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 ‘항공기 결함’ 생기자 오사카행 대신 유럽행 띄워 논란

영문 모르는 승객들 11시간 대기해 ‘공분’
자그레브 취항 한 달만에 신뢰도 타격

티웨이항공

인천발 일본 오사카행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기체 이상으로 약 11시간 지연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은 가운데, 기체 이상이 있었던 비행기는 당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승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4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오사카 간사이 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TW283편(HL8501)이 이륙 준비 과정에서 기체 결함이 발견돼 출발이 오후 11시 4분으로 늦춰졌다.

그런데 당초 일본 오사카로 배정됐던 항공기는 문제가 됐던 HL8501이 아닌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또다른 기재인 HL8500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출발할 예정이던 HL8501이 ‘기체 결함’으로 출발이 계속 지연되자, 티웨이항공이 오사카행 항공기와 비행기를 서로 바꾼 것이다. 두 항공기 모두 A333 기종이어서 티웨이항공은 기단 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를 본 승객들 사이에서는 갑작스럽게 항공기를 교체한 배경으로 유럽연합(EU)의 항공 규정이 거론된다. EU의 경우 항공사 문제로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결항될 경우 환불 외에 최대 600유로 상당의 보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EU 가입국 중 하나다.

영문을 몰랐던 오사카행 승객들은 낮 12시부터 11시간 공항에서 대기하며 지연피해를 입어야 했다. 대기가 길어지면서 이 항공편을 이용하려던 승객 310명 중 204명은 결국 탑승을 포기했다.

티웨이항공은 탑승을 포기한 승객에게 왕복 항공권 전액을 환불하고, 오사카에 도착한 승객 106명에게는 10만원의 교통비를 지급했지만, 당초 띄우려 했던 항공기가 자그레브행과 교체됐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승객들을 비롯해 여론이 악화되는 모습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16일부터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취항을 시작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유럽 노선을 띄웠지만 한 달여 만에 기체 결함 문제로 곤욕을 치르게 됐다.

티웨이항공은 이에 대해 “안전 운항을 위해 불가피하게 항공기 교체를 단행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정비 시간이 소요됐다”며 “승객분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EU 측 보상 규정을 고려해 항공편은 교체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