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식은땀 줄줄…" 베테랑 기사도 쩔쩔매는 '마의 구간'
전문가들 "버스 노선, 방지턱 조정 필요"
서울 종로구의 한 대학교 앞 언덕길에서 버스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마을버스가 뒤로 밀리며 30명 넘게 다치는 등 최근 3년간 사고가 5차례, 이때마다 승객들이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가 뭔지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기자]
도로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지난 5일 급경사를 오르던 버스가 미끄러지면서 난 교통사고입니다.
사고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지난주 버스 밀림 사고가 발생했던 구간입니다.
경사로인 데다 모퉁이가 있어 시야 확보가 어렵습니다.
워낙 위험하다 보니 베테랑 운전기사들도 쩔쩔맵니다.
[하대현/택시기사 : 장애물이 없어도 그냥 한 번에 올라가기가 힘들어. 섰다 가면 한 번 올라가면 바퀴가 좀 헛돌고 그래요.]
반대편도 악명 높은 '마의 구간'입니다.
[유재근/7016번 버스 기사 : 여기는 시내버스 올라올 구간이 아니에요. 솔직한 얘기로… 식은땀이 줄줄 나죠.]
특히 버스는 승객이 많을수록 무게 때문에 운전이 어렵습니다.
이 버스가 가장 붐비는 오전 시간대입니다.
대학 수업이 몰리는 시간대인데요.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타고 있는지 저도 버스에 타보겠습니다.
카메라를 아예 들 수도 없습니다.
[한예원/상명대 학생 : 약간 뒤로 밀릴 것 같은 느낌도 들어서… 오전 때는 사람이 많은데 그때는 불안해서 일부러 걸어 올라오기도 해요.]
실제로 사고는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지난 3년 동안 승객들이 크게 다친 밀림사고가 5차례나 발생했습니다.
자잘한 사고까지 더하면 셀 수도 없습니다.
[인근 주민 : 여기는 사고가 진짜 너무 빈번하고… 저쪽 상명대에서 올라오는 길도 언덕받이인데 교행하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도로상황에 맞지 않는 구조물도 사고 위험을 더하고 있습니다.
버스가 시내에서 상명대 쪽으로 올라가는 경사로입니다.
이 경사로에만 방지턱이 5군데 있는데요.
인근에 초등학교도 있고 도보가 워낙 좁다 보니 차도로 통행하는 사람들이 많아 속도를 내지 못하게 한 겁니다.
한 번에 올라가기도 힘든데 방지턱 때문에 가다 서기를 반복하다 뒤로 밀리기 일쑵니다.
[유재근/7016번 버스 기사 : (방지턱) 엄청 불편하죠. 내려가는 건 괜찮은데 올라오는 방지턱이 없어야 해요. 여기 여기에 못 올라선다고요. 여기…{딱 이 구간이구나} 네.]
전문가들도 버스노선과 방지턱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유정훈/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 경사로 상행하는 데 의해서 방지턱 만드는 건 사실은 없애야 합니다. 대형 차량이 통행하기에 위험하다고 판단을 해서 우회시키는 방법이 있고…]
시작은 바퀴가 잠깐 미끄러지는 찰나였을 겁니다.
하지만 계속 사고가 반복되며 사람들 일상 속엔 불안함이 도사리게 됐습니다.
타는 이도 운전하는 이도 안전한 마음으로 다닐 수 있어야 합니다.
[취재지원 황지원 / 작가 유승민 / VJ 박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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