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지키기도 힘겨워요"‥공보의 빠진 지역 의료 '빨간불'
[뉴스데스크]
◀ 앵커 ▶
의료계 총파업은 아직 시작이 안 됐지만, 지역은 이미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를 메운다며 전국 보건의료원의 공보의들이 장기간 차출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관내 하나뿐인 응급실 문을 열기도 힘겨운 어느 지자체 보건의료원에 유서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전북 무주군의 보건의료원.
기존의 보건소 역할에 더해 내과와 재활의학과, 소아과 등 5개 진료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말과 야간에도 환자를 받는 데다 응급실은 반경 30km 내 이곳이 유일합니다.
[정태종/무주군 보건의료원 공보의] "(응급실이) 하나이기 때문에 오고 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그래서 솔직히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도 많고‥(심정지 환자의) 심장이 돌아오는 경우가 흔치는 않습니다."
[김성열/89세] "없어지면 안 되지‥병원 없어지면 되겠어요? 여기가 제일 큰데."
하지만 근래 들어 환자들의 발길이 점점 줄고 있습니다.
일부 진료실에는 불이 꺼졌고, 대기 의자도 텅 비었습니다.
전공의들이 떠난 수련병원들의 공백을 메운다며 정부가 공중보건의들을 차출해 간 탓입니다.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전국에서 257명.
무주의료원에서는 전문의 자격을 지닌 공보의 5명 중 2명이 떠났습니다.
특히 재활의학과 공보의의 빈자리는 만성적인 관절 통증 등으로 의료원을 자주 찾는 고령환자들에게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김혜순/78세] "아, (진료) 보려고 왔는데 (의사가) 없으니 불편하지. 다리가 아파서 재활의학과 왔는데, 그 진료는 못 받고 다른 진료 받아야죠."
소아과 전문의 자격을 가진 공보의까지 파견을 떠날 위기였지만, 의료원장이 나서 가까스로 막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합니다.
인구 2만 3천여 명의 무주군에서 소아과 역시 이곳뿐이기 때문입니다.
[김소원·구민정] "<아프거나 열이 나거나 하면 여기로 와야 되는 건가요?> 그렇죠. (소아과가) 여기밖에 없으니까 무주에‥"
공보의 파견으로 의료 취약 지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는 전국 보건소 등 1천5백여 곳에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고령층 환자들에게는 무용지물입니다.
[김용기] "알아듣지도 못 하고 안 해. <잘 못 알아들으시겠다고요?> 네."
지역 의료의 필수 인력을 데려가놓고,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무주의료원 공보의 (음성변조)] "(의료 사고시) 법적 보호가 완벽하게 안 이루어진다는 그런 두려움도 다들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턴(수련의) 일보다도 좀 미미한 게 많았거든요. 의료 공백을 메웠다고는 말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그 상황에서는."
의정 갈등이 거의 넉 달째 이어지면서 지역의 고통 분담 역시 기약 없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 영상편집: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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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최대환 / 영상편집: 허유빈
유서영 기자(rs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08014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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