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웬수, 때린 것도 모자라 유서 쓰라고 강요”...매맞는 노인, 가해자 누군지 보니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2024. 6. 1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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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강원 원주에 사는 A씨(76세)는 집안에서 아내 B씨(73세)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유서를 쓰도록 강요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노인학대 3건중 1건은 가해자가 배우자였던 것으로 조사돼 '노노(老老)학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노인학대 사건은 2만1936건으로 전년(1만9552건)보다 12.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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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독립한 노인가구 늘어
아들에 의한 패륜폭행 앞질러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5월 강원 원주에 사는 A씨(76세)는 집안에서 아내 B씨(73세)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유서를 쓰도록 강요한 혐의로 구속됐다. B씨는 남편의 폭력에 못이겨 도망쳤지만 A씨는 기어이 아내를 붙잡아 손을 묶고 얼굴과 목을 기저귀 천으로 감아 조르기까지 했다.

고령자 부부간 벌어지는 노인 학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노인학대 3건중 1건은 가해자가 배우자였던 것으로 조사돼 ‘노노(老老)학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노인학대 사건은 2만1936건으로 전년(1만9552건)보다 12.2% 늘었다. 이중 학대 판정을 받은 사건은 7025건이었다. 전년보다 3.2%늘었는데 2021년부터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학대 장소는 가정내가 6079건(86.5%)로 가장 많았고, 시설(679건·9.7%), 병원(115건·1.6%)이 뒤를 이었다.

특히 가해자는 배우자가 2830건(35.8%)으로 가장 많았고 아들(2080건)이 뒤를 이었다. 2020년까지는 아들이 가해자인 경우가 더 많았지만 2021년부터 배우자 폭력이 많아졌다. 배우자 학대 비율은 2021년 29.1%에서 2022년 34.9%로 늘었다. 고령인구가 늘어난데다 자녀들과 독립한 노인가구가 증가한 것도 한 원인이다.

피해 노인 연령은 65∼69세가 1655건(23.6%)으로 가장 많았고, 70∼74세 1576건(22.4%), 75∼79세 1354건(19.3%) 순이었다. 치매 노인 학대는 2019년 831건에서 꾸준히 늘어 작년엔 1214건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학대는 늘었지만 재학대 건수는 감소했다. 전체 학대 사례중 재학대로 밝혀진 것은 759건(10.8%)이었는데 전년(817건)보다 58건 줄었다.

복지부는 늘어나는 노인학대에 대응하기 위해 학대 관련 범죄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을 확대하고, 취업 실태를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8월부터 관련법 개정으로 노인학대 관련 범죄 경력이 있는 자는 노인복지시설이나 의료기관 등 13개 기관과 노인 대상 사업을 하는 비영리법인에도 취업할 수 없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제8회 노인학대 예방의 날’ 행사를 열어 노인인권증진 유공자 포상을 수여하고 노인학대예방을 위한 ‘나비새김’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노인학대범죄자의 취업실태를 공개하고 재학대 위험군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하여어르신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안전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유관부처와 협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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