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대변인 “인질 몇이나 살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스라엘, 인질 250명 가운데 못 돌아온 70여명 생존 추정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 나할 오즈 군 기지에서 이스라엘 여군 병사들이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납치된 당시 영상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얼굴이 피범벅이 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억류한 이스라엘 인질 가운데 생존자가 몇 명인지 알지 못한다는 하마스 측 인사의 주장이 나왔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 250명 가운데 아직 풀려나지 않은 70여 명이 살아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실제로는 희생자가 더 많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억류 인질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아있는지 모른다며 "나는 그것에 대해 전혀 모른다. 이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함단 대변인은 이어 지난 8일 이스라엘군이 인질 4명을 구출하기 위해 진행한 작전으로 미국인 1명을 포함한 다른 인질 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함단 대변인이 관련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급습해 끌고간 인질은 250여 명이다. 이 중 100여 명은 지난해 11월 7일간의 임시 휴전 당시 풀려났지만, 그 뒤 휴전 협상이 공회전하면서 합의에 의한 추가 인질 석방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후 일부 인질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살아있는 인질 수를 70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야당 국민통합당 대표인 베니 간츠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생존 인질의 수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함단 대변인은 CNN 인터뷰에서 인질들이 억류 당시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당했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이스라엘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그들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면 이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행한 일 때문이라고 믿는다"며 "이스라엘이 하는 일, 매일 폭격을 가하고 민간인을 살해하고 여성과 어린이를 살해하는 일을 (누구도)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그들의 눈으로 그것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단 대변인은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와 관련한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대해선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지난 10일 WSJ은 신와르가 다른 하마스 지도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 발생을 "필요한 희생"이라고 말하며 계속 싸우겠다는 결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함단 대변인은 해당 메시지가 "팔레스타인인이 아닌 누군가 하마스에 압력을 가하고 지도자에 대한 대중의 화를 자극하기 위해 WSJ에 보낸 가짜 메시지"며 "아무도 팔레스타인인과 국민이 살해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