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국민연금 분할, 10년간 6.5배로 늘어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의 모습./뉴스1

이혼한 전 남편·아내의 국민연금을 나눠 받는 ‘분할연금’ 수급자가 10년 동안 6.5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분할연금을 신청해 받는 사람은 지난 2월 기준 7만7421명으로 8만명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여성이 6만8239명(88.1%)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분할 연금 제도는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주부가 이혼 후에도 일정 수준의 소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99년 도입됐다. 직업이 없어 국민 연금에 가입하지 못했더라도 결혼 기간 동안 가정에 기여한 점을 인정해 전 배우자가 받는 노령연금(일정 나이가 됐을 때부터 받는 일반 국민연금)을 나눠 가질 수 있게 한 것이다.

분할연금 수급자는 2005년 686명에 그쳤지만, 2010년 4632명, 2014년 1만1900명으로 점차 늘었다. 올해 7만7421명까지 최근 10년 새 6.5배 급증한 것이다. 공단 관계자는 “노령연금 수급자가 늘어났고, 이혼이 많아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 2월 기준 월평균 수령액은 24만7482만원으로 적은 편이었다. 정부가 형편이 어려운 1인 가구에 지원하는 생계급여(71만3102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수급액별로 20만원 미만이 3만9304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만~40만원 사이가 2만5994명으로 뒤를 이었다. 최고 수령액은 월 198만4690원이었다.

분할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에 가입한 배우자와 5년 이상 혼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본인과 전 배우자가 모두 연금을 받을 나이(출생연도에 따라 다름)가 돼야 한다. 연금 분할 비율은 전 배우자와 협의하거나 재판을 통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