면 민주당이 법사위 행정 담당자와 함께 계산한 결과, 민주당 4.44, 국민의힘 3.11, 혁신당 0.44라고 맞섰어. 소수점 아래 자리가 같은데 이 경우 모수가 더 큰 민주당이 가져가는 게 맞다는 거야.

-계산이 왜 달라?

-민주당은 법사위 내 의석수 비율로 계산한 반면 혁신당은 전체 300석의 의석수 비율을 적용해서 그런 것 같아. 법사위 행정실은 관례처럼 민주당 5석, 국민의힘 3석으로 할 것 같아. 소수정당에도 기회를 줄 여지가 있을까 싶어.

북한 반체제 조직으로 추정되는 '새조선'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 '평양에서 보내온 영상'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에는 한 남성이 김일성 표식비로 추정되는 비석에 먹물을 여러 차례 뿌린 뒤 도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새조선 유튜브 갈무리

◆'김일성 표식비'에 먹물...北 반체제 조직 등장?

-북한 정권을 몰락시키고 새로운 건국을 준비해야 한다는 조직이 등장했다고?

-응.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새조선'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영상을 소개하며 북한 정권에 저항하는 반체제 조직이 새롭게 등장했다고 보도했어. 실제로 해당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보면 한 남성이 '김일성 표식비'로 보이는 비석에 다가가 먹물을 여러 차례 뿌리는 영상을 볼 수 있더라고.

-영상이 다소 흐릿해 실제로 김일성 표식비인지는 확인하기 어려워. RFA 역시 해당 영상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어. 다만 새조선은 "허황된 수령 신격화를 나라 곳곳에 심어놓아 묘 비석보다 많아진 김가 흔적들을 이제부터 우리가 파괴한다"며 이외에도 자신들을 상징하는 영문자 'N'을 검은색 스프레이로 곳곳에 새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어.

새조선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진. 새조선을 상징하는 영문자 'N'이 선명하게 표기돼 있다. 새조선은 지난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의 망명을 도운 '자유조선'의 설립이념과 사상을 따른다고 밝혔다. /새조선 누리집 갈무리

-북한 반체제 조직의 실체는 있다고 보는 게 맞는 걸까?

-우리 정보 당국은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해. RFA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 조직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주체와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어. 조직 실체에 대한 추정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새조선 홈페이지에 게시된 선언문을 살펴보면 '우리는 2019년 3월 1일 설립된 자유조선의 설립리념(이념)과 사상을 따른다'고 돼 있거든. 자유조선은 지난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의 망명을 도운 단체로 알려졌어.

-새조선은 새 국호를 '조선'으로 명명하고 '자유민주당'이라는 정당을 창당하는 한편, 개혁과 개방을 통한 발전을 이루겠다고 밝혔어. 그러면서도 새조선은 "조선 인민의 자유와 번영을 위한 것이지 대한민국 귀속목적이 아니다"라며 "통일에 대한 논의는 그 뒤의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

-새조선은 북한 안팎에서 다양한 반체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어. 유튜브 채널에는 "응원한다" "지지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지. 정보 당국뿐 아니라 유관 부처에서도 새조선이라는 단체를 인지하고는 있는 것 같더라고. 특히 북한 반체제 조직에 대한 이야기들은 종종 있었는데 새조선처럼 실제 활동들이 공개적으로, 그것도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었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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