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는 끊었지만..여전히 위기인 LG, 분위기 반전 가능할까
[잠실=뉴스엔 안형준 기자]
감독의 말은 단순한 '우는 소리'가 아니었다.
LG 트윈스는 6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LG는 5-3 역전승을 거뒀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대구 원정에서 충격의 스윕패를 당한 LG는 4연패의 늪에 빠진 채로 안방으로 돌아왔다. LG 염경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시즌 시작부터 위기였는데 위기가 끝나질 않는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4연패에 빠지며 1위 자리를 KIA에 내준 상황에서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하소연이었다.
LG는 대구 원정 첫 경기인 11일 선발등판 예정이었던 최원태가 갑작스러운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최원태의 부상은 너무도 '뜬금없이' 일어났고 LG 입장에서도 치명타였다. 염경엽 감독은 부상을 당한 최원태에 대해 이례적으로 '몸관리 소홀'이라며 쓴소리를 늘어놓았다.
최원태의 부상은 뼈아팠다. 이미 임찬규가 부상으로 이탈한 LG는 켈리, 엔스, 최원태, 손주영까지 4명의 선발투수로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최원태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믿고 기용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3명 밖에 남지 않았다. 게다가 화요일 경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하며 한 주의 시작을 '불펜데이'로 열게 됐다.
화요일 경기에 불펜을 쏟아붓는 것은 모든 감독이 꺼리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LG는 11일 경기에서 불펜을 7명이나 기용하고 패했다. 한 주 내내 후유증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좋지 않은 일은 한꺼번에 온다고 했던가. LG는 승기를 잡았던 12일 경기에서도 믿었던 우익수 홍창기의 수비 실책이 빌미가 돼 역전패를 당했다. 그리고 13일 경기마저 패해 시리즈 스윕패라는 최악의 성적표와 함께 서울로 돌아왔다.
마운드만 문제인 것이 아니었다. 타선도 문제였다. LG는 11일 경기에서 무려 15안타를 몰아치고도 4득점에 그치며 패했다. 12일에도 삼성보다 더 많은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득점력 부족으로 패했다. 13일에도 삼성 마운드가 사사구를 7개나 허용하며 흔들렸지만 3득점에 그치며 패했다. 마운드와 타선이 동시에 문제를 보였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선발투수 부상 여파와 타선의 집중력 부족이 동시에 나타났다. LG는 이날 1회 롯데 선발 이민석의 깜짝 위력투에 삼자범퇴를 당한 것을 제외하면 6회까지 매 이닝 주자가 출루했다. 하지만 4점을 얻은 2회 외에는 계속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3회에는 1사 만루 찬스를 놓쳤고 5회에는 선두타자가 출루하자 후속타자가 병살타를 기록했다. 6회에는 주자를 3루까지 보냈지만 역시 득점하지 못했다.
김진성의 활약으로 실점은 막았지만 7회초에는 마운드 사정으로 위기를 맞이했다. 선발 엔스가 선두타자 정훈과 긴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고 한계 투구수에 가까워졌지만 빠른 투수 교체를 할 수 없었다. 당장 토,일요일 경기에 선발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불펜을 아껴야하는 사정 때문이었다. 송구에 약점이 있는 엔스는 결국 후속타자 박승욱의 번트 때 실책을 범했고 역전 위기를 자초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진성의 호투가 아니었다면 연패는 더 길어질 뻔했다.
경기에 앞서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와 임찬규의 공백을 두고 '어설픈 선발투수'는 쓰지 않느니만 못하다고 언급했다. 확실하게 이닝을 책임져줄 수 있는 선발투수가 아니라면 자칫 초반부터 승기만 내주고 투수 소모는 똑같이 많게 된다는 것. LG는 이날 '선발 자원'이었던 이지강이 8회 위기를 만든 탓에 마무리 유영찬에게 아웃카운트 5개를 맡겨야 했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준수하게 활약했던 이지강이었지만 올시즌에는 그만한 모습이 나오지 않는 상황. 마운드에 대한 염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LG는 이날 엔스와 김진성, 유영찬의 호투와 8회 터진 문보경의 쐐기 솔로포 등에 힘입어 간신히 연패를 끊었다. 하지만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전히 선발투수가 부족한 LG는 15일 김유영을 선발로 내세우며 또 다시 '불펜데이'를 예고했다. 13일 켈리가 완투패를 기록하며 불펜을 아낄 수 있었지만 유영찬이 이날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진 것은 내일 경기에서 불안요소로 다가올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마운드가 어려울 때는 타선의 활발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연패는 끊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LG가 과연 타선의 힘으로 연승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진=염경엽/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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